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4년(5기)

망우리공원은 삼일절에만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4. 3. 11. 13:50

망우리공원삼일절에만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김대환 

 

 

 

 망우리공원은 서울시와 구리시 경계에 있는 망우산 자락에 있는 묘지공원이다. 1933년부터 공동묘지로 사용되기 시작하여 1973년에 28,500여기의 분묘가 가득차 더 이상의 묘지로 쓰이는 것이 금지된 이후 환경정비 및 이미지 개선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이장과 납골을 장려하여 현재는 8400여기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1997년 묘지공원의 유지관리를 위하여 순환도로를 정비하여 산책로를 만들면서 이 길을 “사색의 길”이라 하였다. “망우(忘憂)_근심을 잊다”와 “죽음”, “사색(思索)_깊이 생각하다” 묘하게 어울리는 느낌이 있다. 이 사색의 길은 서울시 걷고 싶은 길(서울두드림길, http://gil.seoul.go.kr)중 서울 둘레길 2코스이자 구리 둘레길 1코스(http://gmap.guri.go.kr)의 일부이다. 코스 길이는 총 4.7km로서, 경사가 심하지 않아서 아이들과 함께 아무 부담 없이 산책할 수 있다. 또한 1km마다 바닥에 글씨가 있어서 자기 운동량을 체크할 수도 있다.

 

 

 

이 길이 특별한 이유는 이 길을 걷기만 하여도 독립운동가등 근현대사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너무나 유명한 만해 한용운선생님의 묘역이 여기 있으며, 죽산 조봉암선생, 민족사학자 호암 문일평선생, 독립운동가 태허 유상규선생의 묘역 등이 있다. 또한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묘역이 서울 도산공원으로 이전되기 전 이 곳에 있었다. 이렇게 근현대 인물들의 묘가 모여 있기에 2012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운동본부가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하였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공, 경향신문(2014.01.24.) 편집

 

 

 

 

이러한 분들의 숨결을 느끼고 싶은 분은 꼭 방문하시기 바란다. 특히 이중섭의 ‘흰소’라는 작품을 평소에 좋아했던 나로서는 그 분의 묘역이 여기 있기에 더욱 흥분되기도 하였다.

 

그럼, 나라사랑의 날인 삼일절 기념으로 이 사색의 길을 걸어 보겠다.

망우리공원의 입구는 구리시와 서울시의 경계에 있다. 입구 관리사무소를 지나 조금 걷다보면 사색의길 순환로의 갈림길과 마주하게 되는데, ‘사색의 길’을 목적으로 하거나 ‘서울 둘레길’을 걷기 위해서는 오른쪽 길로 가야 한다. 그러나 구리시방면이나 ‘구리시 둘레길’이 목적인 분들은 왼쪽 길로 가는 것이 낳다.

 

 

 

 

이 길은 서울의 3대 가을 산책명소(어린이대공원 은행나무 길, 청계천 수크령 길)로 지정될 만큼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물론 주변에 아파트처럼 켜켜이 싸인 무덤들이 있어서 약간 오묘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말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듯 걷는다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면 이만한 철학적인 길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산책하면서 주변을 바라보면 하나이지만 둘이고, 둘이지만 하나인 나무가 보이기도 하고. 미세먼지가 잔뜩 가라앉은 도심이 보이는 것은 보너스이다.

 

 

 

 

무심히 걷는 것이 지겨우면 길에서 벗어나 명사의 묘를 구경하고 예를 취하는 것도 좋다. 이곳에는 화가 이중섭의 묘가 있다. 이중섭의 묘는 산책로에서 떨어진 용마약수터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묘지에는 견고하지만 외로운 노송이 한그루 자리잡고 있으며, 묘앞 비석에는 “대향 이중섭 화백묘비(大鄕李仲燮畵伯墓碑)”라 쓰여 있고, 조각가 차근호가 중섭의 가족화를 표현한 검은 돌이 있다.

 

 

 

길을 걷다보면 국민 강녕탑이라는 것이 좌측으로 보인다. 설명문에 의하면 83세의 최고학옹이 국민의 행복을 위하여 개인이 쌓은 탑이라고 한다. 탑은 숲 안쪽에 있어서 가까이 갈 수는 없지만 멀리서 보아도, 대단한 정성의 집합체라 생각되었다.

