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러분께 소개하는 ‘클루시아 로세아(Clusia rosea)’ 그 주인공이에요.
광택이 나는 두꺼운 잎과 두 팔 벌려 옆으로 쭉쭉 뻗은 줄기가 더없이 싱싱해 보이는 건강미인이지요
시중에서는 신종 고무나무라고 소개하는 곳도 있는데, 이건 잘못된 것이에요.
사실 인도 고무나무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자세히 보면 인도 고무나무는 잎이 어긋나는 형태이고 클루시아 로세아는 잎이 마주보고 난답니다. 이 녀석은 물레나물과에 속하는 식물이에요.
모나지 않게 생긴 넓고 둥근 잎의 부드러움과 적당히 옆으로 퍼지는 단순한 수형은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모습이고요, 성장속도가 느린 편이고 관리가 무난해서 화초 키우기 초보자들이 도전하기에 아주 좋은 아이템
하지만 요 멋진 녀석이 3년 전에는 바로 이런 모습이었어요. ㅠㅠ
우리 아파트 분리수거 코너 울타리 아래 뿌리 째 뽑혀 버려졌던 것을 가만가만 살펴보니 아직 줄기에 푸른 기운이 남아있고 뿌리가 썩지 않아서 살려야겠다 싶었지요.
그래서 말해주었습니다. “야, 너 아직 엄청 건강하구나. 우리 집으로 가자. 내가 맛있는 물도 주고 세상에서 제일 이쁘고 환한 햇빛도 쪼여줄게.”
주워온 지 두 달 쯤 지나면서 처음 만나게 된 새 잎, 감동으로 눈썹이 여덟팔자(八)로 쳐지면서 가슴이 뭉클~~ 내가 건네는 사랑의 인사 덕분에 새 줄기가 힘차게 뻗어 나오면서 녀석의 모습은 날이 갈수록 몰라보게 훈훈해졌지요.
여러분, 혹시 ‘식물과 대화하는 사나이, 루터 버뱅크(Luther Burbank)'를 아시나요?
미국의 유명한 식물종자 개량의 선구자인 이 분은 우리 인간처럼 식물에게도 마음이 있다는 걸 믿고 이를 실험하여 식물학계에 놀라운 결과를 알린 사람이에요.
"길가에 버려진 넝쿨장미를 주워왔다. 말라비틀어진 줄기를 조심스레 옮겨 심고 말을 걸었다. '가엾은 것... 얼마나 아프니?' 그 말에 응답이라도 하듯 조금씩 살아난 장미가... 어느 날 환하게 웃었다."는 말은 너무도 유명합니다.
저도 같은 생각을 해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삼라만상이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도 통하는 에너지는 같다, 모두의 마음은 하나다!’라고요. 그래서 서로의 언어가 다를 뿐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모두 마음으로 하는 대화는 다 알아듣고 이에 반응한다는 것 말이에요.
자, 어떠세요? 제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제가 녀석을 특별히 생각하는 이유를 아시겠지요?
그래서 말입니다. 나를 둘러싼 주위의 많은 것들, 작은 돌멩이 하나뿐 아니라 그 어느 것도 내 맘대로 함부로 생각하고 다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곱씹게 된답니다.
사랑하는클루시아 제아야, 이런 걸 가르쳐줘서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