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의 숨겨진 숲길을 걷다
산림청 블로그 대학생 기자단 김민준
지난 10월 18일 청남대에서 열린 산의 날 취재를 위해 청주를 찾았던 때, 나는 처음 와본 청주에서 다른 곳도 취재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시간도 너무 촉박하고 무엇보다 다음날 약속이 있어 산을 오르거나 어느 공원을 찾아가긴 쉽지 않아서, 청주에 위치한 국립대학교인 충북대학교를 가게 되었다. 어떤 연유나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간 것은 아니지만 이 때 아니면 언제 충북대학교를 가볼까라는 마음에 무작정 가게 되었다.
이 곳은 국립 충북대학교의 정문. 여느 대학교와 다른 것 없는 대학가가 보여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학교보다 좀 더 좋아 보이기는 하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옆에는 금방 지은 듯한 법학전문대학원 건물과 길쭉한 소나무들이 펼쳐져 있다.
내가 첫 눈에 매료된 이 광장.
사진으로는 아마 다 못 느낄 것이다. 대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부하며 지성을 키울 수 있게끔 녹색쉼터로 잔디로 된 들판과 소나무, 메타세콰이어, 낙우송 등 다양한 수종들의 수관의 모양들이 다양하게 어우러져 있다.
그 곳에서 실제로 처음 본 독일 가문비 나무. 독일의 실용적인 국민성을 닮은 건지 줄기나 가지랄 것도 없이 틈틈이 잎이 달려있다.
하늘을 향한 소나무와의 색채대비. 아름답고 편안하다. 가을에 이런 하늘이라면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을까.
충북대에서 숨겨진 숲길은 바로 정문에서 들어오자마자 바로 옆에 경비실쪽 쪽문에 입구가 있다.
들어오면 벽에는 여러 가지 덩굴들이 즐비해있다. 아마 담쟁이덩굴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입구에 들어서면 큰 벚나무가 이 숨겨진 은신처와 같은 숲길을 지키고 있다.
숲길은 아스팔트가 없는 흙으로 된 길이다. 그냥 등산로와 같은 분위기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개서어나무가 여러 열매를 매달고 저래 서있다. 처음 보는 개서어나무가 신기해 나는 한번 작은 가지를 더 자세히 보았다.
잎 뒷면은 마치 생선 가시와 같이 아주 형태가 예리하게 생겼다. 보통 다른 잎의 뒷면과는 달리 뼈대가 있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좀 더 가보니 이번에는 일본목련이 있다. 잎이 저렇게 가지를 둘러싸고 있으니 우리가 입는 옷의 패턴과도 비슷하다. 이것이 바로 일본목련의 열매. 아주 새빨갛다.
계속 가다보니 메타세콰이어 밑에는 이렇게 여러 초본류가 자라고 있었다.
엄마나무와 아기풀들 같이 귀여워 보였다. 아장아장대는 모습 같기도 하고, 나도 저렇게 나무껍질을 갖고 싶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더 가다보니 숲이 울창해져서 그늘이 더 짙어지고 나무도 많아졌다. 이 나무는 무슨 나무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으나 잎과 잎이 겹치는 부분이 빛에 비춰져서 진하게 나타난 것이 멋있었다. 우리가 흔히 예술이나 아니면 수학에서의 기호로도 자연에서 많이 영감을 얻고 배웠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사진 한 장!
가다보니 모든 나무가 살아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다른 나무에 밀려서, 혹은 병 때문에 고사 직전의 나무도 있었지만, 이 숨겨진 숲길에서는 이 죽은 나무도 하나의 경관요소가 되었다.
고요한 느낌의 산수유나무
중국단풍은 "내 열매 좀 가져가!"라고 아직까지 발악을 하는 듯하다.
이 나무에는 햇빛을 잘 못 받아서인지, 어떤 호르몬의 영향인지 수간의 중간 부분에 가지가 올라오고 있었다. 분명히 정상적이지는 않은 느낌인데 발상의 전환을 갖게 해주는 모습이었다.
위에서 본 잔디벌판 뒤에 위치한 숨겨진 숲 길. 이 잔디벌판은 학교 행사할 때나, 야외수업에도 많이 쓰인다고 학생들이 알려줬다.
근데 지나가다보니 웬 어린나무들이 여기에 있나 싶었다. 잎을 보니 포플러나무 종류인데...
바로 옆에 어마어마하게 큰 은사시나무가 위치하고 있었다. 포플러 나무들은 뿌리가 옆으로 퍼져서 새로운 줄기를 형성하기도 한다.
숨겨진 숲길은 음기가 많아서 나무를 자꾸 심어도 죽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충북대 농대 학생들이 고민고민 하다가 낙우송과 메타세콰이어를 길러서 숲이 울창하게 된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학교 뒤에 바로 위치해 이렇게 가로수가 높게 펼쳐지고 조용한 숲길이 있다면 정말 좋은 듯하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숲과 하늘. 하늘색과 초록색 그리고 연한 연두색이 잘 어울러져 있다.
농과대 건물들을 본 모습. 해질녘이 되어가니 실루엣도 멋져 보인다.
이 숨겨진 숲길은 그저 학교 조경 계획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농과대 학생들이 1년 한 줄씩 실습삼아 심어서 꾸준히 가꾸고, 관심을 가져서 이루게 된 곳이다. 바로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비롯된 것들이 숲을 만들어 내었고, 여러 학생들의 쉼터와 안식처, 더불어 학교에는 조금 더 확장된 녹지로까지 볼 수 있다. 우리도 주변의 숲을 가꿀 수는 없어도, 내 화분이나 내가 가지고 있는 생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끝으로 이 숨겨진 숲길이 있는 충북대의 낭만이 너무 부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