 

 

사색의 길을 걷다가 힘들면 쉬어 가도록 곳곳에 의자가 있는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이 길을 걸어서 힘들다고 하면 그 건 거짓말일 것이다. 이 길은 산속에 있는 길이 아니라 여길 만큼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기 때문이다.(오죽하면 자전거도 편하게 다닐까.) 중간에 화장실도 있으니, 아무리 급하더라도 자연을 오염(?)시키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

 

 

 

반환점을 돌아 좌측 오르막길로 가면 너무 멋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보인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나무라 한다. 그래서 소나무의 종류도 많고, 하나의 종을 갖고 여러 개의 이름으로 불리 우기도 한다. 요즘 아파트에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나 나오는 듯한 길죽한 장송을 많이 심어서 수간에 곡(曲)이 없는 직간형 소나무를 대중들이 선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시 소나무는 곡이 들어가야 제 맛인 것 같다.

 

 

 

이 소나무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애국지사들의 연보비와 묘들이 있다. 너무 많아서 연보비들만 읽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계속 걷다보면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인 죽산 조봉암선생님의 묘역을 만날 수 있다. 죽산선생님은 1959년도에 국가보안법 위법으로 처형당하였다가 2011년에 대법원에서 간첩죄 등에 대한 무죄 선고가 내려지면서 누명을 벗었다. 그래서인지 다른 독립운동가의 묘지와 달리 묘역정비를 최근에 한 듯 깔끔하였다. 죽산선생님의 연보비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다. “우리가 독립을 할 때 돈이 준비되어서 한 것도 아니고 가능성이 있어서 한 것도 아니다. 옳은 일이기에 또 아니 하고서는 안 될 일이기에 목숨을 걸고 싸웠지 아니하냐”. 맞는 말이다. 옳은 일은 그 일의 경중이나 앞뒤를 가려서는 안 된다.

 

 

 

죽산선생님의 묘역을 지나 조금 걷다보면 우측으로 반가운 이름의 연보비가 보인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만해 한용운선생님의 연보비이다. 이 비에는 만해선생님의 독립에 대한 생각이 적혀 있다.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지 않으려는 것은 인류가 공통으로 가진 본성으로써, 이같은 본성은 남이 꺽을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스스로 자기 민족의 자존성을 억제하려 하여도 되지 않는 것이다.”


만해선생님의 묘역은 등록문화재 제519호로서 묘비에는 ‘만해한용운선생묘 부인유씨재우(夫人兪氏在右)’라 쓰여 있는데, 만해의 묘 오른쪽이 부인 유씨의 묘라는 뜻이다.

 

 

 

이곳에서 잠깐의 예를 갖추고 다시 산책로를 걸어가면 구리시 둘레길임을 알 수 있는 어지러운 간판들과 구리시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정자를 만난다. 정자를 지나 소파방정환선생님 연보비를 감상하고 조금 더 걸어가면 동락천 약수터가 나온다. 이 약수터 주변에는 도산안창호선생님의 묘지터가 있다고 하여서 찾아보았으나 실패하였다.


다시 산책길을 돌아와 걸어가면 길은 더 쉬워진다. 이곳부터는 내리막길이기 때문이다. 종두법 보급의 선구자이자 한글학자인 지석영선생의 연보비를 지나 계속적인 내리막길을 걷다보면 낯익은 장소가 나타나며 길의 끝을 알 수 있는 글이 바닥에 보인다.

 

 

 


“대문 밖이 저승이다”라는 속담이 생각난다. 그만큼 죽음과 삶은 가까운 것이라 생각된다. 죽은 자의 터인 묘지와 삶의 활력이 가득한 산책로, 이 두 공간이 공존하는 망우리 공원은 이쪽과 저쪽의 경계선이자 교차점이다. 그 곳에 우리의 순국선열이 잠들어 있다.

 

 망우리공원 가는 방법
대중교통 : 서울→구리방면 시내버스(201, 165, 166-1, 167, 202, 3, 30, 51, 52, 65, 8, 88 등) 동부제일병원(07-014)에서 하차하여 서울시계 왼쪽 오르막을 올라 망우리 묘지공원 사무소와 주차장을 지나 삼거리에서 우측방면으로 올라가면 코스가 시작됨

 

망우리묘지 관리사무소(☎02-434-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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