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5년(6기)

진도최고봉 첨찰산과 천연기념물 상록수림길을 걷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5. 3. 19. 18:03

 

 

 

진도최고봉 첨찰산

천연기념물 상록수림길을 걷다.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심인섭

 

 

 

첨찰산(尖察山, 485m)은 진도최고봉으로 예향 진도의 진산입니다.
풍수지리상으로도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비봉포란형(鳳峰抱卵形) 대혈의 명당이라는 전설이 있어서 그런지 진도의 대표 문화유산인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의 운림산방(雲林山房 ,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80호)이 산 아래 자리하고 있으며, 신라시대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천년고찰 쌍계사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천연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된 상록수림이 있어 사시사철 등산객과 관광객의 발길이 잦는 곳인데요, 산 정상에는 조선시대에 설치한 봉수대가 있어 봉화산으로도 불렸으며 인근에 있는 진도기상대까지 도로가 잘 닦여 있어 거동이 불편한 사람도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산입니다.

 

 

첨찰산은 해발 485m로 야트막하며 운림산방을 중심으로 어느 코스로든 원점회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데요. 오늘은 운림산방에서 출발해 쌍계사와 삼선암골을 거쳐 천연기념물 상록수림을 만나보고 첨찰산 정상에 올라 에멜라드빛 다도해를 조망할 예정입니다.

하산 길에는 진도 기상대에 들렀다가 봉화골로 아리랑비까지 하산할 계획입니다.
전체거리는 약 5.2km에 걸리는 시간은 넉넉한 점심시간과 휴게시간 포함 3시간 30분이 되겠습니다.

 

 

오늘 첨찰산 산행의 출발점인 쌍계사 일주문입니다.

 


일주문을 거쳐 은행나무숲을 지나면 천년고찰 쌍계사 천왕문이 보이는데요.

쌍계사를 잠시 둘러보고 가는 여유를 부려봅니다.

 

 

쌍계사는 진도에서 가장 큰 사찰로 절 양편으로 봉화골과 삼선암골 등 두개의 계곡이 흘러 쌍계사라 했는데요.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해남 대흥사(大興寺)의 말사로 857년(신라 문성왕 19년) 도선국사(道銑國師)가 창건하였다고 하며,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21호인 대웅전과 지방유형문화재 제22호인 시왕전 목조 지장보살상 등 다수의 문화재가 있습니다.

 

 

사찰 뒤로 울창한 동백나무가 몇 개의 꽃망울을 터트려 만개할 무렵에 오면 저절로 힐링이 될 듯합니다.
 

 

쌍계사에서 첨찰산까지는 2.8km로 약 1시간 30분이면 오를 수 있습니다.
 

 

쌍계사 해우소에서 삶의 근심을 털어내고 계곡과 나란히 등산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약2.8km로 넓적바위까지는 평지와 다름없는  푹신한 흙길입니다.
 

 

삼선암 계곡에도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겨울이 끝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갈수기지만 물줄기가 제법 졸졸거리며 청명한 소리를 냅니다.
 

 

첨찰산 상록수림의 동백나무는 아직 개화가 더딥니다.
대개 3월 하순경이면 만개한다는데요. 이번 주말쯤 피기 시작해 마지막 주말이면 빨간 꽃 봉우리를 마음껏 볼 것 같습니다. 
 

 

등산로는 부드러운 흙길로 넓적바위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는 계곡길입니다만, 그래도 안전을 위해 나무 울타리로 등산객을 보호하고 있네요.
 

 

첨찰산에는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숯가마 터들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동백나무를 벌목해 숯 중에서도 최고로 친다는 '백탄'을 만들어 냈던 곳인데요. 접도 남망산에서도 비슷한 숯가마 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섬 주민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입니다.

 

 

푸르른 상록수림 사이로 3월의 따스한 햇살이 비치지만 숲은 짙은 어둠을 드리우고 있어 선글라스를 쓰면 마치 늦은 오후처럼 느껴집니다.
 

 

꼭 산행을 목적으로 첨찰산을 찾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쌍계사입구에서부터 넓적바위까지는 계곡을 따라가는 평지같은 오솔길로 편안한 복장으로 다녀와도 됩니다.

이곳에는 동백나무를 비롯해 구실잣밤나무, 붉가시나무, 후박나무, 참식나무, 생달나무 등이 저마다 푸름을 마음껏 자랑하는데요.

