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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 북릉 도시숲

대한민국 산림청 2009. 10. 22. 14:12

# 선양 북릉 도시숲

 

글 · 사진 /  국립산림과학원 배상원

 

 

 북릉공원은 심양시 북쪽에 자리 잡고 있는 면적 330만ha의 공원으로 청나라 숭덕(崇德) 8년(1643년)에 짓기 시작하여 순치(順治) 8년(1651년)에 완성되었다. 원래 청나라 제2대 황제인 황태극(皇太極)과 황후의 무덤이었던 것을 1927년 성 정부에서 공원으로 만들면서 시의 북쪽에 있는 능이라는 뜻에서 북릉이라고 이름하였다.

 

 

 

중국 동북부에 위치한 선양은 랴오닝성(遼寧省) 성도(省都)로서 인구가 400만에 가까운 대도시로 우리에게는 옛 이름인 봉천(奉天)으로 익히 알려진 도시이다. 선양에는 청나라 누르하치의 능인 둥링(東陵)과 태종 홍타이치의 능인 베이링(北陵)이 있는데 북릉은 1927년부터 북릉공원으로 지정되어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으며 1982년에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이 되었다. 북릉공원의 면적은 330ha로 북경 이외의 지역에 조성된 청나라 관외삼릉(關外三陵)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북릉공원은 능, 숲, 인공호수로 이루어져 있고 호수가 차지하고 있는 면적도 30ha에 이른다.

북릉공원은 붉은색 칠을 한 정문이 인상적인데, 정문을 들어서면 능은 보이지 않고 폭이 넓은 도로가 한가운데로 나 있고, 어린이들을 위한 여러 가지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이채롭다. 도로 한가운데는 소나무가 한 그루씩 서 있고 길 양쪽에 소나무가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다. 나무그늘도 거의 없는 도로를 걷다 보면 도로 양쪽으로 호수가 나타나는데 이 호수는 인공호로서 호숫가에 우리나라 수양버들 같은 버드나무가 줄지어 자라고 있다. 버드나무 아래로 산보를 하거나 물가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건조한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이곳이 좋은 휴식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수를 지나면 북릉의 부속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여기서부터 소나무 노령목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나무의 높이는 20m 정도인데 이 소나무의 나이가 300년이나 된다. 소나무마다 조그마한 패찰이 부착되어 있는데 패찰에는 고유번호와 유송(油松)이라는 이름, 수령 300년이라고 적혀 있다. 유송의 학명은 Pinus tabuliformis로 중국 동북부에 많이 자라는 소나무 종류인데 유송이라는 이름은 이 소나무에서 기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생긴 것 같다. 북릉에 자라는 유송은 나무높이가 높지 않고 굵기도 그다지 두껍지 않지만 나이가 300년이나 되는데, 이는 이곳의 기후가 건조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소나무는 종류에 따라 나뭇잎이 2개, 3개, 5개가 다발로 나는 것이 일반적인 특징인데 유송은 2∼3개 나는 것이 다른 소나무종들과 다르다.

 

 북릉의 유송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을 조경 목적으로 가꾼 것이기 때문에 나무들이 비교적 넓은 간격으로 자라고 있지만 숲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약간 어두운 빛을 띠는 줄기와 짙푸른 잎은 소나무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듯하다. 유송의 이러한 모습은 우리나라의 곰솔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유송이 자라는 숲바닥에는 키 작은 풀들이 파란 양탄자를 펼친 듯 자라고 있다. 이렇게 숲바닥이 파란 풀들로 덮일 수 있는 것은 소나무 숫자가 적기 때문인 것 같다. 조각들과 같이 서 있는 유송의 모습이 조각물들과 조화를 이루며 자란 것처럼 보이는 것은 수백 년의 풍상을 같이 겪었음을 말해 주는 것 같다. 북릉에는 이렇게 나이 많은 유송이 2천여 그루 자라고 있다.

전각 주위에 서 있는 유송은 조그마한 분재처럼 보일 정도로 그 모양이 숲을 이룬 소나무와는 다르다. 특히 전각 사이로 보이는 유송은 전각 위에 자라는 것인지 전각 주변에 자라는 것인지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조화를 이루며 자라고 있다. 어떤 유송의 모양은 우리나라의 낙락장송처럼 우산형의 큰 수관과 굽은 줄기를 보여주고 있다.

 

 소나무숲을 좌우로 하고 전각을 지나면 청 태종의 봉분이 나타나는데 봉분 위에 비술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 건원릉 봉분에 태조 이성계가 고향을 그리워하여 유언으로 갈대를 심으라고 하여 지금까지 갈대가 자라고 있는 것을 떠올려 북릉 봉분도 청 태종이 유언으로 비술나무를 심게 하였는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이유는 봉분의 나무로 땅과 하늘의 기(氣)를 이어주기 위하여서라고 한다. 비술나무는 학명이 Ulmus pumila로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우리나라에도 자라는 낙엽활엽수이다. 비술나무는 만주지역에도 자라는 나무라서 어려서부터 보아온 나무이기 때문에 하늘과 인간을 연결시키는 나무로 봉분 위에 심은 것 같다. 멀리서 보면 이 비술나무는 조그마한 동산 위에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봉분 위뿐만 아니라 봉분 뒤쪽 소나무 사이와 빈 공간에도 비술나무가 자라고 있지만 그 크기가 소나무보다는 훨씬 작아 마치 관목처럼 보이기도 한다. 북릉 주 도로변에도 비술나무가 몇 그루 자라고 있는데 이 나무의 수령도 300년 정도라고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을 보면 북릉의 노령 유송과 비술나무는 거의 같은 시기에 심겨진 것으로 여겨진다.

 

 

봉분 앞 옹벽 주위의 숲은 대부분 유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유송 노령목의 모양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유송의 크기도 정원형으로 되어 있는 유송보다 크고 숲을 이루고 있으며 나무의 높이도 일정하지 않고 큰 유송이 일부 숲 위로 올라와 있고 그 아래에 활엽수들이 자라고 있다. 이러한 숲의 모양은 유송도 소나무과에 속한 양수수종이기 때문에 하층에 소나무 어린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활엽수들이 자라기 때문에 생긴 것 같다.

청 태종의 능으로 시작하여 공원으로 발전한 선양시의 북릉공원은 그 규모가 크고 문화유물이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간이며 선양시민들이 휴식을 위하여 찾는 도심 속의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자유롭게 아무 곳이나 들어갈 수 없지만, 인구 400만의 대도시에서 현대적인 이용과 전통적인 능림을 겸비한 공원과 도시숲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어려움을 고려하면 일부 제한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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