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5년(6기)

임금님이 사시던 궁에는 어떤 나무들이 있었을까~

대한민국 산림청 2015. 7. 20. 14:49

 

임금님이 사시던 에는

어떤 나무들이 있었을까~?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황원숙

 


  서울은 600년의 생명을 가지고 있는 도시입니다.
1392년 한양을 도읍으로 정하고 개국한 조선의 스물일곱분의 왕이 살았던 궁이 있는 곳이죠.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과 덕수궁 경희궁 ...
이제는 예전의 위엄을 잃어 구중궁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역사와 함께 해 온 궁궐의 나무는 여전히 숲을 이루어 자라고 있습니다.
역사의 풍파와 세월의 시간 속에  시달리고 나부낀 모습이지만 봄이 되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여름이면 초록의 위용을 한껏 뽐내고 가을엔 아름다운 단풍으로 겨울엔 고즈넉한 쓸쓸함으로 여전히 우리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임금님이 사시던 궁..

세월이 흘러 사람은 간곳없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궁금해졌습니다.

1997년 12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에는 어떤 나무들이 살고 있을까요?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의 동쪽에 있다하여 동궐이라 불린 창덕궁과 창경궁의 모습을 그린 동궐도에는 나무와 계곡 전각과 정자, 우물 등 궁궐의 소소한 곳까지 세밀하고 정성스럽게 그려져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동궐도 속의 나무를 2015년 창덕궁에서 찾아봤습니다.

 

 

1828년부터 1830년경궁궐에 소속된 화원들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동궐도에는 3~4천 그루의 나무가 그려져 있습니다. 동궐도 속 1번 회화나무의 모습니다.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을 들어서면 왼쪽의 회화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현재 회화나무의 모습과 비교해보시면 더 재미있답니다.

 

 

천연기념물 제 472호로 지정된 회화나 입니다.
회화나무는 학자나무, 정승나무라고도 합니다. 3정승이 이곳에 앉아 왕과 정사를 논한다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나무입니다.

 

 

오른쪽으로는 복숭아나무가 있습니다.

4월에 피는 복숭아 꽃은 모두 지고 작은 열매가 달려 있네요. 복숭아는 신선이 먹는 열매죠.
신선이 먹는 복숭아나무가 있는 궁궐은 신선이 사는 곳 말 그대로 유토피아를 의미합니다.
동궐도를 살펴보면 돈화문을 들어서 오른쪽 능수버들 사이에 분홍꽃을 피우고 있는 복숭아나무가 보입니다. 복숭아나무가 가장 예쁜 모습일 때 동궐도에 그려넣었군요. 200년 전에도 오늘날에도 봄이 오고 새가 울면 복숭아나무도 작고 예쁜 분홍꽃을 피웁니다.

 

 

임금님이 계시는 궁궐에 들어서면 반드시 금천교를 지나게 됩니다.
물이 흐르는 금천교 주변에는 물을 좋아하는 '능수버들'이 자랍니다. 척척 휘어진 그 모습이 마치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능수버들 건너엔 가지를 사방으로 뻗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큰 느티나무가 당당하게 하늘을 향해 뻗어있습니다. 동궐도에 그려진 그 모습 그대로... 한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금천교를 지나 느티나무쪽에서 바라 본 능수버들의 모습입니다.
200년 이상 긴 시간을 서로 마주보고 살아온 느티나무와 능수버들의 모습이 썩 잘 어울립니다.

 

 

땅에서 자라는 나무가 아니라 건물에 새겨진 꽃을 보고 있습니다.
인정전 용마루에 새겨진 자두나무 꽃.. '오얏꽃' 입니다. 대한제국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황실문양이지요. 용마루에 새겨진 단아한 오얏꽃을 바라보니 가슴이 아련히 아파옵니다.

 

 

동궐도에서 만나는 여섯 번째 나무인 '매화나무' 입니다.
궁궐의 작은 문 자시문 옆에 200년이 넘도록 서 있습니다. 꽃잎이 여러겹인 만첩홍매로 지금도 4월13일경이면 화사한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부용지의 주목입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은 나무의 겉과 속이 붉어 잡귀를 물리치는 벽사나무로 알려져 있지요.

궁에서도 그 당당한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천연기념물 제 471호 인 '뽕나무' 입니다.
조선은 백성의 나라였습니다. 임금이 백성의 고단한 삶을 알고자 궁에 논을 만들어 직접 농사를 짓고 왕비는 뽕나무를 심어 누에를 치고 고치를 거두는 일을 직접 하였답니다.
세종 임금때는 경복궁에 3,000그루 창덕궁에 1,000그루의 뽕나무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많던 뽕나무가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8년 전 천연기념물 로 지정된 나무와 몇 그루가 남아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뽕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입니다.

 

 

창덕궁 후원의 아름다운 연못인 관람지에서 볼 수 있는 '행나무'입니다.
그 모습이 시원스럽고 당당해보이지요.
동궐도에서 살펴보면 작은 정자 ‘폄우사’ 뒤쪽 솟을대문 우측의 나무가 우리가 사진으로 만나보는 바로 그 은행나무입니다. 1목, 1과, 1속, 1종인 은행나무는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릴 만큼 오래전부터 지구상에서 살아왔는데요. 학자들이 책을 읽고 토론을 하던 서원이나 향교에는 예외 없이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그 이유는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고 전해오기 때문이지요. 은행나무 주변 정자 ‘폄우사’는 조선의 23대 왕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가 책을 읽었던 곳이라고 하는데요. 자신의 게으름을 경계하기 위해 은행나무를 심고 책을 읽었던 마음이 느껴집니다. 2~3억 년 전의 화석식물인 은행나무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강인한 생명력입니다. 은행나무 잎에는 강한 항균성 성분들이 있어 병충해에 강하답니다. 열매는 단단한 육질로 쌓여있고 익으면 고약한 냄새가 나지요. 그래서 궁궐에 심어져 있는 은행나무는 모두 열매를 맺지 못하는 수나무 들만 심었다고 하네요.
지금은 초록의 잎사귀를 흔들고 있지만 가을엔 황금빛으로 물들어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겠죠.
황금의 전등을 단 듯 노랗게 불타고 있는 가을의 모습도 꼭 보러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천연기념물 제 194호향나무입니다.
창덕궁내에서도 가장 오래된 나무입니다.
향나무는 나무속에 강한 향기를 품고 있어서 제사 때 사용되는 향의 재료로 널리 사용되었지요.
이 향나무 동쪽으로 왕의 초상화인 어진을 모시고 차례를 올리던 선원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제례용으로 사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동궐도에서도 6개의 받침목에 의지하고 있는 모습이 현재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크기도 비슷한데요. 2010년 우리나라를 찾아온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나무 윗부분이 부러져 200여 년 전 동궐에 그려졌던 크기로 되돌아 간 모습입니다.

 

 

 

한여름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서울의 중심 창덕궁엔 녹음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는 모습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겨울을 견디며 한자리를 지켜온 나무에서는 세월의 향기가 납니다.
나무는 단순히 그늘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친구가 되어주고 스승이 되어줌을 오늘 문득 깨닫습니다. 도시의 번잡함에서 벋어나 초록의 샤워를 마친 지금 행복한 마음으로 나무에게 마음을 전합니다.

 “나무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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