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숨겨진 보물의 숲, 백사실
백사실, 낯설은 이름이지요. 오늘은 서울 도심속 한복판에 있는 숨겨진 보물을 소개드리려 해요.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백사실은 조선 중기 명재상이었던 백사 이항복의 별장이 있었던 곳으로 전해지며, 진입하는 길은 여럿이 있으나 세검정초등학교에서 시작하여 부암어린이집을 통과하고 현통사를 경유하여 올라가는 길을 택해 백석동천을 거쳐 응선사로 향하는 길을 소개드리려 해요.
세검정초등학교에서 다리를 건너 이정표를 따라 걸으면 가파른 돌계단을 만나는데, 여기만 올라서도 근방의 동네가 한눈에 들어와요. 정겨운 산동네 길을 따라가면 현통사에 이르니, 전날 내린 비로 인해 폭포가 되어 있어요. 이른 아침의 상쾌함을 만날 수 있어 잠시 머물면서 물소리도 듣고 너럭바위 옆에 난 돌계단으로 천천히 산에 드니 신선이 된 느낌입니다.
국수나무가 양쪽으로 나란히 있는 계곡 옆을 걸으니 이 곳이 생태경관보전지역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고 계곡내에서 지켜야 할 몇 가지 준수사항이 적혀 있네요. 이 계곡은 개도맹이 서식하는 청정지역으로 아늑하고 고요한 곳이에요. 개도맹, 들어보셨나요? 무엇의 약자라고 생각되시나요? 힌트를 드리면 모두 양서류입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에는 벌써 이른 아침부터 일어난 새들이 우리를 노래로 반기고 좀 더 오르니 오랜 시간 이 곳을 지켜왔을 상수리와 느티나무,소나무, 밤나무가 입산객을 두 팔 벌려 맞이하네요.
속이 파인 이 나무는 얼마나 힘든 세월을 살아온 걸까요? 높이 뻗은 줄기는 하늘에 닿을 듯한데, 그간 얼마나 많은 바람을 맞고, 눈비에 시달리며, 또 공격을 받으며 이렇게 자리하고 있는 걸까 생각하니 안쓰럽다. 앞으로도 굳건히 잘 살아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축축해진 땅을 피해 잠시 나와 몸을 말리는 걸까요? 그루터기에 떡 하니 자리 잡은 민달팽이는 아이들의 시간이 뜨겁지도 않은지 그저 의연하기만 합니다. 우리도 이와 같이 인생을 살아내면 좋으련만...
백석동천이라는 이름에서 선조들이 바라본 이곳의 아름다움이 잘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지금 불려지는 백사실계곡이라는 이름은 이항복의 호인 백사에서 나온 것이라 추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무엇이 되었던 각박한 도심에서 쉼을 가질 수 있는 숨겨진 보물을 우리가 계속 만나려면 깨끗하게 보존 해야겠죠. 문화와 역사와 생태가 함께 어우러진 우리의 터전을 아끼고 보살피기 위해 종로구 지역의 여러 단체들이 나서고 있다니 다행스러운 일이죠.
싱그러운 풀빛과 파란 하늘빛과 눈맞춤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만난 가재의 부탁, 도룡뇽의 부탁은 맑은 물이 계속 이 계곡을 흐르며 생명을 품어주기를 바라는 나의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115번지 Tel 731-0395 |
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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