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파워블로거 빌시
가볍게 시작된 발걸음은 우연히 미술관 앞을 지나게 되었고, 요즘 같은 봄날에 전시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곡미술관에서 전시되는 로컬 리뷰 :: 부산발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 부담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구입하고, 작가들이 준비한 작품을 보다가 마음을 사로잡는 화폭 앞에서 멈출 때의 기분 좋은 느낌을 포스트를 통해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심점환 작가의 섬세한 그림들을 보면 공허한 현실 느끼게 됩니다. 주체가 사람이 아닌 인형들을 통해 전해지고 있어요.
심준섭 작가의 기관의 순환 1, 2 기관의 순환1의 경우에는 빛이 밝아지고 어두어지기를 반복하는 공간 안에서 빌시는 소리에 집중하면서 눈이 아닌 귀로 작품을 이해해야 했습니다.
김성연 작가는 디지털 프린트 기법의 작품과 영상을 선보이고 있는데 섬에 대한 기억을 영상작품 <섬 :: 변형, 조수, 흐림, 사라짐>에 담았습니다.
류회민 작가는 종이와 먹을 이용해서 부산 금정산성, 범어사길, 황령산 경남 통영 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는데요.
큰 화폭에 담겨진 부산, 경남의 산수화 같은 느낌은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도 먹의 농담으로 표현된 화폭 속 화취(그림의 정취)를 느끼기에 덜함이 없었습니다.
수묵화하면 심장생도 같은 그림이 늘 떠오르지만
화폭 속의 그림엔 거북이, 학, 사슴을 대신하여 높이 들어선 아파트와 순환되는 도로와 다리, 숲길을 걷고 있는 배낭을 맨 사람들이 화폭에 담겨져 있는 게 특징입니다.
전시 유인물을 보면서 그림의 제목이 무엇인지 보는 재미도 있는데 류회민 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아파트도 먹으로 표현된 산과 조화되어 거부감이 없었지만 작가인 그도 제목을 통해서 슬픈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요.
사진으로는 소개하지 못했지만 그 제목은 바로...
"산보다 높아지는 집을 보면 슬퍼진다" (2007년)
그냥 떠나기엔 아쉬운 미술관. 그 이유는
성곡미술관은 정원이 아름답기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봄의 중심으로 향하는 4월의 미술관 정원은 속일 수 없는 아름다움의 깊이가 더해 갑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미술관 나무들은 같은 자리에서 한결같이 산책로를 따라 조용히 걷는 사람들의 벗이 되지요.
벚나무과 목련과 개나리가 이곳에서 모두 꽃을 피우니 산책로의 시작과 끝이 되는 곳에 있는 작은 카페의 야외의자에 앉아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미술관 봄의 정원을 만끽했습니다.
우리들의 마음 안에 행복의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면 네모안의 실내보다는 새 봄, 새 꽃들과 함께하는 미술관 산책도 좋겠습니다.
인생의 르네상스가 다시 찾아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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