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4년(5기)

산살림을 아시나요?

대한민국 산림청 2014. 2. 28. 13:30

산살림을 아시나요?

  

 

 

산림청 블로그 주부 기자단 백경숙 

 

 

 

 

 산살림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산에서 나는 고사리같은 나물들, 산삼, 버섯, 그리고 고로쇠 수액 채취 등으로 농가에서 부수입을 얻을 때 이르는 말이 바로 산살림이란 말이죠.


일년 내내 농사를 지어도 수확량은 정해져 있고, 그래서 눈이 밝은 우리 조상들은 산에서 나는 귀한 생산물들을 틈틈이 채취하여 먹기도 하고, 팔기도 하면서 농가의 어려운 살림살이에 보탬을 하곤 했죠. 애써 심거나 가꾸지 않아도 산은 알아서 생산하고 말없이 우리 인간들에게 선물을 나누어주곤 하죠.

산살림에 어두운 저는 그래서 산에서 얻는 것들은 거의 공짜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곤 했죠. 게다가 요즘 출하준비를 하고 있는 고로쇠는 제법 남는 장사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1.8리터 물 한병에 오천원이면 꽤 비싼거 아닌가, 시중에서 파는 음료수도 2천 5백원이면 되는데 그냥 산에서 받아오는 공짜물이 5천원이라니 꽤 남는 장사네. 뭘 집어넣어서 만들어야 되는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원가라야 물병값, 박스값 밖에 뭐 있겠어? 라고 생각했었죠.

 

 

 

 

 

마을에 체험객이 와서 고로쇠 수액 채취체험을 하기로 했던 날, 제 이런 생각이 고로쇠를 채취하는 산 입구에 도달하는 순간 단박에 깨어져 버렸네요. 마을의 고로쇠 작목반원들이 산이 험하다 험하다 했는데 물통 들고 나를 정도면야 뭐 했는데...어휴, 이게 그냥 올라가는데만도 꽤 애를 먹었어요.


그전에는 위원장님이랑 작목반원들편에 맡겼었는데 마침 방송촬영도 있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올라갔는데 이게 정말 장난이 아니네요. 올라가면서 계속 올라야 할 산위를 쳐다보니 그 각도가 엄청납니다.

 

 

 

 

조금 올라가니 초입새에 산림복합경영 조성 사업지 표시가 보이네요.
아, 산림복합경영단지이므로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산을 임대해서 소득 사업을 하는 곳이므로 이곳에선 함부로 나물을 뜯거나 사냥을 해서는 안될 듯 싶습니다.

 

 

 

길 옆으로 무성한 가시나무들과 자랄만큼 자란 풀들, 바닥에 이리저리 엉킨 풀들이 제 발목을 잡고, 제 눈을 찌르고, 제 손에 가시를 박아놓습니다. 게다가 앞서가던 아이들과 작목반원들은 보이다 안 보이다 하고, 리포터와 PD님만 방송 멘트 따느라 뒤쳐졌는지 앞에 보이네요.

 

 

 

사람이 보이지않는 깊은 산 속에서 이렇게 짐승들의 흔적을 만나면 꽤 놀라겠죠?
고라니일까, 산토끼일까 그 흔적을 남긴 녀석이 사뭇 궁금해지는데 조금 더 올라가자 이번에는 아까와는 다른 새로운 녀석의 흔적이 보입니다

 

 

 

노루일지 멧돼지일지 이 흔적을 남긴 녀석들이 금방이라도 제 눈 앞에 나타날듯 두근두근
조금 더 올라가자 그제서야 일행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모두들 한곳에 모여 수런거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함성도 들립니다.
바로 이곳이 고로쇠 수액 채취현장입니다.

 

 

 

고로쇠는 아무 산에서 아무 나무나 구멍 뚫고 마구 받으면 안된다네요.
이렇게 정식으로 국유림관리소에 채취 신청을 해서 허가를 받고, 일년 내내 산을 관리하고, 계곡 청소를 하고, 나무 보호며 산불 조심운동까지 하고 6개월에 한번씩 사진도 찍어서 제출해야 한대요.

 

 

 

 

수액을 채취하는 나무에는 이렇게 번호를 매긴 표찰을 붙여 둡니다.
그리고 그 구멍수는 나무의 직경둘레에 따라 달라지는데 10센티미터 이상일 경우 한개, 20센티미터 이상일 경우 두개, 30센티미터 이상일 경우 구멍 세 개를 뚫을 수가 있어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기준이 엄격함을 알겠습니다.