나무에서 풍겨 나오는 진한 향기가 도심의 공해에 찌든 폐 속을 말끔하게 정화시켜 줍니다.
참식나무와 생달나무는 향기가 좋아 비누나 화장품의 원료로도 쓰인다고 하니 일부러 맡으러 와야겠습니다.
 

 

강진 다산초당으로 오르는 길에 있는 뿌리의 길도 있습니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네요. 뿌리를 밟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지나갑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사스레피나무, 광나무, 자귀나무, 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등 이름표가 보입니다.
여정목이라 불리는 광나무는 이름대로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으며, 자귀나무는 밤에는 서로 붙어 있다가 아침이 되면 떨어져 사랑나무라 불린다죠? 가시 없는 가시나무와 식용이나 염색 등으로 쓰이는 구실잣밤나무 등 인간에 대한 나무의 사랑이 변함없음을 확인하는 곳입니다.
 

 

신우대도 첨찰산에서는 터줏대감이더군요.
번식이 왕성해 정상부근은 온통 신우대가 눈 내린 것처럼 보였답니다.
 

 

군데군데 쉬어갈 수 있는 나무의자도 여러 개 보입니다.

길을 걷다 아무데나 다리 쭉 펴고 앉아 쉬어간들 어떨까마는 친절하게도 이런 벤치는 등산로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답니다.
 

 

쌍계사에서 30분쯤 오르면 삼선암 터 약수가 나오는데요, 물은 식음에 부적합합니다.
하지만 졸졸거리며 흐르는 계곡물소리에는 저절로 탄성이 나옵니다.
이 계곡으로 동백꽃잎이 꽃 봉우리채 떨어지는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넓적바위입니다.
쌍계사부터 1.8km지점에 있는데요. 이곳까지는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와 함께하는 웰빙오솔길이었습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정상까지 0.7km이구요, 왼쪽으로 접어들면 1.2km입니다.
왼쪽으로 가면 거리는 멀지만 크게 어려운 경사가 없으며 오른쪽으로 가면 짧은 대신 가파른 계단 길을 만나게 됩니다. 기자는 오른쪽 길로 갔지만 가능하면 왼쪽 길로 가길 권합니다.
넓적바위 삼거리에서 헤어진 동료들과 거의 동시에 정상에서 만났기 때문이며 푸르른 상록수림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길은 목재로 만든 계단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경사도도 가팔라 몇 번을 쉬어야 합니다.

 

 

첨찰산은 주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산인데 오랜 풍화 침식작용으로 바위가 마치 조각칼로 도려낸 듯 네모져 있는 것도 신기하군요.

 

 

목재로 만든 나무 계단은 그리 길지는 않지만 경사도가 심해 몇 번을 쉬었다 올라갑니다.

그것도 난간을 겨우 붙잡고 말이죠.

 

 

숨이 가빠질 무렵 처음으로 조망처가 나옵니다.
아직 정상까지는 조금 남았지만 진도와 다도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자리인지라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첫 조망 처에서 이십여 미터 올라가면 바로 첨찰산 정상 봉수대가 나옵니다.

 

 

진도 산림조합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네요.
조선 초에 세워졌다는 첨찰산의 봉수대는 왜적이 나타나면 진도 여귀산 봉수대의 연락을 받아 해남 화원면 일성산 봉수와 현산면 관두산 봉수에 연락했으며 다시 목포 유달산 봉수를 거쳐 한양에 왜적의 침입을 알렸다고 합니다.

봉수(烽燧)는 횃불과 연기로 변방의 정세를 중앙에 알리던 제도인데요, 조선시대 봉수는 전라도에 모두 43개가 있었는데 그중 진도에만 여귀산, 굴포, 삼당산, 첨찰산 등 다섯 곳에 있었다고 합니다.

통신시설이 발달하지 않은 당시로서는 봉수대는 말보다 빠른 최적, 최고의 통신수단이었던 것입니다.

 


정상에서는 진도 최고봉답게 올망졸망한 다도해의 섬들이 잘 관찰되는데요. 날씨가 좋은 날에는 추자도와 제주도 한라산까지 보인다고 합니다.

건너편 봉우리에는 진도기상대가 있는데요, 산 밑에서 기상대까지 도로가 잘 닦여 있어 거동이 불편한 분들도 차량을 이용해 쉽게 오를 수 있겠습니다.

 

 

첨찰산을 종주하려면 기상대 정문 오른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가야 합니다.
여기서 아리랑비 방향으로 내려가야 하지만 기상대까지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기상대 앞 인공조림 동백꽃은 꽃 봉우리를 활짝 피웠군요.
아직 야생의 동백나무는 우거진 숲으로 인해 햇빛이 가려 개화가 늦습니다.

