Forest 소셜 기자단 -/2020년(11기)

전북천리길을 가다, 꽃이 풍성한 완주 운문골 마실길

대한민국 산림청 2020. 9. 25. 16:00

 

 

요즘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항상 건강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생활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있었고요. 이전에는 여가생활을 즐길 때에도 단체로 움직이곤 했는데요. 지금은 개인 단위로, 그렇지 않으면 가족과 함께 즐기는 경향이 현저히 늘었습니다. 이런 시기에는 가족과 함께 조용히 운동을 겸해서 둘레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전라북도에는 정도 천 년을 기념해서 14개 지자체 둘레길을 엮어 천리길을 만들었는데요. 그중에서 완주군에 있는 운문골 마실길을 소개하려 합니다.

 

 

 

완주 운문골 마실길 가는 길

 

완주 운문골 마실길은 경천면과 고산면에 걸쳐 있는 둘레길입니다. 양 방향으로 둘레길을 갈 수 있는데요. 이번 소개는 경천면 방향에서 시작하겠습니다. 경천면은 전주와 대둔산을 잇는 도로 중간에 있습니다. 이른 아침 운문골 마실길을 찾아가는 도로가에는 무궁화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완주 용진읍 상운리에서 시작해서 화산면 종리까지 가는 이 도로 18km 구간은 산림청에서 실시한 제6회 나라꽃 무궁화 명소에 선정된 가로수길입니다. 이 구간에 2009년부터 2016년까지 15,000본의 무궁화를 심고 가꾸었습니다.

 

 

 

 

운문골 마실길 풍경

이른 아침 밝게 핀 무궁화 꽃길을 다려보는 기분이 괜찮습니다. 무궁화 꽃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조금 더 가면 경천면 소재지를 지납니다. 경천면 소재지에 있는 경천생활체육공원이 운문골 마실길 시작점입니다. 체육공원 주차장에서 출발해서 구룡교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 구룡교를 건너는 것보다 바로 위쪽에 있는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구룡천에 해는 이미 중천에 떴는데 주변에는 활짝 핀 나팔꽃이 느긋하게 아침을 즐기고 있습니다. 둥근 꽃잎은 맑은 하늘빛을 닮았습니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꽃답게 아침에 보아야 예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룡교를 지나면 왼쪽에 경천애인 농촌사랑학교가 있습니다. 마을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체험, 숙박 시설입니다. 오른쪽에는 집 몇 채가 띄엄띄엄 있는데요. 길가에는 감나무가 가로수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경천면은 대추로 유명한 곳인데 근래에 와서는 대추 대신에 감나무가 많아졌습니다. 곶감을 생산하기 위해서입니다.

 

 

 

 

 

감나무와 감나무 사이에는 들꽃들이 피었습니다. 들꽃은 어느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자세히 보면 예쁩니다. 군락을 이루고 피어 있는 닭의장풀꽃도 그렇습니다. 먼 발치에서 보았을 때는 그저 풀꽃이라는 생각했는데 눈 높이를 맞추고 가까이 바라본 모습은 어느 꽃과 견주어도 좋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감나무 가로수길이 끝나고 숲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임도로 이루어진 숲길입니다. 길 양쪽으로 편백나무가 늘어섰습니다. 위쪽에 있는 편백나무 숲까지 안내할 모양입니다.

 

 

 

 

 

 

숲길을 조금 오르다 보면 계곡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깊은 계곡은 아니지만 항상 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입니다. 계곡물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가는데 폭포가 보입니다. 사방댐에서 흘러넘친 물이 두 갈래 폭포를 이루었습니다. 아담한 폭포지만 나름 운치가 있습니다.

 

 

 

사방댐은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계곡 입구에 만들어 놓았는데 멋진 그림도 선사합니다. 사방담에 담긴 물빛 또한 예술입니다. 영롱한 물빛 위에 떨어진 산 그림자가 아름다운 산수화를 그려 놓았습니다. 이런 것들은 볼 수 있다는 것은 숲길을 걸으며 우연히 마주치는 행운입니다.