 

 

 

 

한방울, 두방울씩 똑똑 떨어지는 고로수액
겨우내 산에 내렸던 눈이 녹아 땅 속으로 스며들고, 땅에 뿌리를 내린 고로쇠나무가 얼었다 녹았다를 되풀이하면서 땅 속 깊은 물들을 빨아올려 비로소 땅이 녹는 봄철에 한방울 한방울씩 그 정수를 나누어주는 거지요.

고로쇠는 예로부터 뼈에 이롭다는 의미로 골리수라고도 불리웠다고 합니다. 경칩을 전후해 한 달 동안 수액 채취가 가능한 고로쇠 수액은 대체적으로 밤의 기온이 영하 3~4도씨 이하이고 낮의 기온이 영상 10~15도씨 이상으로 밤과 낮의 온도 차가 대략 15도 일때 세포 수축 차에 의한 압력차 때문에 생성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1년에 고작 2개월에서 길어야 4개월 정도밖에 채취할 수 없기 때문에 매우 귀한 대접을 받을 수 밖에 없는거지요.

고로쇠 물은 찜찔방에서 가족들과 함께 둘러앉아 수액을 마시고 땀을 흠뻑 빼면 가뿐한 느낌이 최고라고 합니다. 서양에서도 고로쇠와 같은 과인 단풍나무 수액을 진하게 달여 빵에 발라 먹는 메이플 시럽을 귀한 자연의 선물로 꼽고 있답니다.

 

 

고로수액을 받는 동안 갑자기 짖궂은 꼬마녀석 하나가 가지 끝을 잘라 입을 대고 빨고 있습니다.

 

 

 

그러자 다른 녀석들도 얼릉 빨아봅니다.
에궁, 이미 몸체에서 고로수액을 나누어주고 있는데 성질급한 녀석들, 다 받으면 나누어주겠다고 말렸지만 문득 저의 집 녀석들 어린 시절이 생각나네요.

 

 

 

축구를 하다 마당의 단당풍 나무 가지를 부러뜨렸는데 물이 똑똑 떨어지자 입을 대고 빨아보더니 가지 몇 개의 끝을 잘라서 비닐 봉지를 매달아 물을 받았지요. 하룻밤 지나자 정말 봉지에 조금씩 물이 받혀 모두 모우니 200밀리 우유팩 하나 정도가 되더군요. 고로쇠수액이라며 맛나게 먹던 녀석들...가지마다 매달았던 봉지 생각이 나서 속으로 웃었습니다.

 

 

 

 

우리마을 고로쇠는 오염원이 없는 맑고 깨끗한 산촌환경의 깊은 산에서 생산되기에 이른 봄, 대량으로 구입해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음료나 물 대신 음용한다면 나른한 봄을 이기기엔 최고일 듯 싶네요. 오염원이 없는 강원도 깊은 산골짜기 특히 마리소리골 악기 박물관이 있는 명동계곡에서 생산되기에 탁하거나 흙내가 나지 않고 맑고도 달콤한 맛이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아 물대신 냉장고에 넣어두고 마음껏 마시면 좋을 듯 싶어요.

오랜 종갓집 종부 노릇에 등이 많이 휘시고, 무릎이 아프신 친정어머니께 보내드리고 해마다 시어머님께도 보내드렸었는데 올해에도 역시 보내드려야겠네요.

 

그리고 고로수액은 닭백숙을 끓이거나 감자탕 등의 고기 요리를 할 때, 그리고 물김치를 할 때 넣으면 음식의 비린내도 안 나고 정말 맛나답니다. 작년 이맘때쯤이면 하우스에서 느타리버섯이나 영지 등을 생산해 낼 때이지만 기름값이 비싸 시설채소도, 버섯생산에도 모두들 손을 놓았습니다. 도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작년, 우리 농촌은 유난히 힘든 한해였습니다.

 

아직 바깥엔 눈이 쌓여있고...바람또한 차갑기 그지없지만 이른 봄을 준비하는 고로쇠 작목반원들을 뵈며 부지런한 새가 모이 하나를 더 먹듯 부지런한 농부가 더 잘 살아야한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노력한 만큼 거둔다!! 그게 삶의 진리니까요.
또한 진리란 시대를 막론하고 불변하는 가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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