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산림청/회색도시, 녹색을 입다!

청계천 이팝나무 아래서

대한민국 산림청 2013. 5. 30. 11:30

 

 

산림청 파워블로거 빌시

 

 

 요즘 소담스럽게 피어난 하얀 이팝나무 꽃 때문에 청계천변은 아름다움이 절정에 향하고 있습니다.


봄이 오면 전선줄에 걸린다며, 도로안내판을 가린다며 섬뜩하게 가지가 잘려지는 가로수를 보다가 딱 알맞은 계절에 온전하게 꽃을 피우고 거리의 분위기를 산뜻하게 띄우는 이팝나무를 보며 서울의 거리는 이랬어야 했다며 반가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한 시간 동안 천변을 따라 산책을 하면서 찍어둔 풍경인데요.


잎 위에 하얀 눈이 내린 듯한 이팝나무 아래 여유 있게 지나가는 자전거도, 자동차도
봄이라는 시간 안에서는 서두름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팝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외래어적인 느낌과 달리 한국이 원산지이고, 산골짜기 또는 들판에서 자생하며 5~6월에 하얀 꽃을 피우는데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여름으로 접어드는 '입하에 꽃을 피운다하여 생겨진 이름이다'라는 설과
찹쌀과 잡곡과 대비되는 입쌀로 지은 밥-이밥이 변음이 된 것이라는 설이 있어요.


꽃잎의 생김새 때문인지 봄이 되면 이팝나무의 꽃이 얼마나 풍성하게 피었나를 살펴보며
풍년이 들지를 점쳐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꽃잎만 밥그릇에 담아두면 마치 쌀밥처럼 보이는 맛있는 꽃밥이 되니
어머니를 위해 진짜 흰 쌀밥을 올려드리고, 쌀이 없어 흰 꽃밥을 만들어 먹었다는 효자의 전설.
꼭 드라마틱한 상황에도 나랏일에 바쁘신 임금님이 그 집 앞을 지나다가
그 상황을 보시고 크게 감동하셨다는 전설의 법칙...

 

 

 

꽃잎이 지고나면 자연스레 열매가 생기는데 식용으로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겨울을 나는 새들에겐 꼭 필요한 먹이가 될 것 입니다.

어렸을 적엔 운동화를 사기위해 청계천을 찾았던 기억이 나는데요.
엄마 손을 잡고 복개된 길을 걸으며 보았던 지붕 같았던 고가도로는 지금
무학교와 두물다리 사이에 기둥만 몇 개 남아있을 뿐입니다.
당시에 시커먼 매연을 내뿜던 시내버스는 천연가스버스로 교체되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선택으로 생긴 이익을 우린 공유하고 있습니다.

 

도시생활을 하다보면 사용하지 않아 기억에서 희미해지는 징검다리라는 단어도
청계천을 걷다보면 다시 선명해집니다.

 

 

 

갯버들, 물억새, 키버들, 노랑꽃창포, 장미가 천변 주변에 터를 잡아 자라고 있는데
바람의 살랑거리는 모습에 눈과 귀가 집중됩니다.


청계천 물길은 낙차를 통해 찾는 이에게 시원스런 소리를 전하고,
흐르는 물에는 더욱 풍부한 산소를 공급되어 수질을 개선하니


버들치, 참갈겨니 같은 토종물고기가 서식하는데 문제될 것이 없겠구요.

 

 


올드한 노래는 노랫말이 예쁘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보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이연실 <찔레꽃>의 노랫말처럼 하얀 꽃잎을 맛보진 않았지만
어릴 적 사루비아 꽃술을 입술에 대어 단맛을 느끼던 기억이 교차됩니다.


찔레꽃은 새끼손톱만큼 작고 여린 첫 잎도 맛볼 수 있다고 하는데
좀 더 깨끗한 숲에서 맛보겠다며 다음을 약속합니다.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 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장사익 <찔레꽃>도 그랬다. 노랫말에 담겨진 찔레꽃은
향긋한 향기와는 다른 애절함과 슬픔이 담아 표현됩니다. 슬프죠?

 

 

 

어릴 적엔 다리 밑은 그리 반가운 장소는 아니었어요.
가장 큰 이유는 출생의 비밀로 막장드라마와 비교될만한 멘붕 스토리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오해는 어린시절 진짜 엄마를 찾아 떠나게 만들었고,
그리 밝은 분위기가 아니라서 꺼리던 장소였지만 지금은 그늘이 되어주고,
청계천에는 광고갤러리라는 독특한 전시공간이 생겨 사람들의 발길을 머물게 합니다.

 

 

 

지금은 한 음료업체의 콜렉티브 아트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
전시의 특징이라면 연속성이라 하겠습니다.
이어그리기처럼 다양한 상상력이 표현되어 전시되었고, 한국의 유명 래퍼와
연기자, 아티스트들의 그림 또는 그래픽이 벽면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전시회를 대신하여 빌시는 그림그리기 이벤트에 참여를 했는데요.
테이블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료들이 준비되어 있어서
종이 위에 진지하게 그림을 그리는 모습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청계천 9가를 지나 서울문화재단까지 다다르면 청계천판잣집 테마존이 있습니다.


인사동의 <토토의 오래된 물건>처럼 옛 추억을 꺼내볼 수 있는 공인데요.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났다면 ‘이건 뭥미?’ 하면서 신기해 할 수 있는데
커피캰듸의 어색한 맞춤법과 올림픽공식 샴푸는 어땠을지?,
익숙한 빵 이름이 새겨진 나무소재의 오래된 운반상자 그리고 은단껌.
엄마의 숨겨진 맛의 비법 조미료 빨래집게 디스플레이 등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의 신선함을 느껴볼 수 있겠습니다.

 

봄이 저 멀리 흘러가기 전에 산책 어떠세요?
청계천 이팝나무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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