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팠던 그 시절...
영월국유림관리소 숲해설가 홍정임
서울 쪽에서 영월로 오는 옛길에 반드시 넘어야 하는 소나기재가 있습니다. 소나기재 아래에는 속칭 '능말'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낙락장송 우거진 소나무 숲 사이로 재를 다 넘고 나면 길 왼편으로 엄흥도 기념관이 있고 그 바로 아래에 붙어서 단종 릉이 있습니다. 비운의 왕릉 입구에 주차장이 있고 그 아래쪽으로 보덕사로 들어가는 길이 있어 세 갈래를 이루는 들머리에 자못 그림자를 느끼지 못할 만큼 높직이 가지를 뻗고 있는 나무가 있습니다.
이웃해 있는 나무들과 서로 지기처럼 붙어 있지만 그 둘레나 우툴두툴 한 껍질로 드러난 나이로 보나 한 참은 윗길로 보입니다. 이 나무는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1104-2번지의 주소를 갖고 있으며 2003년 2월 8일에 강원도 영월군 보호수 35호로 지정 된 갈참나무입니다. 나이는 400살에 이르며 높이 21m, 둘레 3.8m로 가까이에서 보면 더 우람한데, 다른 보호수에 비해 나무 표면으로 보이는 껍질에 흠이 없어 아주 강건해 보입니다.
모든 도토리를 다 먹고 살았지만, 마을 가운데 있는 이 나무는 한 톨의 도토리도 밖으로 흘리기 어려웠겠습니다. 도토리를 꿀밤이라고 하는 이 동네에서 예전, 보릿고개가 사람들을 매우 살기 팍팍하게 했던 시절에, 사람들이 도토리를 얻기 위해 돌로 쳐서 냈다는 상처가 커다란 혹으로 울퉁불퉁 커다랗게 자라있습니다.
|
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즐기는 산림청 > 꽃과 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내"의 상징 "노루귀"를 아세요? (0) | 2010.07.12 |
---|---|
별을 닮은 노란꽃, 탱글탱글 입사귀 "땅채송화" (0) | 2010.07.09 |
알싸한 생강냄새가 솔솔~생강나무를 아시나요? (0) | 2010.07.07 |
여름 속 하얀 꽃 무더기 피워내다 "다릅나무" (0) | 2010.07.05 |
7월의 곤충·풀·나무 (0) | 2010.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