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4년(5기)

제발, 이름 좀 바꿔 주세요~!

대한민국 산림청 2014. 3. 11. 10:26

제발, 이름 좀 바꿔 주세요~!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김화일

 

 

 

 

 혹독했던 냉기를 이겨내고 봄이 온통 아우성을 지릅니다.
어떻게 저렇게 연약한 잎들이, 어떻게 저토록 화사한 색채들이 겨울 틈에 숨어 있었을까요.

예뻐 죽겠습니다. 참을 수 없이 아름답습니다.
마음껏 쓰다듬고 안아 주고 싶지만 안아주기에는 너무나 작고 연약합니다.
그런데 그 꽃은 크다고 하네요. 

 

 

『큰개불알꽃』

이름은 크다고 하지만 이 꽃의 직경은 고작 1cm도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작고 예쁜 꽃에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그 이름이 너무나 민망해서 불러 주기가 힘듭니다.

이 꽃의 학명은 베로니카의 복숭아(Veronica Percica)입니다.
베로니카는, 예수가 사형선고를 받고 800m 고난의 길(Via Dolorosa)을
십자가를 지고 올라갈 때,
땀을 닦으라고 예수에게 손수건을 건넨 여인의 이름입니다.

이 때 베로니카의 손수건에 예수의 얼굴모습이 묻어났다고 하는데
식물학자 린네가 이 꽃에 예수의 얼굴이 보인다고 하여
꽃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열매의 모양이 복숭아를 거꾸로 세워 둔 모양이라하여
베로니카의 복숭아!

그런데,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꽃이름은 <큰개불알꽃>이 되었습니다.
일본인 식물학자가 붙인 그들의 꽃 이름을 그대로 번역해서 쓰기 때문입니다.

 

 

 

 

누구는 열매의 모양을 복숭아로 보고 누구는 개의 거시기로 보는 견해차이,
할 말 없습니다.
이 꽃에 열매가 달리면
그때서야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이해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많이 민망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하라구요?
또 저같은 요조숙녀들은 어떻게 이름을 불러주라구요!!

 

어느 시인(정일근)은 말했습니다.
"이 꽃을 보기 위해서는 경건하게 무릎을 꿇어야만 한다"

그렇게 경건하게 만나야 할 꽃이 왜 이런 이름을 갖고 있어야 할까요.
너무나 작고 너무나 여린 봄꽃,
하지만 꽃이 작다고 벌이 없는 것도 아니랍니다.

 

 

 

 

 첫 봄부터 늦은 봄까지
흔히 같은 곳에서 같은 꽃을 오랫동안 볼 수 있지만,
이 꽃은 오늘 보는 꽃이 어제의 그 꽃이 아니랍니다.
꽃 하나하나는 고작 하루남짓 피었다가 금세 진다는군요.

나물로 먹어도 맛있고,
꽃잎은 말려서 차로 달여도 그 향이 절묘한 꽃,
부디 이 꽃의 이름을 바꿔 주세요.

 

아름다운 이름들, "봄까치꽃", "봄별꽃"....
그도 아니라면 차라리 영어 이름을 빌어 "새눈꽃(Bird's Eye)"이라도~!

이 참에 식물도감의 호적 이름까지
예쁘게 바꿔주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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