 

 

 

 

편백나무 가로수길을 따라가는 길 자체는 평범합니다. 임도가 갖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운문골 마실길은 산 건너편에 있는 계곡까지 가는 길이기 때문에 완만한 오르막길입니다. 오른쪽 길가 물길에는 물봉선화가 꽃을 피웠습니다. 물을 좋아해서 이 시기에 계곡 옆에서 자주 만나는 꽃입니다.

 

 

 

출발지에서 2km 정도 지점에는 편백나무숲이 있습니다. 둘레길에서 벗어나 잠시 편백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해도 좋겠고, 편백나무와 잣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걷는 것도 권할 만합니다. 산책로는 낮은 산 등산을 하는 기분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코스입니다.

 

 

 

 

둘레길 입구에서 아침에 피는 나팔꽃을 보았는데 중간중간에 밤에 피는 달맞이꽃이 보입니다. 운문골 마실길은 낮과 밤이 없이 꽃이 피어 있는 길이라는 얘기지요.

 

 

운문계곡을 향해서

 

편백숲을 지나면 오르막이 더 심해집니다. 고개에 가까워졌다는 의미입니다. 고개를 넘어서면 이제는 내리막길입니다. 운문골 마실길은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교차하는 변화가 있는 길입니다.

 

 

 

 

 

길을 걷는데 어디선가 꽃향기가 은은하게 전해집니다. 숲길에서는 이미 익숙해진 일입니다. 계절마다 유난히 진한 향기를 뿌리는 꽃이 있거든요. 이번 꽃향기의 주인공은 칡꽃이었네요.

 

 

 

 

 

넓은 임도는 가족이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임도가 만들어지기 전 이 길은 오솔길이었습니다. 산에 나무를 하러 다니던 길이었고, 초등학생 시절 산 너머에 있는 대아저수지 계곡으로 걸어서 소풍을 다녔던 길이었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운암산이 보입니다. 대아저수지 바로 옆에 있는 산입니다.

 

 

 

 

 

운암산이 보인다는 것은 운문골 마실길 종점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잠시 바람이 지나는 그늘에 앉아 준비해온 커피를 마시며 땀을 식혔습니다. 아침 일찍 나선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둘레길이라도 한낮에 걷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다시 길을 나서는데 익모초꽃이 바람에 하늘거립니다.

 

 

 

산 아래로 내려오면 운문계곡과 닿은 도로입니다. 도로를 건너면 시원한 계곡이 맑은 물을 연신 토해냅니다. 잠시 그늘에 앉아 계곡에 발을 담그고 쉬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분위기입니다. 잠시 흐르는 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시원해졌습니다.

 

 

 

이제 마지막 구간은 도로를 따라가는 길입니다. 가끔씩 차가 오가는 길이기 때문에 신경 써서 걸어야 하는 구간입니다. 길가에는 배롱나무꽃이 여름 햇빛만큼이나 뜨겁습니다. 백 일 동안 꽃이 핀다고 해서 백일홍이라고도 부릅니다. 올해는 유난히 장마가 길어 아름다움을 뽐낼 시간이 짧아졌지만 아직 100일을 채우려면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마을을 지나면 운문골 마실길 종점인 완주 전통문화체험장입니다. 마을 주변 밭에는 감과 대추가 가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마와 태풍을 견디고 나서 그런지 싱싱해 보입니다. 가을에는 빨갛게 익은 감과 대추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름꽃과 함께 걷는 길

전북천리길에 포함된 완주 운문골 마실길은 총 거리가 6km 정도입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이지만 난이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변화가 있어 좋은 길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걷는 내내 여름꽃이 함께해서 즐거운 산책길이 되었습니다. 중간에 만난 편백나무 숲도 시원했고요. 운동량을 늘리고 싶은 경우에는 중간에 있는 편백나무 숲길 걷기를 추가해도 좋겠고, 왕복 걷기를 해도 괜찮은 길입니다. 가족들과 조용히 숲길을 걷고 싶을 때 아침 일찍 운문골 마실길을 찾아보세요.

 

 


※ 본 기사는 산림청 제11기 기자단 김왕중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