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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런던 번햄비치

대한민국 산림청 2009. 7. 30. 18:02

 

안개속의 황야(heath)(사진_Mr. Andy Barnard)

 

최재용(충남대 교수)

 

런던시는 시민의 휴양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오픈스페이스(open space)를 관리하여야 할 책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오픈스페이스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해야만 하는 법률적인 의무가 있다[Open Space Act of 1878. Wildlife & Countryside Act(1981). Natural Environment and Rural Communities Act(2006)]. 이러한 의무의 이행을 위하여 런던시는 런던공사(The City of London Corporation)를 설립하여 개발 압력이 예상되는 공지를 매입하고 관리한다. 영국에서의 오픈스페이스 가치는 당연히 희귀종 또는 감소종이 발견되는 곳에서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더욱 중요하게 다뤄지는 곳은 먹이사슬이 잘 연결되어 생태계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오픈스페이스의 전체 공간은 하나의 관리틀에 의해 관리된다.

 

런던시는 정원과 같이 규모가 작은 200여 곳을 포함해서, 8개의 비교적 규모가 큰 오픈스페이스 총 10,700에이커(4,330ha)를 관리하고 있다.

 

 

 

 

런던의 주요 오픈스페이스(자료_City of LONDON)

번햄비치 안내도(자료_London Corporation)

 

 

 

번햄비치 개요

 

번햄비치는 1880년 런던공사에서 구매하여 오픈스페이스로 관리되고 연중 24시간 개방한다. 전체 면적 220ha 가운데 원시림은 50ha, 역사적 목초지 100ha 및 황야 지역이 11ha로 이루어져 있다. 300∼500년 된 노령목이 460주가 있으며, 다양하고 풍부한 생물의 서식처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국가자원유보지역(NNR, Natioanl Nature Reserve), 특별한과학적관심지역(SSSI, Site of Special Scientific Interest), 특별보전지역(SAC, Special Area of Conservation) 등으로 동시에 지정되어 있다.

 

번햄비치는 시민 휴양 목적으로 런던공사에서 구매했지만, 그곳에 있는 동식물상의 가치가 매우 높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지치기된 나무(pollarded tree)’를 들 수 있다. 1992년 번햄비치는 보전에 대한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영국산림청(Forestry Authority)의 우수지역상(Centre of Excellence Award)과 기업체에서 주관하는 포드재단 보전상(Ford Conservation Award), 2006년 오픈스페이스의 관리가 뛰어난 곳에 주어지는 그린플래그상(Green Flag Award)을 수상하였고 2008년도에는 그린헤리티지 사이트(Green Heritage Site)로 지정됐다.

 

번햄비치가 있는 런던 서부 지역은 도시화의 상징인 수많은 도로들, 히드로공항의 항공기와 지속적인 주택 개발로 야기되는 환경 영향을 피해갈 수는 없지만, 번햄비치는 주위의 나무숲과 농장들의 도움으로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연간 약 50만 명 정도가 이곳을 방문하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방문객으로 인해 환경수용력을 넘어선 이용이 이루어질 수도 있어 번햄비치는 홍보를 통한 방문객 유치와 환경보존 사이의 균형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특히, 법적으로는 방문객 수를 일방적으로 제한할 수 없게 돼 있으나, 야간 방문객의 안전 문제와 일시적으로 수용력을 넘어선 방문객 수를 일정 부분 해결하기 위해, 기존 주차장 면적을 줄여 방문객 수를 조절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번햄비치 역사

 

번햄비치에는 빙하기부터 현재까지 서식하고 있는 나무종이 있는 곳이어서 원시숲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곳은 1086년의 영국 토지대장에 600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할 수 있는 크기의 숲으로 기록되어 있다. 1234년, 이 지역은 윌리엄 알라드(William Alard)가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 때문에 지금도 주변 도로와 주택가에 그의 이름이 붙여진 곳이 많이 남아 있다.

 

 

그 후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뀐 뒤 1879년 6월 24일 현재, 번햄비치 대부분의 영역을 포함하는 49필지 1,688에이커가 고급 주택지로 개발하기 적합한 지역으로 알려지면서 경매에 붙여졌다. 그러나 동 시대의 저명한 자연주의자인 히스(Francis George Heath)는 번햄비치의 경매 소식을 접하고 여러 신문사에 “이렇게 뛰어나게 아름답고 그림 같은 나무 속에 도끼가 들어갈 수 있도록 허락한다는 것은 국가에게 영원한 불명예와 치욕을 안겨줄 것이다(It would be a lasting shame and disgrace to this

country if the axe should be allowed to be laid at the roots of these singularly beautiful and picturesque trees)”라는 요지의 편지를 보내어 여론을 형성하려 하였다.

 

 

이스트 번햄 커먼(East Burnham Common)에서 바라본 전경(사진 _Mr.Andy Barnard)

 

 

 

또한, 빅토리아 여왕에게도 서신으로 번햄비치 지역 토지 매입을 의뢰하였으나 경매가 이루어진 다음날에야 비로소 왕실에서는 토지를 매입할 수 없음을 알려 왔다. 그런 와중에 경매는 유찰되었으나, 매각자에게 열흘간의 말미를 주고 비공식적으로 토지를 매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때, 히스는 런던시장에게 토지를 매입할 것을 부탁하는 서신을 보냈고, 그에 대한 런던시의 7월 10일자 답변은 이러했다. 오픈스페이스에 관한 1878년법에 의하면, 런던시는 주위가 둘러싸이지 않은 토지만을 매입할 수 있는데, 경매에 나온 토지는 주변이 트여진 공간이 아니어서 직접적으로 구입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때 지역 국회의원이던 픽(Sir Henry Peek)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자신이 직접 전체 지역을 12,000파운드에 구입한 뒤, 위요된 토지를 제외한 주변이 트여진 공간 374에이커(151ha)를 런던시에 6,000파운드에 매각하였다. 동시에 그의 토지에의 접근로는 런던시가 500∼600파운드를 들여 마련하기로 하였고, 또한 매각된 토지 위의 나무값으로 약 3,000파운드를 받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1880년 7월 1일, 번햄비치는 런던시의 소유가 되었다.

 

 

 

가을에 본 가지치기를 한 노거수(Pollarded Beech)(사진_Mr. Andy Barnard)

 

 

그 후 번햄비치는 많은 런던 시민의 인기 있는 장소가 되었다. 1909년에는 슬로역(Slough Station)에서부터 버스가 운행되었다. 1921년 10월 플리트우드(Fleet Wood)라고 불리던 곳을 번햄 자작(Viscount Burnham)이 런던시에 기증하였고, 1924∼1937년에 뉴코피스(New Coppice) 지역과 1990년 타워우드(Tower Wood) 지역을 런던시가 매입하여 현재의 번햄비치가 완성되었다.

 

 

겨울에 본 노거수(사진_MR. Andy Bar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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