 

 

기상대 앞 이정표를 보니 첨찰산을 종주하려면 여기서 덕신산 방향으로 길을 잡아야 합니다.
공설운동장부터 신비의 바닷길에 있는 회동전망대까지 가는 13.4km능선코스도 있군요. 산악회 등 대형 버스를 타고 왔다면 가볼만한 코스가 되겠습니다.

 

 

첨찰산에는 들머리와 날머리에만 화장실이 있어 기상대는 화장실을 등산객들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말에는 당직근무자 외에는 업무를 보지 않아 문이 굳게 닫혀있었답니다.

 

 

기상대에서 바라본 회동앞바다입니다.
능선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열리는 회동전망대가 나오네요.

 

 

다시 첨찰산 정상방향으로 돌아와 아리랑비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주변은 온통 신우대가 점령했군요. 활엽수 사이로 소나무가 몇 그루 보이지만 늠름한 자태는 잃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소나무는 햇빛을 좋아해 다른 나무나 식물들이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해 피톤치드를 많이 발산하는데요.

사람에게 이로운 피톤치드가 식물에게는 해롭다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그러나 숲의 전이로 인해 소나무도 활엽수에 밀려 점점 우리나라 산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데요. 그래서인지 산이나 숲에서 소나무를 보면 반갑기만 합니다.

 

 

잘 다듬어 지지 않은 원시림 속을 걷는 느낌입니다.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것은 이렇게 선을 넘어가지 않는다는 약속을 지키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은 인간에게 예쁜 보물을 선사하지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숲 속에서 자라는 노루귀가 눈에 띕니다.
꽃은 3~5월에 잎보다 먼저 피며, 뿌리에서 난 1~6개의 꽃줄기가 위를 향해 핀다고 합니다.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 세 가지 색으로 피어나는데요. 꽃받침 잎은 꽃잎처럼 보이며 6~11장이라고 합니다.
노루귀라는 이름은 꽃줄기나 잎이 마치 '노루의 귀'처럼 쫑긋하게 생겨 붙여졌다고 합니다.

 

 

보송보송한 솜털이 너무 귀엽습니다.

 

 

노루귀의 간지러운 솜털의 감흥이 가시기 전에 일찍 피어난 동백꽃이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점심때가 지났음에도 숲길은 어둡기만 합니다.

 

 

3월 하순경 첨찰산을 찾는다면 피 빛으로 처연한 빨간 동백꽃잎을 원 없이 볼 수 있습니다.

 

 

아리랑비가 있는 곳까지 내려왔습니다.

 

 

진도아리랑은 예로부터 아리랑 타령이라는 구전으로 이어져왔는데요, 조선말인 1900년대 초부터 진도아리랑이라 불리었다고 합니다.

향토무형유산 제1호인데요, 임회면 상만리 귀성마을에 아리랑체험관이 있을 정도로 진도사람들과 아리랑은 한 삶인 것입니다.

 

 

아리랑비에서 사천 제1저수지를 따라 500여 미터 내려오면 운림산방이 나오며 첨찰산 원점회귀 산행도 끝나는 지점입니다.

진도는 해남·강진과 더불어 남도 최고의 관광지인데요,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된 유배지와 항거지로서의 아픔을 문화와 예술로 멋지게 승화시켜 지금은 남도 최고의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진도에는 최고봉이자 진산인 첨찰산 외에도 진도의 금강 금골산, 동석산, 여귀산, 조도 신금산, 조도 돈대산, 접도 남망산 등 아름다운 산들도 꽤 많습니다.

특히 천연기념물 상록수림과 천녀고찰 쌍계사가 있는 첨찰산은 진도의 대표문화유산 운림산방이 있기에 산행과 여행의 최적지로 사시사철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습니다.

시간이 되면 진도의 대표문화유산인 허련의 운림산방과 소치기념관, 진도역사관 등을 둘러보고 남도전통미술관의 남도예술은행 토요경매장도 구경한다면 일석이조의 산행이 되는데요.

3월 말부터 4월초까지 진도에 가시면 적당한 웰빙산행과 소치 허련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운림산방과 첨찰산을 꼭 가보세요. 동백꽃엔딩과 더불어 기분 좋은 삼림욕을 느낄 수 있으며 남종화의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공감이 되셨다면 VIEW를! 가져가고 싶은 정보라면 스크랩을! 나도 한 마디를 원하시면 댓글을!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서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Follow me 친해지면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