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0년(1기)

문학작품속에 나오는 나무의 의미들[첫번째]

대한민국 산림청 2010. 6. 4. 14:00

문학 속 ‘나무’이야기(1)-‘갈매나무’편

 

산림청 대학생 블로그 기자단 / 김혜수

 

안녕하세요.

산림청 대학생기자단 1기 김혜수라고 합니다.

이렇게 첫인사를 띄우며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산림과 관련된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해야겠다는 책임감으로 어께가 무거워집니다.^^

 

여러분에게 ‘나무’는 어떤 의미인지요?

나무는 우리 곁에서 맘껏 숨쉴 수 있는 청정 산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그 밖에도 문학이나 가요 등 대중문화 안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종종 할 때가 있는데요. 아무래도 척박한 환경에서도 끊임없이 뿌리를 내리고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강인한 생명력’ 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단 이 강인한 생명력 덕에 나무 자신에게 뿐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는 거겠죠.

 

그래서 저는 ‘나무’하면 ‘상생(相’省)이 떠오릅니다. 나무로 대표되는 자연과 인간은 서로 보듬어가며 살아가야 할 관계인 것이기 때문이죠. 그 밖에도 ‘나무’하면 떠오르는 상징이나 이미지는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인지 ‘글로 표현하는 예술’이라 할 수 있는 문학 작품 내에서도 나무가 중요 소재가 되거나 어떠한 가치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앞으로 저와 함께 ‘속세’를 벗어나 문학 속으로 들어간 나무들의 여정을 함께 거닐게 될 텐데요. 어떠세요? 기대가 되시는지요?^^

 

 

1. 갈매나무와의 첫 인연,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갈매나무


그 첫 주인공은 바로 ‘갈매나무’입니다. ‘갈매나무’에 대하여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저는 고등학교 문학 수업때 백석 시인의 ‘남 신의주(南 新義州) 유동(柳洞) 박시봉방(朴時逢方)’이라는 시에서 갈매나무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답니다.


 

(중략)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끼며, 무릎을 꿇어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어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나줏손 : 저녁 무렵                                                                                                      ‘백석’의 시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중,

*바우섶 : 바위옆

 

 

 

홀로 겨울의 추위를 견디면서도 꼿꼿이 눈을 맞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갈매나무를 떠올리며 시인은 한없이 유약해지고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에게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는 이리저리 흔들리고 방황하는 자신과 대조되는 존재로서 외부의 환경이나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생명체라고 볼 수 있겠네요.

 


2. 갈매나무야, 넌 누구니?


저는 갈매나무라는 이름에 대하여 학창시절 처음 알게 되었지만, 이 나무 이름만 생소할 뿐 우리와 아주 가까이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비교적 흔한 나무 중 하나입니다.

갈매나무의 원산지는 한국입니다. 그 밖에도 일본, 중국,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높이는 대략 5m까지 자라며, 잎은 긴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날카로우며 잎맥에 털이 있습니다. 가지의 끝이 변형해서 형성된 가시가 있으며 어린 가지의 경우에는 녹색으로 털이 없습니다. 보통 가을에 갈매나무의 열매를 채취하여 밖에 묻혀두었다가 봄이 오면 파종을 합니다. 5월에서 6월 사이에 지름 4cm~5cm의 황록색 꽃이 잎겨드랑이 사이에서 피고 다시 가을에 찾아오면 둥근 열매가 9월에서 10월 사이에 익으면서 검게 변합니다. 갈매나무는 은행나무처럼 암,수 딴그루로, 암크루, 수크루가 따로 나며, 민간요법으로 복막염, 특히 결핵셩 복막염의 경우 갈매나무를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3. 두 번째 만남, 김소진의 ‘갈매나무를 찾아서’


갈매나무와 문학작품의 두 번째 조우는 김소진의 ‘갈매나무를 찾아서’입니다.

 

(중략)
그럼 요즘도 아이 꿈을 꾸세요?
아뇨, 요즘은 한 나무에 대한 꿈을 꾸는 편이죠.
나무요?
나뭅니다. 아주 헌걸차고 씩씩한 녀석이죠. 바로 수칼매나무입니다. 갈매나무가 암수딴그루 나무인 건 아시죠?
암수딴그루라뇨?
왜, 은행나무처럼 암수가 따로 있다. 이겁니다. 제가 여태껏 보아온 건 모두 암크루였죠. 아직 수크루를 한 번도 보지 못했죠. 아마 어느 깊은 계속 어디에선가 뿌리를 박고 홀로 눈보라와 찬 비와 거친 바람을 맞으며 추운 계절을 꿋꿋이 견디며 힘차게 수액을 높은 우듬지 위로 뽑아올리는 자태를 간직한 수크루를 알아보게 될 겁니다. 그럴 날이 꼭 올 겁니다. 제 꿈이 그렇거든요. 그 놈을 봤어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몸시 앓을 땐 내가 직접 그 수칼매나무가 되는 꿈을 꿔요, 아주 편안한 나무가 되는 꿈을 꿔요.


김소진의 <갈매나무를 찾아서> 중


작가 김소진은 이 작품 속에서 여느 식물도감보다도 유려하고 정확하게 갈매나무를 그려내는데요. 위의 부분 말고도 갈매나무의 꽃과 향취를 그려낸 부분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 갈매나무는 주인공의 어린 시절 약이 되어주기도 하고 주인공의 여자친구가 갈매나무의 가시에 찔려 고생하기도 하며 나중에 주인공이 찾아간 추억의 장소 앞에 세워진 나무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갈매나무의 소박하고도 아름다운 외향적 묘사와 더불어 극중 이야기가 풀려나가며 갈매나무는 소설 속에서 중요한 공간적 요소이자 주인공이 되고 싶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안찬수 시인의 <갈매나무>, 안도현 시인의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라는 시도 있답니다. 각각의 작품 속에 묘사된 갈매나무의 특징에 대하여 비교해보며 시를 감상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있을 듯합니다.
은근한 멋과 향취가 서린 갈매나무! 척박한 외부환경에 굴하지 않고 가지를 뻗는 이 나무의 지조를 저 역시 닮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 여유가 되신다면 아름답게 그려낸 갈매나무 이야기가 담긴 문학작품들을 벗 삼아 색다른 나무이야기를 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무는 여러 모습으로 우리 곁에서 함께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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