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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Schwarzwald)지역의 택벌림과 폭풍피해림

대한민국 산림청 2009. 10. 22. 13:37

 

# 흑림(Schwarzwald)지역의 택벌림과 폭풍피해림 

글 · 사진 /  국립산림과학원 배상원

 

 흑림에서 택벌림으로 가장 유명한 지역은 볼화흐로 이 소도시 주위의 숲은 대부분 침엽수인 독일가문비나무와 전나무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중부 흑림의 슈리프 콥프 지역은 1999년 12월 말 폭풍 로타로 인하여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나 피해지에 대하여 인위적으로 복구하지 않고 자연상태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연천이과정을 테스트하고 있다.

 

볼화흐(Wolfach) 지역의 택벌림
독일의 택벌림 면적은 독일 전체 산림경영 면적의 2% 정도로 스위스의 5%보다 낮은 편이며,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흑림에서 택벌림으로 가장 유명한 지역은 볼화흐(Wolfach)로 중부 흑림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소도시이다. 이 소도시 주위의 숲은 대부분 침엽수인 독일가문비나무와 전나무로 이루어져 있으며 너도밤나무도 일부 자라고 있다. 과거에는 너도밤나무가 20% 이상 있었으나 유리와 금속세공용 연료 그리고 신탄재로 많이 이용되어 현재는 10% 미만으로 감소되었다. 이 지역의 해발은 300m에서 900m까지로 모암은 화강편마암이 주를 이루고 있어 비교적 토양이 비옥한 지역으로 갈색산림토양이 형성된 지역이다. 흑림의 중간지역을 차지하고 있어 평균기온은 6.5℃이며, 연간 강수량도 1,800~2,000mm로 비교적 많은 편인데, 이중 1/3에 해당되는 600mm가 생육기간에 내려 연중 강수량이 균일한 지역이다.

이 지역 산림은 총 6,200ha로 이중 국유림이 3,400ha, 공유림과 교회림이 800ha 그리고 사유림이 2,000ha로 사유림이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5ha 이하의 사유림소유주가 80명이나 되어 1인당 평균면적은 3.5ha에 불과하다. 이들 사유림들의 경영은 작은 면적 때문에 영급림으로의 경영이 불가능하므로 지속적인 경영을 위하여서는 택벌림 경영이 불가피하여, 주기적으로 대면적 수확이 아닌 단목수확을 하는 택벌림 경영이 발달하였다. 택벌림(擇伐林)은 용어 자체가 골라서 자른다는 뜻으로 사람이 필요할 때 큰 나무를 선택적으로 수확하는 숲이다. 이렇게 선택적으로 수확을 하기 때문에 큰 나무를 일시에 많이 수확할 경우 숲이 황폐화되기 쉬워 한때는 택벌작업이 금지된 적도 있었다. 이렇게 택벌림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이 지역 숲의 축적은 평균 400~500㎥/ha이고 최고 700㎥/ha 이상인 숲도 있다. 특히 노령목, 중령목, 유령목이 골고루 섞여 있고, 경급은 대경재, 중경재 그리고 소경재가 각각 1/3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유지되는 숲은 소유경계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외형적으로는 거의 동일하게 보인다.

택벌림의 외형은 천연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속적인 관리를 통하여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숲이어서 인위적인 관리가 가장 많이 필요한 숲이다. 특히 대경재 생산을 목표로 영급림에서 획벌림을 거쳐 완성된 항속림이며, 이곳의 산림경영 역사는 500년을 자랑하고 있다.

택벌림 산림경영 방식은 이 지역의 농림가가 산림을 경영·관리하는 과정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졌으며, 학자들이 이 방법을 이론으로 정립한 것이다. 택벌림 경영은 기후(강수량과 기온 등), 토양조건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시켰을 때 가능한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산림경영관리 방식이고, 내음성 수종이어야만 가능하며, 2종류 이상의 수종을 혼효하여 관리할 때 숲의 생태적 건강성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택벌림의 구성수종은 대표적인 침엽수 음수수종인 전나무와 내음성이 있는 독일가문비나무이다. 이들 수종은 흉고직경 1m 이상, 나무높이 40m 이상 자라고 큰 나무 아래에 빈 공간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작은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다.

 



택벌림은 조림과 간벌 등 영급림과 같은 집중적인 산림작업이 필요치 않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경재를 좀더 빨리 집중 육성하여 생산할 수 있어 지역의 농림가에서 경제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큰 나무만 골라 장기적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택벌림은 대경재를 중심으로 5~8년을 주기로 벌채하며, 벌채과정에 밀도와 임분의 질 관리를 위해 불량목과 병해충목을 함께 제거한다. 과거에는 장비가 발달하지 않아 소나 말을 이용하여 작업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작업의 편리를 위해 여름에 벌채하여 자연건조와 박피를 통해 중량을 줄인 후 겨울철에 반출하였지만, 현재는 겨울철에 주로 작업을 하며 소유주 대부분이 농사를 지어 대형 트랙터를 보유하고 있어서 직접 벌채와 집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임도가 잘 개설되어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택벌림은 적합한 수종, 자연조건, 기후, 임도 그리고 임업기계가 있어야 숲의 구조가 유지되고 지속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숲으로의 경영이 가능하다. 이러한 경영방식은 숲을 영급이나 면적단위로 경영하는 방식과는 큰 차이를 보여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폭풍 로타 피해림
독일 지역의 폭풍피해는 간혹 발생하지만 대면적에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드물게 나타난다. 1999년 12월 말 폭풍 로타는 시속 300km의 바람으로 독일의 5년간 생산량에 해당하는 피해를 주었다.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수종은 독일가문비나무 단순림으로, 가문비나무를 수대에 걸쳐 조림한 임분의 토양이 산성화되어 나무의 뿌리가 빈약하게 발달하여 바람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였다.
이렇게 피해를 본 임분은 대부분 피해지 정리를 하여 복구 조림을 하였으나, 중부 흑림의 슈리프 콥프 지역의 피해지는 해발 1,000m에 위치한 바람에 노출된 능선부에 독일가문비나무가 자라던 곳으로 이 독일가문비나무숲 피해지를 인위적으로 복구하지 않고 자연상태로 유지하였다. 폭풍피해가 발생한 지 6년이 지난 피해지의 모양은 마치 폭탄을 맞은 듯이 줄기가 부러진 나무, 뿌리가 통째로 뽑혀서 넘어졌거나 기울은 피해목이 마른 줄기와 가지만인 채로 앙상하게 서 있다.

이 지역은 피해지의 복구를 위한 다양한 실험이 실시되고 있는데, 손을 대지 않고 방치한 곳의 자연천이과정을 테스트하고 있다. 특히 피해 전에는 독일가문비나무 단순림이었으나 지금은 활엽수들이 자연적으로 발생하였고 독일가문비나무도 같이 자라고 있다.

택벌림과 폭풍피해지는 숲의 구조, 수종구성, 수확방식에 따라 폭풍과 같은 자연재해에 숲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보여주고 있어 건전한 산림경영을 위하여서는 자연현상의 이해와 장기적인 안목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말없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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