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5년(6기)

도심 속의 명산 북한산을 오르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5. 10. 19. 12:00

 

 

도심 속의 명산

북한산을 오르다.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황원숙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싯귀처럼 가을로 가득 차 있는 하늘을 만나러 산을 오릅니다.
제가 오늘 오를 산은 '북한산'입니다.
조선시대에 한성의 북쪽에 있는 산이라 하여 북한산으로 불렸으며 인수봉과 만경대, 백운대의 세 봉우리가 모여 있어 삼각산이라 불리기도 했던 '서울의 명산'입니다.
해발 835.6m이며 서울의 강북구와 도봉구 은평구와 성북구 종로구, 경기도 고양시와 덕양구, 양주시의 경계까지 넓게 도심을 아우르고 있는 산입니다.

맑은 날이면 서울시내 어느 곳에서도 북한산의 능선과 봉우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서울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산답게 수십 곳의 등산로가 있지만 저는 오늘 종로구 구기동 승가공원지킴터의 소나무 숲길에서 시작합니다.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북한산을 오르지만 서울과 경기도에 걸쳐 있는 수많은 등산로로 흩어진 등산객들 덕분에 제가 오르는 이 길은 한적하기만 합니다.

 

 

잘생긴 소나무 숲길을 빠져 나오면서 시작된 가파른 산길을 30분 정도 오르면 아직 가을 옷을 갈아입지 않은 나무들 사이로 사모바위가 보입니다.

 

 

북한산은 '바위산' 입니다. 잘생긴 바위들이 산을 오르는 내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가파른 산길을 올랐지만 바위들의 시원한 기운 덕분인지 큰 산의 넉넉함 덕분인지 조금도 피곤하지 않습니다.

 

 

 

드디어.. 사모바위 능선에 올랐습니다.
서울의 은평구 독바위, 향로봉에서 오르고 경기도 고양시 삼천리계곡에서 오른 등산객들이 사모바위 아래 모였습니다. 무르익지 않은 가을이지만 하늘은 높고 푸르기만 합니다.

도심에서는 아직 만나지 못한 계절을 이곳에서 만납니다.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신라 제24대 진흥왕 순수비가 서 있는 '비봉' 입니다.
멋진 바위가 많은 북한산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바위 봉우리입니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알지요. 아슬아슬.. 스릴만점의 바위를 오르는 기분!!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비봉에 올라 아등바등 살아가는 삶의 조각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고 있나봅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입니다. 온 몸에 북한산의 맑은 기운이 가득 차오르는 듯합니다.
세상시름 모두 다 잊고 그저 산의 기운에 모든 것을 맡겨도 그만입니다.
백운대와 만경대, 인수봉의 모습이 거칠 것 하나 없이 눈으로 들어옵니다.
바쁜 시간 속에서도 시간을 내서 땀 흘려 산을 오르는 이유!! 바로 이 상쾌한 기분 때문이죠~~

 

 

 

 

 

 

부드러운 흙산은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등산을 할 수 있습니다.
북한산처럼 크고 잘생긴 바위들이 시원스러움을 뽐내는 돌산은 몸을 낮추고 마음을 비우고 올라야 합니다.

높고 답답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 하나라도 더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두 손 가득 움켜쥐고 있던 욕심을 버리고 두 손과 두 발로 오른 바위봉우리에서 문득 뒤돌아보니 저만치에 두고 온 세상의 모습이 작게만 보입니다.

 

네모난 아파트와 네모난 건물들 한강을 건너는 수많은 자동차들이 이곳에 앉아있는 나와는 다른 세상의 것처럼 느껴지네요.  빼곡한 세상 너머 남산도 보이고 그 너머 관악산도 보입니다.
산 속의 도심... 도심 속의 산... 그 속에 북한산의 바위봉우리를 오르는 저도 풍경이 됩니다.

 

 

 

 

사모바위에서 크고 작은 바위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며 마주한 '승가봉 절벽'입니다.
의지할 곳이라고는 바위봉우리에 꽂혀있는 봉과 나 자신뿐입니다.
숨 한 번 크게 쉬고~~ 두 발에 힘주고~ 오릅니다.

발걸음에 집중하고 몸의 무게를 적당히 분산시키며 힘을 줘서 도움닫기로 올라야 할 곳도 눈으로 미리 점찍어 두고 오로지 예각으로 솟아오른 바위를 오르는데만 집중합니다. 세상살이 걱정거리는 이제 아무것도 아닌 일쯤으로 치부되는 순간입니다. 승가봉을 무사히 올라 뒤를 돌아봅니다.
이제 세상 고달픈 바람이 휘몰아치는 세상으로 나가도 승가봉을 오른 집중력과 뚝심정도면 버티지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자신감이 솟아오르는 듯합니다.
세상 많고 많은 산 중에 북한산을 오르는 이유!! 불가능도 가능으로 만들어내는 용기 있고 담대한 나를 만나기 위함이지요. 승가봉에서 맞는 자연의 바람이 더할 수 없이 시원합니다.

 

 

 

 

승가봉에서 문수봉을 오르고 대남문을 향해 갑니다.
숙종 때 쌓아올린 산성이 보수와 축성을 이어오며 현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북한산성 14개의 성문 중 종로구 구기동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는 대남문입니다.
도심 속에서 만나지 못한 가을이 해발630m의 대남문 근처에는 와 있는 듯합니다.
멀리 보이는 나뭇잎들이 울긋불긋 가을 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네요.

 

 

자, 이제 구기동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유난히 크고 작은 바위들이 많아서 내려가는 길이 수월치만은 않았는데 자연보호차원에서 나무계단을 놓았습니다. 많은 등산객들의 발자국으로 힘들어하던 땅들도 안식년을 가지고 내려가는 사람들의 무릎도 편안해지는 길입니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꽃처럼 예쁜 씨앗입니다.
산기슭이나 골짜기의 기름진 땅에서 자라는 나무입니다. 약 2m 높이로 자라며 수피는 잿빛을 띠지요. 잎은 마주나고 붉은색의 꽃이 8~9월에 핍니다. 둥근 열매는 10월에 짙은 파란색으로 익지요.
붉은 꽃받침 속에 까맣고 단단한 열매가 보입니다. 꽃이 없는 계절 한참을 내려오다가 붉게 빛나는 모습을 보고 발걸음
을 멈췄습니다. 얼마나 예쁘던지요~~

 

 

소나무향기를 맡으며 시작한 '북한산 산행' 잘생긴 바위들의 기운을 맘껏 받고 푸른 하늘과 흰 구름, 발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도심을 바라보고 높은 바위를 오르며 이제 막 한 발 내디딘 가을을 만끽하며 꽃처럼 예쁜 열매도 만난 행운의 하루였습니다. 도심 속에 있었다면 만날 수 없는 대자연의 모습이었어요.
땀 흘리며 산을 오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행운의 시간이었음을 느끼며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힘들고 외로운 사람들을 품어주는 북한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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