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늦은 가을 영남의 명산 '영남알프스'에는 은빛 물결이 바다를 이룬다.
발갛게 물든 단풍 숲길을 걸어도 좋겠지만 때로는 민둥산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은빛 물결에 몸을 담아도 좋을 것이다.
억새를 옆에 두고 걸을 때 들려오는 억새들의 서걱거림은 가을이 가는 소리라 여겨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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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오기 위해 잠시간의 고민이 있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하필이면 '영남알프스 억새축제하는 날'곳을 방문하게 되었고, 많은 인파를 피해서 결국 가천리 불승사 뒤로 난 산길을 머리 삼아서 가을이 는 여유로움을 한껏 느끼며 발걸음을 뗀지 2시간여 만에 신불산 아랫재 신불재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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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바다 가운데에 있는 소나무는 섬이 되어 둥실둥실 떠있고, 잘 만들어놓은 뱃길에는 산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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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시간을 걸으면서 몇 모금의 물을 마신 게 전부지만 몸은 어새꽃처럼 가벼이 느껴져 잰걸음으로 '간월재 억새평원'으로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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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불어대는 가을바람은 무채색의 억새를 단조로움에서 경이로움으로 바꿔놓으며 걷는 이의 발길을 잡아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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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달 전에 걷던 길을 따라 걷지만 그 느낌은 몇 년이 지나버린 듯 생경하게 다가온다.
그때는 딸아이와 함께 이 길을 걸으며 주변의 자연을 느끼기보다 아직은 어린 녀석의 쫑알거림의 말동무가 되어주었기에 가는 길목마다 녀석이 흘려놓은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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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바람의 속삭임이 딸아이의 목소리가 되어 들릴 때는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며 녀석과 걸었던 시간을 다시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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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앞만 보고 걷다가 숨이라도 돌릴 요량으로 뒤를 돌아본다.
영취산과 시살등이 까마득히 보이고 드문 드문 오르는 산객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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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서 억새는 지는 가을이고 오는 겨울이라 여겨진다. 최소한 산에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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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간월재가 열린다~![](//i1.daumcdn.net/deco/contents/emoticon/things_16.gif?v=2)
풍광의 수려함에 구름도 쉬어간다고 하는 '간월재', 그 너머로 간월산, 배내봉으로 이어지는 '하늘억새길' 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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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과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과 청도군 운문면 등 높이 1000m 이상 되는 7개의 산 (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신불산, 영축산, 고헌산, 간월산)을 일컬으며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간월재의 10만여평의 억새평원은 매년 가을이면 장관을 이루어 이곳에서 축제가 벌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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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영남알프스 은빛바다 하늘억새길을 걷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