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법흥 계곡에서 노닐다
법흥 계곡은 예나 지금이나 물이 맑기로 소문이 많이 나 있습니다. 처음 법흥 계곡을 만난 이후 15년이 지나기까지 계곡 주변에 많은 펜션이 들어섰지만 계곡물은 여전히 명경지수입니다.
비가 오는 풍경을 이리 오래 감상해 본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빗소리는 순간순간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종합예술이었습니다. 폭우가 내리고 계곡물이 불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계곡물이 넘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해 볼 정도로 순간적으로 불어난 황톳물이 급물살을 계곡을 집에 삼키듯 흘러갔습니다.
다음날 빗줄기가 잦아들 무렵 엄마와 법흥 계곡 산책에 나섰습니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법흥 계곡의 풍광과 하얀 구름 둥둥 떠가는 파란 하늘은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그 아름다움에 적당한 비유를 떠올리지 못하는 언어의 한계를 경험했습니다.
마을회관을 지나 폐교가 된 법흥초교를 지나 동네를 한 바퀴 돌아왔습니다. 비를 맞아가며 느린 걸음으로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그동안 만나지 못한 예쁜 들꽃들을 만났습니다.
법흥 계곡 상류쪽에는 법흥사가 있습니다. 법흥사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중의 하나이지요. 사자산 법흥사는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나라의 흥륭과 백성의 편안함을 도모하기 위하여 643년(신라 선덕여왕 12년)에 사자산 연화봉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훙녕사(興寧寺)로 창견하였다고 합니다.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소실과 중건을 반복하며 명맥을 이어오다 1902년 대원각 스님에 의해 법흥사로 개칭되었고, 1912년 또 다시 화재로 소실되었던 것을 1933년 지금의 터로 적멸보궁을 이전하여 중수하였다고 하는 고찰입니다.
법흥사의 소나무는 키가 아주 큽니다. 쭉쭉 뻗어 올라간 잘 생긴 소나무 숲이 하늘을 가리고 있습니다.
비 그치고 난 뒤 하루가 지나고 언제 그 많은 비가 내렸는지 모를 정도로 계곡물은 바닥의 돌이 훤히 드러나 보이도록 맑아졌고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을 만큼 줄어들었습니다. 그동안 너무 가물었던 탓일까요? 그 많은 비에 이틀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자연의 복원력이 놀라웠습니다.
법흥 계곡의 농사짓는 어르신들의 손길이 분주해졌습니다.
감자를 수확하고, 깨 모종을 옮겨 심고, 넘어진 고추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자두가 익어갑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옥수수를 먹을 수 있을 듯합니다.
올해도 또 많은 사람들이 법흥 계곡을 찾고 시원한 계곡물에서 한때마나 더위를 잊고 좋은 추억을 만들겠지요. 계곡물을 오염시키지 않은 작은 실천을 내가 먼저 해 나가는 노력을 해야겠어요. 그래야 지금처럼 맑고 깨끗한 물에서 우리 후손들과 생태계 모든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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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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