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의 지혜가 담긴 '대나무와 여름나기'
여름 대숲은 그 자체로 여름나기 장소로도 활용 되었습니다.
한여름 대숲은 안빈낙도를 꿈꾸는 낙향한 선비들에게 신원한 휴식처를 제공하였습니다.
조선의 대표적인 가사문학 작품이 대부분 대나무가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대나무가 주는 소리와 젊잖은 향과 그늘의 시원함은 세성의 시름을 잊고 시를 읊기에 충분했습니다.
옛 선비들은 하늘위로 곧게 자라는 대나무의 모습을 보고 올곧은 선비의 정신을 생각하였고, 속이 빈 대나무의 모습 본받아 사사로운 욕심을 버렸습니다. 그래서인지 대나무는 선비들이 즐겨 그린 문인화의 대표적인 소개로 이용되었습니다. 회사로 출퇴근하는 지금과 달리 집에 기거하는 시간이 길었던 서비들에게 바랍이 통하는 집은 풍수로나 여름을 지내기위해 중요한 요건이었습니다. 남부 반가의 저택에 집 주면에 대나무를 심어 놓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단순히 철학적 상징이나 미관상의 문제로 심은것이 아니랍니다.
대나무는 고택 대청마루로 집 뒤편의 서늘한 공기가 앞마당까지 들어 올 수 있도록 바람길을 만드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대나무가 인도하는 바람길 덕분에 한옥의 대청마루에는 항시 자연스레 시원한 바람이 불 수 있었습니다.
시원한 여름을 만드는 다양한 주세공품
대나무는 특유의 시원하고 차가운 성질로 죽부인, 대자리와 발로 무더운 여름나기를 도와주는 은인 같은 나무랍니다. 대나무 특유의 찬 성질때문에 피부레 닿았을때 시원하고 땀에 끈적거리지 않고 고슬한 느낌을 줍니다. 또한 집으로 들어오는 햇볕을 막는 대나무 발은 햇빛 차단 뿐 아니라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게 하는 역할 과 함께 바람을 통하게 하는 통풍효과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등등거리, 팔토시를 만들어 옷과 몸 사이에 바람이 통하게 하였고 대나무로 만든 방립 등을 써 여름 햇볕을 피했습니다.
열을 낮추는 대나무
생활용품으로 뿐만 아니라 약용으로도 대나무는 소중한 가치를 지녔습니다.
'신농본초경'에 댓잎은 해열, 거담,청량 등에 효능이 있고 폐렴, 기관지염, 당뇨병 등의 구갈에 쓴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동의 보감에서는 댓잎 뿐 아니라 수액인 죽력, 대나무 열매의 씨인 죽실, 대나무 뿌리인 죽근, 대나무 속껍질인 죽여에 대한 효능을 적어 놓았습니다.
특히 댓잎차는 6~7월 산죽의 잎을 따 덖어 만드는데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어 여름 더위를 식히는데 애용되었습니다. 우리조상들에에 여름은 이겨야하는 존재가 아닌 피서, 즉 견디고 적절히 피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서도 작은 시원함을 찾아 소소하게 즐겼습니다.
버튼만 누르면 에어컨에서 찬바람이 나오는 시대지만 대나무와 함께 보낸 조상들의 환경적이고 자연적인 여름나기 함께 되새겨보는건 어떨까요?
(국립산림과학원 '과학이그린 中'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