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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물DIY> 솔방울 천연 가습기 만들기

대한민국 산림청 2020. 11. 23. 16:00

 

 

요즘 제 취미는 공원 산책을 즐기며 솔방울 줍기입니다. 가을이며 으레 바닥에 떨어져 지천으로 발에 치이는 게 솔방울인데, 그걸 왜 줍나 의아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막상 공원에서 솔방울을 줍다 보면, 생각보다 멀쩡하게 형태를 갖춘 솔방울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높은 나뭇가지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며 솔방울 인편이 부서지거나 망가진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인데요.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 마냥 한동안 공원에서 바닥만 보고 걷기를 여러 차례. 드디어 원하는 만큼 솔방울을 주웠습니다. 큼직하고 탐스러운 솔방울을 두 손 가득 넘치도록 주웠다며 나름 꽤 뿌듯했습니다.

 

 

 

 

 

그렇게 정성스레 주운 솔방울을 어디에 쓰는고 하니, 바로 지금 이맘때 꼭 필요한 천연 가습기를 만들어 봤습니다. 선선해진 것도 잠시, 오히려 춥게 느껴질 정도로 온도가 확- 떨어졌는데요. 가을의 특징인 환절기 건조함까지 겹쳐 코가 간질간질 재채기가 나올락 말락 합니다. 물을 넣어 사용하는 간편한 가습기도 있지만, 지금은 가을! 자연이 주는 천연 재료가 지천으로 널린걸요. 솔방울 특유의 향과 가습효과를 백분 활용해 봐야죠!

 

 

 

 

 

솔방울을 보면 색이 미묘하게 다른 걸 알 수 있습니다. 천연 가습기를 만들 솔방울을 줍는다면 되도록 갈색이 진할 걸 줍도록 합니다. 검게 변한 솔방울은 땅에 떨어져 죽은 것이라 향기가 없어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건 나무에 매달린 솔방울을 채취하는 것인데, 내가 직접 키운 소나무가 아니고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나름의 타협으로 갈색 솔방울을 줍습니다.

 

 

 

 

 

솔방울을 활용한 천연 가습기를 만들 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솔방울 세척입니다. 자연에서 자라 땅에 떨어진 솔방울엔 곤충의 알이나 기타 이물질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볼에 솔방울과 물을 담고 털어내듯 씻어 줍니다. 이때 칫솔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면 솔방울 인편이 탈락할 수 있으니 가급적 사용하지 않습니다.

 

 

 

 

 

1차로 씻은 솔방울을 건져 냄비에 담습니다. 그리고 다시 물을 채운 뒤 베이킹소다를 넣고 끓입니다. 솔방울을 삶을 때 송진이 나와 냄비를 망가뜨리니 꼭 버리려고 놔둔 못 쓰는 냄비를 사용하길 바랍니다.

 

 

 

 

 

솔방울은 1분 정도 끓는 물에 삶아주면 얼추 오그라듭니다. 이렇게 냄비의 물이 진한 갈색으로 우러나면서 진한 솔향을 풍기는데요. 물 위에는 1차로 씻을 때 다 털어내지 못한 이물질이 둥둥 떠 있습니다.

 

 

 

 

 

채반에 솔방울을 붓고 흐르는 물에 헹궈 줍니다. 물기가 어느 정도 빠질 때까지 채반에 그대로 둡니다.

 

 

 

 

 

활짝 펴져 있던 솔방울이 세척 과정을 거치며 바짝 오그라들었습니다. 솔방울은 물기를 머금으면 오그라들고 물기가 마르면서 다시 펴지는데요. 건조할 때는 수분을 내뿜고 습할 때는 수분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 솔방울을 천연 가습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솔방울을 유리볼에 넣었습니다. 집에 안 쓰는 플라스틱 통이나 접시 등 솔방울을 담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좋아요.

 

 

 

 

 

보기에도 예쁜 솔방울 천연 가습기를 테이블에 올려 두니 인테리어 효과는 물론 향긋한 솔향이 은은하게 풍깁니다. 솔방울이 완전히 말라 활짝 피면, 물에 30분 정도 담가두면 다시 오그라듭니다. 솔방울 천연 가습기는 솔방울 상태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최대 6개월 정도 사용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직접 사용해본 결과 2~3개월에 한 번 교체해주는 게 솔향도 은은하고 습도 조절하기 좋습니다.

 

만드는 방법이 어렵지 않아 조금만 발품을 팔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솔방울 천연 가습기. 자연이 주는 재료로 환절기 건조함을 극복해보세요!

 

 

 

 

 


※ 본 기사는 산림청 제11기 기자단 조연희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