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3년(4기)

시간이 멈추는 그곳, 왕비의 꿈을 간직한 바다와 숲

대한민국 산림청 2013. 9. 27. 14:10

시간이 멈추는 그 곳

왕비의 꿈을 간직한 바다

 

 

 

산림청 블로그 주부 기자단 김민주

 


 상에서 가장 공평한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시간이다. 거지도 왕비도 똑같은 시간 속에 산다. 늘 현대인들은 바쁘다고 한다. 시간이 없어서 못 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의 시계바늘은 각각 다른 속도로 흐른다. 기쁨의 시간은 너무 짧고 고통의 시간은 길게 느껴진다. 행복한 시간을 늘릴 수 있다면, 기쁨을 더 길게 머무르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렵지만 쉬운 방법이 있다. 마음의 시계를 늦추면 행복을 좀 더 길게 머물게 할 수 있다. 여기 마음의 시계를 더 늦출 수 있는 길이 있다. 행복을 좀 더 길게 머물게 할 수 있는 길이 있다. 숲이 있고 산이 있고 바다가 있는 길이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했으며 기암괴석과 수만 그루의 아름다운 송림과 울기등대, 탁 트인 동해 바다의 절경으로 제2의 해금강으로도 불리는 대왕암 공원은 울산 12경중의 하나다. 울산은 자동차 및 조선업과 고래산업의 메카였던 산업도시지만 주변 동해안과 내륙지에 천혜의 자연경관이 숨어있다.

 

 

 

울산(蔚山)의 울은 바로 빽빽할 '울'자다. 그런 지명이 무색하지 않게 울산의 곳곳은 울울창창(鬱鬱蒼蒼)한 숲과 바다가 공존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대왕암 공원이다. 바로 바다를 바라보며 삼림욕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공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크게 일산해수욕장에서 올라가는 길과 공원 관리소를 통한 입구길, 슬도의 해안길로 나뉜다. 일산해수욕장에서 대왕암공원으로 가는 돌길은 쉽게 올라갈 수 있게 단장되어 있다. 바깥 막구지기, 햇개비, 민섬, 수루방, 용굴, 부부송을 볼 수 있고, 할미바위, 탕건암 등 층암절벽과 기암들을 구경하면서 등대로 오를 수 있다.

 

 

 
공원 관리소에서 대왕암으로 가는 길은 넓은 산책로로 되어 있어 노약자들에게 알맞다. 동백나무 사이를 지나 약 1㎞ 이어지는 소나무 숲은 아기자기하면서도 거친 바닷바람을 견뎌낸 모습들이 의연하고 품위 있다.

 


해안 길을 따라가다 보면 신라왕들이 즐겨 찾았다는 반달모양의 일산 해수욕장이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송림 숲의 끝에 바다가 펼쳐지고 거대한 대왕암이 모습을 드러낸다. 대왕암은 울주군 간절곶과 함께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으로 신라시대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어서도 호국룡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 하여 바위섬 아래에 묻혔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곳이다. 용이 잠겼다는 바위 밑에는 해초가 자라지 않는다고도 전해온다. 대왕암은 '용추암' 또는 '댕바위'라고도 불리며 육지에 있는 바위와 철교로 연결되어 있다.


 


해수욕과 등대체험, 삼림욕을 다 즐길 수 있는 대왕암 공원은 옛날 임금들이 신하들과 궁녀들을 거느리고 와서 경관을 즐기던 곳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때는 말 방목지이기도 한 이곳을 일컬어 동국여지승람은 '방어진 12경 중 3경 마성방초(馬城方草)와 4경 용추모우(龍湫募雨)'라고 언급했다. 그 문헌에는 대왕암의 주요 바위인 용추에 비가 내리는 것이 아름답다고 적혀 있다고 한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가다보면 만날 수 있는 부부송은 세찬 해풍에도 꿋꿋하게 서로 마주보고 서 있어 애틋한 부부애와 의연함을 느낄 수 있다.

 

 


슬도에서 대왕암까지 가는 코스인 해안 산책로는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해안누리길로 울산 해안선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배미돌, 노애개안, 고동섬, 너븐개, 샛구직, 용디이목을 볼 수 있으며 대왕암 입구까지 오면 유명한 고래의 턱뼈 조각상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시민들의 일급 휴식처가 되었지만 이 대왕암 공원의 송림에는 우리의 아픈 과거도 숨어 있다. 이 소나무 군락은 1934년 울기등대 건립과 함께 조림된 인공림이다. 수령이 70~80년, 직경이 30~50cm에 이르는 거목들로 구성돼 있다. 일제는 황룡의 기를 꺾고, 대왕암을 군사 기지화 할 목적으로 1934년 주민들을 대거 부역으로 강제 동원해 해송을 옮겨 심었다고 한다. 문화재청이 이 대왕암 공원을 국가지정 문화재인 명승 지정을 위해 예고했으나 이런 연유로 연기되고 있다고 한다. 

 

 


 

대왕암 공원의 대표 건축물인 울기 등대는 1905년 일본이 러일전쟁을 치르던 중 목제로 만든 등대를 설치하여 방어진항 유도에 사용하다가 1906년경 지금의 위치에 콘크리트 구조물로 새로 설치하고 1972년 3m 증축하였다. 주변 숲이 울창하게 자라 등대불이 보이지 않게 되자 1987년 높이 24m의 새로운 등대를 건립하게 되었다. 구 등대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오래 된 등대로 구한말 시대의 건축 양식과 기법을 잘 보여주는 근대 건축 문화유산으로 남아있다.

 

 


19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이곳은 군인들이 경계근무를 서는 군 작전지역이었다. 해안가에는 철조망과 초소들이 바다와 경계를 이루고 있어 바닷가의 접근 자체가 봉쇄되어 있었다.

 

 

 

이제 대왕암 공원은 동해안의 해돋이 명소 중 한 곳으로 대왕암 바위 꼭대기 전망대에서 바위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다.

 


 

학창시절 잠시 살았던 때만해도 개발이 붐을 일으키던 시대여서 일산 해수욕장과 태화강은 산업화의 가장 나쁜 부산물처럼 지적되었다. 떠나온 지 이십여 년이 지난 지금은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는 곳으로 거듭났다.

 

 

 

바다의 어원이 '받아~' 였다는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기가 있다. 도심에 살면서 받은 스트레스와 시름들을 바다와 숲에 모두 던져버리고 오면, 숲과 바다는 드넓은 모성의 마음으로 우리를 포근하게 안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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