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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카를 자르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1. 4. 19. 11:24

유카를 자르다

 

 

산림청 파워블로거 / 산타벨라  

 

 

오늘은 산타벨라 의 '유카(Yucca)' 이야기를 들어보실랍니까?
오른쪽 맨 끝 베란다 창고 문 바로 앞에 있는, 제일 키 큰 녀석입니다.

 

 

 

위 사진은 작년 초의 모습이에요.
베란다 화단의 한 쪽 끝에 떠억~하니 서서 늠름한 모습으로 무게중심을 잡으며
비슷한 키의 율마가 늘어선 단조로움에 적당한 리듬감을 살려주는  나. 의. 사. 랑. 하. 는. 유. 카. 랍니다.

 

녀석도 내가 저를 얼마나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는지 그 마음 잘 알지요 ~

 



내가 함께 살고있는 우리집 초록식구 중 절반 이상은 어디서 주워오거나 거저 얻어다 키운 것들이랍니다.
8년 전 쯤, 거의 죽은 채로 버려진 것을 집으로 데려와 애지중지 보살피며 '예뻐라~ 예뻐라~ 부탁이야, 제발 좀 살아주렴,,,,' 하며 두 손 모아 빌고 빌었던 게 바로 이 놈이지요.
그 때 녀석의 키는 내 가슴에 겨우 닿을 정도였어요.

 



변덕쟁이 산타벨라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녀석의 몸에는
시시때때로 다양한 가드닝 소품들이 장식되곤 했답니다.

 

 


가끔씩 나는 이 믿음직스러운 나뭇가지를 손으로 쓸어내리며
"고맙다, 유카야. 나랑 살아주어서 ~"  했더랬어요.
그래서였을까요?
녀석의 모습이 날마다 근사해진 까닭이 말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아,,,, 이게 실내 화단의 가장 큰 단점이지요.
키 큰 나무들이 천장 때문에 그 이상 곧게 자랄 수가 없다는 것.

 

 

 

잎이 천장에 닿아 롤스크린 속으로 돌돌 말려 들어갈 정도로 자랐어요.
사실 2년 전쯤부터 걱정하고 있던 일인데,,,, 이 일을 어쩐담???
ㅠ.ㅠ
......

다용도실의 창고문을 열고 '만능톱'을 꺼내들었습니다.

 

 

 

이렇게 베어냈습니다.
이를 악물었는데도 굵은 눈물 한 방울이 뚝 ~ !
"미안하다~" 했습니다.
 


 


또 이렇게 잘라냈습니다.
"사랑한다, 유카야 ~ 하지만 어쩔 수가 없어~~"  했습니다.
양 볼을 타고 눈물이 주루룩 ~~~
.
.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잘린 나뭇가지 옆으로 어리고 예쁜 새 잎이 돋아날 것을 믿으니 내가 나에게 "울지 마, 뚝 !!!"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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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장 키 크고 굵은 나뭇가지 셋을 베어냈습니다. 셋 중 둘은 키가 나보다 더 큽니다.
삽목했야지요.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물에 담가 뿌리가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화분에 심을 거에요.

키가 너무 크다보니 적당한 그릇이 없어 화장실 변기물에 넣어 벽에 비스듬히 세워두었다는 ~~~~~ ;;
(화장실이 두 개인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요)


 


3주 정도 지나자 자른 부위에서 뿌리가 나기 시작
한 달 쯤 되는 날 이렇게 튼실한 뿌리가 내 마음을 토닥토닥~~ 어루만져 주었답니다.

 

 


중간 굵기의 마사만 가득 채운 큰 화분에 심었습니다.
삽목할 때 영양분이 있는 흙에 심으면 뿌리와 줄기가 상해 실패할 확률이 높으니까
영양분이 없는 마사만 쓰는 거지요.
그리고 물은 매일 주었습니다.
마사만을 사용할 경우 과습으로 잘못될 염려는 거의 없으니까요.
.
.
.

지금은  어떤 모습이냐구요?

 

 


 둘은 이렇게 큰 옹기 화분에 심어 완전히 자리를 잡았어요.
지난 주말에 마사의 반 정도를 퍼내고 그 위에 분갈이 흙을 아낌없이 부어주었답니다.

 

 


나머지 하나는 따로 테라코타 화분에 심어주었어요. 좀 뻘쭘해 보이지만 그 모습 그대로 내눈에는 사랑스럽습니다. 녀석들이 살아가게 될 또 다른 모습, 여러분도 나와 함께 지켜봐 주세요 ~

 

유카야.
그동안 내가 너를 사랑하고 보살핀 세월만큼
앞으로도 잘 자라줄 것을 믿는단다.
그럴거지?
우리 함께 이 땅에 사는 동안
너를 위한 노래를 많이 많이 불러줄게. 약속해 ~
고마워, 유카야 ~
사랑해 ~

 

 여러분도 저처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나무 한 그루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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