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블로그 전문인 기자단 성금미(산타벨라)
매일 똑같이 만나는 사람들, 비슷한 업무,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과 별반 다를 것 없을 것같이 여겨지는 바쁜 일상이 가끔 우리를 우울하게 만듭니다.
저도 요즘 직장에서 새로운 학기의 시작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네요.
퇴근 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방을 휙~ 내던지고 윗옷을 풀어헤친 채로 거실 바닥에 벌러덩 드러눕습니다.
집에 들어서고 난 후에야 비로소 안도의 숨을 쉬는 제 눈에 문득, 소파 옆 탁자 위에서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는 시선과 얽히는 순간. 조용히 앉아 있던 ‘죽백’이 ‘안녕? 오늘도 수고했어.’라고 말해 주는 듯합니다.
잎의 생김새가 대나무 잎과 닮았다고 해서 ‘죽백(竹柏)’, 또는 ‘죽백 나무’라고 불리는 녀석이에요.
녀석을 본 사람들은 누구나 첫눈에 들어오는 느낌이 ‘낯설지 않다’거나 ‘동양적이다’라고 합니다.
고향이 중국이어서 그럴까요?
죽백은 다 자란 키가 20미터를 넘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교목이지만 우리나라 꽃시장에서는 어린 묘목을 화분에 심어 판매하여 실내 관엽식물로 기르고 있어요.
일 년 내내 푸르른 잎.
특유의 광택과 색상에서 건강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흔들림 없는 잎사귀의 단정한 생김새하며 짙은 녹색의 쭉 뻗은 줄기에서 보여지는 단단함이 이리저리 우왕좌왕하는 우리 일상의 부산스러움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얕은 화분에 어린 죽백 서너 개를 심어 이끼와 돌로 덮어 단출한 느낌을 연출해 보세요.
꽉 차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은, 오히려 단순하고 소박해서 보는 이의 마음이 편해지는 여백의 아름다움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답니다~
죽백은 성장이 더디기 때문에 분갈이가 자주 필요하지 않고 오래 자라더라도 공간을 별로 차지하지 않아 사무실이나 공부방의 책상 위에 두고 볼 때마다 “오구 오구, 내 새끼~” 하며 나만의 애완식물로 애지중지하기에도 안성맞춤. (어느 정도 자라면 봄에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지만 실내에서는 드문 일.)
뭔가 정리된, 어딘가 여유가 있어 보이는, 그러면서도 자기관리의 내공이 전해지는,
이것이 제가 죽백을 볼 때마다 얻게 되는 느낌들이랍니다.
저도 이런 죽백을 닮고 싶습니다.
아, 너무 피곤했던 하루, 이 하루를 잘 견디어 준 나의 몸과 마음에 죽백의 기운이 쑤욱~ 들어오도록 크고
깊은 숨을 쉬어봅니다. 당신도 오늘 정말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