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파워블로거 빌시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엔 기차역이 있었습니다.
7년 전에 여객업무가 중단되면서 지금 남아있는 것이라곤 전역은 성주사역이고, 다음 역은 진해역이라는 것을 알리는 스탠드형 안내판 뿐입니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법도 한데, 해마다 봄이 되면 경화역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이곳에 머물며 보이지 않는 이야기 나무 한그루를 심어놓고 갑니다.
포근했던 날씨에 이미 절정을 향하듯 꽃들이 피어 있었고, 경화역에 찾아 온 사람들은 벚꽃나무 아래서 새해 새봄의 순간들을 고스란히 사진에 담습니다. 때를 잘 만나면 경화역으로 조심스럽게 진입하는 기차를 맞이하게 되는데 짧은 순간이지만 기차 유리창에 반영된 벚꽃나무도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합니다.
4월 1일부터 열흘동안 진해군항제가 시작됩니다.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예쁘게 핀 벚꽃이 시들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했을텐데요. 4월의 첫 주는 축제의 주인공인 벚꽃들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코레일 홈페이지를 통해 경화역을 정차하는 임시 셔틀열차가 있을까 검색해 보았는데 올해는 아쉽게도 운행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봄소식을 전하려고 사진에 담은 것도 행복이예요. 전주는 4월 1일, 서울은 4월 8일 경에 벚꽃이 개화될 것이라도 전하고 있는데 아직 여덟 밤을 더 자야하지만 꽃을 기다리는 인내심이 아직 남아있어서 다행이예요
한동안 오해를 하고 있었어요. 이웃나라 일본인들도 많이 사랑하는 벚꽃을 보면 우리는 이 꽃이 일본의 문화와 더 밀접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한일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시기에는 벚나무와 함께하는 것으로도 식민문화의 잔재가 아닌가?
우린 그렇게 되짚어 따지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다행인 것은,
벚나무가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에 분포를 하고 있지만, 원산지가 한국(제주)이라는 것!
수많은 꽃잎들이 봄바람에 휘날려 눈처럼 떨어진다면? 그런 생각도 잠시 했었지만 아직 아껴봐야 하는 꽃잎이기에 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푸르른 대지 위를 마음껏 뛰어다니며 자라나는 변화를 눈치 챌 만큼 아이들에게도 봄은 성장의 계절이겠죠?
엄마 앞에 선 아이는 몇 번째 봄을 맞이하는 것일까요? 봄을 이야기는 하는 아이에게 가장 소중한 멘토, 엄마라는 이름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오후였습니다.
잠시 딴 이야기를 꺼내자면 아이를 보고 있다보니 야쿠르트 아줌마가 생각나 5개 정도 사려고 처음 봤던 역 입구로 가봤더니 안보이더라구요. 미리 사둘걸 그랬어요. 어찌나 아쉽던지... 쩝.
오늘은 두 배로 기쁜 날. 약 8~900m 구간에서 자라난 큰 키의 왕벚나무들이 플랫폼을 품고 있는데 지금은 잎보다 꽃이 먼저 나서 꽃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꽃구경에 빠진 강아지도 깜빡하고 잊었던 자기 주인을 찾느라 동분서주하네요. 플랫폼에 앉아 이곳에서의 생각들을 조용히 정리하며 여행을 마무리하는데 이런 풍경을 두고 떠나야 하기엔 발을 떼는 것이 조금은 어려웠어요.
봄이라는 상행선 열차가 이곳 간이역에 머물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지역의 플랫폼에서 이 봄 열차를 기다리고 있나요? 도착을 알리는 기적소리는 없지만, 꽃망울을 터뜨리며 도착을 알리기까지 만약 연착이 되더라도 조금만 더 기다려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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