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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뱀필드의 레드 시다 원시림

대한민국 산림청 2009. 7. 28. 18:19

 # 캐나다 뱀필드의 레드시다 원시림

 

글 · 사진 /  국립산림과학원 배상원

 

뱀필드는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자연 상태를 유지한 온대우림 지역이다. 주 수종은 시다(Cedar)와 웨스턴 햄록(Western Hemlock)으로 원주민의 자연의 원리에 따른 원시 용으로 지금까지 보존이 가능하였다. 따라서 문화적인 관점에서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원시림 사이로 난 오솔길

 

캐나다 서부해안에 위치한 밴쿠버 섬의 서쪽 끝에 있는 뱀필드는 밴쿠버에서 배로 2시간 걸려 도착하는 밴쿠버 섬 제2의 도시 나나이모(Nanaimo)에서 다시 차를 2시간 이상 타고 가야 도착할 수 있는 태평양 연안의 소도시로 교통수단으로 배가 주로 이용되어 수상택시가 있을 정도로 수상교통수단이 발달되어 밴쿠버 섬의 베니스라고 불리울 정도이다.

 

뱀필드는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자연 상태를 유지한 온대우림을 볼 수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태평양에 접해 있기 때문에 해양성 기후를 띠고 있어 강수량이 연 3,500mm로 우리나라 강수량의 3배 정도로 많고 겨울에도 온난한 것이 특색이지만, 강수량의 대부분이 겨울철에 집중되어 10월부터 3월까지 강수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여름철에는 비가 비교적 적게 내리지만 태평양 연안이기 때문에 안개가 많이 끼어서 습도가 높아 비 대신에 안개가 수분을 공급한다.

 

안개가 낀 해안지역의 원시림

 

 

그러나 이러한 강수분포로 인해 잎이 넓은 활엽수는 여름철 건조기에 생장이 저조하고 겨울철에는 낙엽이 져서 탄소동화작용을 할 수 없지만, 침엽수는 이와는 달리 증발산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생장이 활엽수보다 좋으며 겨울철 낮은 온도에서도 탄소동화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활엽수보다는 침엽수가 발달하여 침엽수 온대우림을 형성하고 있다.

 


뱀필드의 온대우림을 구성하는 주 수종은 시다(Cedar)웨스턴 햄록(Western Hemlock)으로 나무의 높이가 70m 이상 자라고 굵기는 2m 이상되는 나무들이다. 캐나다에서 자라는 시다는 우리가 알고 있는 히말라야 시다와는 완전히 다른 수종으로 레드 시다(Red Cedar)옐로우 시다(Yellow Cedar)를 의미한다. 레드 시다의 학명은 Thuja plicata로 측백나무의 일종이고, 옐로우 시다는 Chamaecyparis nootkatensis로 편백나무의 일종이다. 햄록의 학명은 Tsuga heterophylla로 솔송나무의 일종이다. 뱀필드 지역에 주로 자라고 있는 나무는 레드 시다이다. 레드 시다가 자라는 밴쿠버 섬은 태풍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고 여름에 습도가 높아 산불이 날 위험이 없으며 목질부에 방향성 물질이 많아 곤충의 피해를 받지 않기 때문에 원시림에서 천 년 이상을 자랄 수 있다.

 

레드시다 원시림의 수관

 


뱀필드 주위의 원시림은 입구에서부터 숲속이 어둡게 보일 정도로 울창하다. 특히 이곳에는 흑곰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어두운 숲속에서 곰을 만날 수도 있어 혼자서 다니면 위험하다고 한다. 숲에서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레드 시다이다. 레드 시다의 나무높이는 50m 정도로 보이지만 이중 일부는 70m 이상이 된다. 레드 시다보다는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지만 웨스턴 햄록도 레드 시다와 같은 크기로 자라고 있어 나무 밑에 서면 나무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멀리서 보면 레드 시다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보다는 나무끝이 말라 죽어가는 것이 많다. 레드 시다 가지의 자란 모양은 레드 시다가 선인장으로 보일 정도이고 고사되어 가는 레드 시다는 줄기와 가지가 하얗게 말라 장기간 서 있다.

 

 

나무끝이 고사된 레드 시다 원시림

 

 

선인장을 닮은 레드시다 수형

 


이렇게 초두부가 고사되기 시작한 나무는 자연 수명이 거의 다해 가고 있는 나무로 그 주위에 어린나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고사되기 시작한 레드 시다 줄기에는 다른 나무나 관목들이 자랄 수 있는 자리와 양분을 제공한 것처럼 다른 식물들의 푸른잎이 나타난다. 특히 레드 시다가 쓰러지면 쓰러진 줄기 위로 어린나무들이 자라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레드 시다와 햄록이 같이 자라며 서로 자리를 세대교체하는 듯이 보인다. 레드 시다가 고사하여 빈 공간이 생기면 대부분 웨스턴 햄록 어린나무가 자라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웨스턴 햄록이 레드 시다보다 그늘에서 잘 자라기 때문인 것 같다.

 

 

레드 시다 줄기에 자라는 관목

 

레드 시다 노령목 아래 자라는 웨스턴 햄록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았을 것 같은 이 숲속에 있는 레드 시다 고목 중에 그러나 사람이 이용한 흔적을 가진 나무가 있다. 원주민들이 카누 등을 만들기 위하여 벌목을 할 때 무조건 나무를 자르는 것이 아니라 나무 밑쪽에 도끼로 구멍을 내어 줄기가 썩었는지를 확인하고 썩었을 경우에는 나무가 다시 자라도록 더 이상 자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 흔적을 간직한 채 지금도 자라고 있다.

 

 

부후를 확인한 흔적이 있는 레드시다

 

 

또 나무가 벼락이나 산불의 피해를 입은 것처럼 레드 시다의 줄기가 일부 벗겨진 채 자라고 있는데, 이것은 원주민 부녀자들이 껍질로 옷을 만들거나 줄을 만들기 위해 나무껍질을 벗긴 흔적으로 전체 둘레의 1/3 이상은 껍질을 벗기지 않았다. 레드 시다가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원주민들에게 제공하였기 때문에 원주민은 레드 시다를 생명의 나무라고 하며 소중히 다루었다. 캐나다에서 레드 시다는 그 중요성이 우리나라의 소나무와 같거나 그 이상이었던 것 같다. 이러한 흔적은 문화적인 자취일 뿐만 아니라 원주민이 정부를 상대로 토지반환소송을 할 때 이 숲이 원주민 소유였다는 증거로 채택될 정도로 이용역사를 말해 주고 있다.

 

 

나무껍질을 벗긴 레드시다

 


원시림을 지나다보면 갑자기 앞이 훤하게 트인다. 앞을 자세히 보면 숲은 사라지고 습지가 나타나는데 습지 주위에는 키도 별로 크지 않고 줄기도 가는 나무들이 자라고 있고 습지 한가운데는 아직도 호수상태이다. 습지의 바닥을 자세히 보면 바닥이 흙이 아니라 스파크넘 이끼이다. 이끼 사이로 끈끈이주걱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원시림 안에 있는 습지


이와 같이 뱀필드 지역의 원시림은 원주민이 오랜 세월 이용해 왔지만 자연의 원리에 따라 이용한 까닭에 지금까지 보존이 가능하였고 습지 역시 잘 보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숲을 단지 이용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관점에서도 다시 보아야 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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