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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티틀리스(Titlis)의 산악림

대한민국 산림청 2009. 10. 21. 15:25

# 알프스 티틀리스(Titlis)의 산악림

 

글 · 사진 /  국립산림과학원 배상원  

 

 

 

알프스 티틀리스 지역의 숲은 해발에 따른 주요수종의 변화와 숲 구조를 볼 수 있고 특수지형에 나타나는 숲의 변화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적인 재해방지시설도 체험할 수 지역이다. 특히 소도시인 엥겔베르크에서는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산지이용의 좋은 예를 볼 수 있다.

스위스 알프스는 유럽의 지붕으로 산 정상에는 빙하가 많다. 따라서 해발 2,500m 이상에서는 나무를 거의 볼 수 없으며 대부분 베르너 오버란트(Berner Oberland)에 분포되어 있다. 스위스 알프스 중심에서 떨어져 있는 알프스 지맥인 티틀리스는 해발 3,239m로 케이블카를 타야 도달할 수 있는 곳이고, 관광도시 루체른(Luzern)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달리면 티틀리스행 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소도시 엥겔베르크(Engelberg)에 도달한다. 엥겔베르크로 가는 길은 계곡으로 나 있는데 계곡에는 조그만 교회가 있는 마을들이 줄이어 나타난다.

 

티틀리스로 올라가는 엥겔베르크는 해발 1,050m에 위치한 산악 소도시로 규모는 작지만 주위 경관이 대단히 다양한 곳으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산중턱까지 자리 잡은 장난감처럼 보이는 아기자기한 산장들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이 산장들은 관광객을 위한 숙박 시설과 일부는 대도시 부유층의 주말 별장이며 그외 대부분의 산장이 이곳 주민의 주거주택이다. 늦봄에 이곳을 찾으면 주택가 건너편 산의 산록부에 노랑 야생화가 우리나라 제주도의 유채꽃밭처럼 넓은 초지 가득 만개해 있다. 산속에 넓게 자리를 잡고 있는 이러한 꽃밭은 스위스가 세계적인 관광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던 천연자원이고 스위스 허브산업의 원천인 것 같다. 엥겔베르크 복판을 흐르는 계곡물은 회색빛인데 이 지역의 모암이 석회암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계곡 변에는 침식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이 통나무로 되어 있어 친환경적이고 회색빛 건물에 식상한 관광객들이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만끽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계곡변이 대부분 인공구조물로 이루어져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친환경적으로 자연을 관리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 같다.

 

엥겔베르크의 케이블카는 숲 사이로 긴 선을 그리며 자리 잡고 있고 톱니바퀴 기차가 다니는 철도레일이 케이블카 노선 옆으로 조화를 이루며 놓여 있다. 톱니바퀴 기차의 레일과 바퀴는 일반적인 기차레일과 기차바퀴가 2열인데 비하여 3열로 되어 있으며 이러한 구조는 가운데 레일과 기차바퀴에 톱니가 있어 급경사 산악지에서 기차가 미끄러지지 않고 올라가고 내려오도록 한다. 또한 케이블카 선과 기차노선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 산악지의 협소한 땅을 이용하는 방법의 하나로 여겨진다.

해발 1,050m의 엥겔베르크에서 티틀리스 정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해발 1,250m 지점까지 나타나는 숲의 모양이 다양하다. 중간지역에 보이는 나무높이 30m, 가슴높이 직경 50㎝가 넘는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은 늦봄에 약간 붉은 빛을 띠는 독일가문비나무(Picea abies)와 푸른빛의 전나무(Abies alba)와 신록의 너도밤나무(Fagus sylvatica)로 이루어진 혼효림으로 독일가문비가 군상, 전나무는 단목, 너도밤나무는 소군상으로 국부 입지조건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독일가문비나무가 붉게 보이는 것은 잎이 붉어서가 아니라 시계추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는 붉은 구과와 붉은 빛 수피 때문이다. 이외 주로 나타나는 숲은 붉은 빛의 독일가문비나무와 신록의 너도밤나무와 산악단풍나무(Acer pseudopla-tanus)로 이루어진 혼효림으로 독일가문비나무의 점유면적이 적어지고 너도밤나무와 산악단풍나무의 분포면적이 많아진다.

 

이 지역을 지나면 방목초지 주위에 독일가문비나무숲이 나타난다. 이 독일가문비나무숲은 쐐기모양으로 산 아래쪽으로 길게 자리를 잡고 이 주위에 독일가문비나무가 소군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모양으로 독일가문비나무숲이 나타나는 것은 방목지로 독일가문비나무가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자연적인 현상이 진행된다면 방목초지가 독일가문비나무숲으로 변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간섭이 필요하지만 그 변화기간이 장기간이기 때문에 독일가문비나무를 제거하는 행위는 장기간 동안 한 번 정도 실시를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방목초지 역시 지표면에 굴곡이 보이는데 등고선과 평행으로 난 굴곡은 방목된 소들이 지나가며 생긴 것으로 보인다.

해발 1,300m 지역에서 해발 1,800m 사이에 주로 나타나는 숲은 독일가문비나무숲으로 나무의 형태가 원추형이다. 이러한 나무 형태는 높은 해발고도지역에는 눈이 많이 내리기 때문에 나무가 길게 자라면 눈 무게에 의해 가지가 부러지기 때문에 진화과정을 통하여 가지의 길이가 짧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외에도 독일가문비나무의 가지는 아래 부분까지 있고 아래쪽 가지에도 푸른 잎이 달려 있는데, 그 이유는 고산대에 생육조건이 좋지 않아 나무 간의 간격이 넓어져 수령이 많고 높이가 큰 독일가문비나무도 아래 부분까지 파란 잎이 달린 가지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발 1,800m 이상에서는 독일가문비나무, 고산소나무(Pinus cembra), 유럽낙엽송(Larix europaea)이 나타나는데 독일가문비나무는 순림형태로 나타나고 고산소나무와 유럽낙엽송은 군상이나 단목으로 자라고 있으며 나무가 별로 높지 않은 특징을 보여준다. 절벽지역이나 급경사지역에는 관목들이 자라고 있으며 절벽 사이에는 유럽마가목(Sorbus aucuparia)이 이끼를 가지에 잔뜩 이고 힘겹게 자라고 있다. 이러한 지형에 자라고 있는 관목과 마가목은 그 크기가 작지만 줄기의 모양을 보면 척박한 환경을 견디며 자라는 생명력의 강인성과 환경 적응성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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