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송경아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활기리에 위치한 '준경묘'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5대 조부인 양무장군의 묘로서 조선왕조 창업의 산실로 불리우는 유명한 백우금관(百牛金冠)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양무의 아들인 목조 이안사가 아버지의 묘자리를 찾기 위해 산속을 헤매다가 나무 밑에서 잠시 쉬는데 한 도승이 혼잣말처럼 이곳에 소 백마리와 금으로 관을 만들어 장사를 치르면 5대 안에 왕이 출생할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집으로 돌아와 궁리하였으나 가난한 살림에 소 백마리가 있을리 만무하여 생각해낸 것이 처가에 있는 흰(白) 소 한마리를 일백 백(百) 자로 대신하여 제물로 바치고 귀리 짚으로 관을 만들어 장사를 치루었으니 마침내 이양무의 5대 손인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여 왕이 되었다는 설화가 그것입니다.
이 묘를 찾은 것은 그로부터 600년이 지난 1899년으로 깊을 준(浚 ) 경사 경 (慶) 자를 붙여 그 기쁨을 대신하고 묘소와 제실, 비각 등을 세웠다고 합니다.
준경묘는 차량진입이 금지되어 있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8km 산길을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초입의 급한 경사면을 600미터 정도 올라서고 나면 이내 그늘 짙게 드리운 숲길이 나타나고 묘역까지 산책하듯 걷기에 좋습니다. 준경묘가 위치한 곳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두타산 자락으로 백두대간 능선에서 댓재 정상을 거쳐 두타산 정상으로 갈 수 있습니다
- 백두대간 두타산 산행 안내도 -
- 준경묘 초입 포장 임도 -
- 준경묘로 이어지는 완만한 숲길-
준경묘역은 울창한 금강소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는데요. '황장목'으로 불리는 소나무들은 수령 100년~120년 으로 묘를 축조하면서 심어졌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숲은 산림청과 환경단체인 생명의숲 주관 아름다운숲 전국대회에서 2005년 '천년의 숲 부문 대상을 수상' 하였습니다. 2004년에는 충북 보은의 정이품송과 혼례식을 올린 미인송이 있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죠.
- 충북 보은 정이품송과 혼례한 혼례소나무 '미인송'
수령 600년이 된 천연기념물 충북 보은군 정이품송 소나무의 종자보존을 위해 혼례를 치르기로 정하고 10여년에 걸쳐 형질이 우수하고 아름다운 소나무를 찾아 헤맨 끝에 준경묘역에 있는 미인송이 간택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미인송의 나이는 100세 정도. 그리하여 2001년 산림청장이 주례를 서고 초등학교 6학년생들이 신랑, 신부 역을 , 보은군수와 삼척군수가 혼주가 되어 '세계 최초의 소나무 전통혼례식'을 치르게 되었고 이로써 삼척시와 보은군은 나무가 이어준 사돈 관계가 되었다고 하지요.
그렇게 얻은 소나무 2세 200여그루는 충북 보은의 산림과학원에서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키 32m , 둘레가 2.1m 인 미인송을 올려다 보니 유난히 곧게 뻗어 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자태가 아름다웠습니다.
- 금강소나무로 둘러싸인 준경묘역 입구 -
혼례 소나무를 지나니 넓은 잔디밭에 울창한 금강소나무로 둘러 싸인 준경묘역이 나타났습니다. 준경묘에는 396만㎡ 에 '14만 그루의 금강송 이 자라고 있는데 지름 60cm 넘는 것만 1000그루가 넘고 키 20m 이상인 것도 10여 그루가 있다고 합니다.
- 준경묘 제각과 비각 -
묘소로 올라가 감히 꼭대기에 앉으면 제실, 비각과 묘역을 둘러싼 울창한 숲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실로 '감동적인 숲' 입니다. 깔딱거리며 고개를 올라온 보람이 있지요.
- 준경묘역의 금강소나무 -
삼척시는 준경묘의 조선왕조 건국 설화를 모티브로 삼아 가을이면 미로면 내미로리 일대에서 왕의 코스모스 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와 대규모 코스모스 꽃밭을 만날수 있으니 연계하여 여행 코스로 잡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준경묘 주변 여행지로는 천은사, 대금굴, 환선굴, 이사부사자 공원, 해신당공원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