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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의 공원숲

대한민국 산림청 2009. 4. 7. 17:16

 

 

글 사진/ 배상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산기술연구소)

 

 쇤부른 궁전 공원의 숲은 인공적으로 이루어진 숲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이렇듯 정원과 건축물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은 이곳이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숲과 정원이기 때문이다.

 

쇤부른 궁 

 

오스트리아 수도 빈은 세계적인 음악도시로 알려져 있어 왈츠와 도나우(Donau) 강이 떠오른다. 또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의 쇤부른 궁전(Schloss Scho..nbrunn)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빈의 면적은 약 415㎢인데 이중 공원은 28%, 숲은 17%, 포도밭은 2%로 녹지면적이 전 면적의 거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대도시에 포도밭이 있기 때문에 유명한 호이리게(Heuriger)가 빈에 많다. 녹지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원은 많은 부분이 숲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도시 속의 숲을 형성하고 있다. 빈의 대표적인 공원은 쇤부른 궁전 공원(Schloss park von Scho..nbrunn)과 시립정원(Stadtgarten)이다.


쇤부른 궁전 공원은 쇤부른 궁전의 정원으로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에 의해 1750년부터 현재의 정원형태를 갖추었다. 공원의 면적은 약 165ha로 1779년부터 시민들에게 공개가 되어 200년 이상 사랑을 받고 있다. 쇤부른 궁전 공원은 분수, 조각, 조형물로 이루어진 정원과 건축물 그리고 숲으로 이루어져 있어 시민들의 도심 속 안식처로 사랑을 받고 있다. 200년 이상 걸쳐 만들어진 쇤부른 궁전과 공원은 그 아름다움과 문화적인 가치가 인정되어 1996년에 유네스코(UNESCO)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되었다. 쇤부른 궁과 공원은 자연과 건축물이 자연적인 조화를 이루는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과 정원으로 이루어졌다. 14세기 초에는 수도원 소유의 땅인 카터베르크(Katterberg)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나 17세기 Kaiser Matthias에 의해 쇤부른이라 불리게 되었는데 쇤부른 궁은 노란색으로 칠을 하였기 때문에 멀리서도 금방 알아볼 수 있다.


쇤부른 궁을 뒤로 하고 공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대칭형으로 이루어진 정원과 멀리 보이는 분수와 건너편 언덕 위에 서 있는 건축물이다. 숲 그리고 좌우로는 울창한 수관이 잘 정비되어 그늘을 만들어주는 피나무가 여러 줄로 식재되어 있는데 피나무 아래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분수와 조각                                       피나무 산책로

 

정원의 화려한 꽃을 지나쳐 옆길로 들어서면 숲길이 나타난다. 넓은 숲길을 따라 가다 좌우로 나 있는 조그마한 오솔길로 들어가면 울창한 숲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이곳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자연적으로 생긴 숲은 아니지만 주목(Taxus baccata)이 7∼8m 높이로 검푸른 잎을 무성하게 하고 무리를 이뤄 숲속이 잘 안 보일 정도이고, 땅바닥에는 아이비(Hedera helix)가 양탄자처럼 자라고 있다. 너도밤나무(Fagus sylvatica)도 이에 질세라 하늘을 가리며 자라고 있어 마치 원시림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특히 너도밤나무가 자라고 있는 숲의 아래에는 서양 주목이 2∼3m로 자라고 있어 숲이 아래에서 위까지 짙은 푸른색으로 가득 차 있어 한낮에도 어두워 흑림(Schwarzwald)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이다.

 

 숲속의 오솔길                               주목과 아이비

 

이런 나무들 사이로 난 오솔길은 나뭇가지로 만들어진 푸른 지붕이 한여름에도 더위를 식히는 그늘을 주어서 산책객을 유혹하는 듯하고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은 마치 다른 세계로 통하는 길처럼 보인다. 숲 가장자리에는 우리나라의 서어나무와 비슷한 서양 서어나무(Carpinus betulus)가 건장한 사람의 근육과 같이 생긴 굵은 줄기를 뒤틀면서 자라고 있어 마치 우리나라의 서어나무를 보는 듯 정겹게 느껴진다.

 

너도 밤나무                                            서어나무    

 

이렇게 아기자기한 숲길을 지나면 하늘을 찌를 듯이 자라는 참나무와 너도밤나무가 눈앞을 가린다. 참나무의 굵기는 한아름이 훨씬 넘고 나무높이도 30m 이상이 된다. 이렇게 큰 나무들이 도시 속에서 숲을 이룰 수 있는 것이 쇤부른 공원이 200년 이상 유지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이곳의 참나무들은 한 종류의 참나무가 아니라 여러 종류이다. 수피가 두꺼운 체르참나무(Zerreiche, Quercus cerris), 전형적 중부유럽의 참나무(Quercus robur, Quercus petraea)들이 같이 자라고 있다.

 

참나무 노령목

 

이렇게 울창한 참나무숲을 지나면 언덕 위의 건물에 도달하게 된다. 이 건물은 1775년 지어진 글로리에테(Gloriette)로 이곳에서 쇤부른 궁전과 빈 시내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가 있다. 언덕의 양쪽에는 울창한 활엽수숲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그 높이가 30m는 족히 되고 나무의 굵기도 한아름이 넘는 것을 멀리서도 알 수가 있을 정도이다. 숲 가운데 마치 원시림을 가로질러서 낸 길처럼 보이는 길로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조깅을 하는 것을 보면 이상하게 보일 정도이다. 쇤부른 궁 주위는 푸른 숲으로 띠를 이루고 있다. 그 뒤로 보이는 빈 시내로 이어지는 녹색띠는 쇤부른 공원숲이 도시녹색축의 중심 역할을 하고 도시민들에게 중요한 자연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산 위에서 보이는 도심의 모습 

 

쇤부른 궁전 공원의 숲은 인공적으로 이루어진 숲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이렇듯 정원과 건축물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은 이곳이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숲과 정원이기 때문일 것이다.


쇤부른 궁전 공원보다 83년 늦은 1863년에 공원으로 공개된 시립공원(Stadtpark)은 면적이 6.5ha에 불과하지만 시내 중심에 가깝게 위치하여 시민들이 즐겨 찾는 도심 속의 공원이자 숲이다. 시립공원에 들어서면 입구부터 나무들이 좌우로 도열을 하고 있어 공원이 아닌 숲으로 들어온 것처럼 느껴지는데 나무의 높이가 20m가 넘고 굵기도 한아름이 넘는다. 이렇게 큰 나무들의 줄기에는 조그마한 표지판이 달려 있는데 이것은 보호수 지정 표지판이다. 길을 조금 더 지나가면 푸른 잔디밭이 넓게 나타나며 오른쪽으로 금빛 동상이 서 있다. 이것은 왈츠황제(Walzerkoenig)라고 불리는 슈트라우스(Johann Strauss) 동상으로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요한 스트라우스 동상

 

공원에는 침엽수보다는 활엽수들이 많이 자라고 있는데 활엽수 사이로 난 길에는 벤치가 설치되어 있어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숲 사이의 길을 가다 보면 노란색 꽃이 활짝 핀 나무들이 많이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모감주나무(Koelreuteria paniculata)처럼 보인다. 짙푸른 나무들 사이에 핀 노랑꽃은 마치 숲속에 개나리꽃이 핀 것처럼 보인다. 100년이 넘게 장기간 공원으로 관리가 되어온 쇤부른 궁전 공원과 시립공원은 큰 나무가 자라는 숲이 있어 시민들이 도심 속에서도 자연 속에 있는 듯 휴식을 즐기게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우리나라 서울에도 이와 같은 공원과 숲이 있으면 도시민들의 생활이 더 윤택하게 될 것 같다.

 

노란색 꽃을 활짝 핀 나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