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6년(7기)

수락산행에서 돌아본 인생의 마음자세

대한민국 산림청 2016. 4. 8. 10:58

 

 

  '수락산행'에서 돌아본

인생의 마음자세

 

 

 

 

 

 

 

 

 

 

산림청 블로그 기자단 유정희

 

  얼마전 지인이 소개한 동호회 수준의 등산카페에 가입하고 마침 집 근처 수락산 등반모임이 잡혀 반가운 마음에 신청하고 참가했습니다.
오전 9시 집합장소에서 인원을 확인하고 등산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옮기며 보니 배낭들을 보니 거의 전문가수준이에요.

 

 
이날 코스장암역→석림사→계곡→암릉지대→철모바위→수락산 정상의 순으로 진행되어 가는 길가에 적힌 ‘노강서원’이란 곳에서 무슨 행사가 있는지 분주히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옥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노부부가 서로 매무새를 매만져 주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호기심 많은 제가 안주인으로 보이는 분께 여쭈니 봄과 가을에 열리는 향사가 있는 날로 제가 “한복이 곱습니다” 말씀드리니 “보는 사람 마음이 고와 그리 보이는 것이에요”라는 답이 돌아오는 걸 보며 맵시만이 아닌 말씨도 고운 분이라 생각하며 기분 좋은 마음이 더해져 발걸음이 가벼워졌어요~ ^^

 


경사진 계곡을 지나다 만난 노란 꽃망울을 터뜨린 생강나무가 일행을 반겨줍니다.

생강나무꽃은 산수유꽃과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데 생강나무꽃은 꽃몽오리 하나에 소담스럽고 몽실몽실한 모양새로 냄새를 맡으면 생강향이 난다 하여 붙은 이름으로, 꽃이 벌어지기 전 따서 덖어 차로 마시기도 해요.

 


지인들과 이야기 나누며 즐거이 오르다 그만 이날 최대의 암초인 암벽을 만나고 말았지 뭐에요.


번지점프는 해도 암벽 타기는 피하는데 ‘기차바위’라기에 횡으로 기차처럼 칙칙폭폭 오르면 될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세로로 벽을 타고 오르기에 그리 이름이 붙었더라구요.
험한 산세와 달리 재밌는 사연이 있는 수락산 원래 금강산 자락에 있었는데 이성계가 한양으로 도읍지를 옮긴다는 소문을 듣고 자기가 남산이 되겠다며 한양으로 달려왔으나 이미 다른 산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자 팽 토라져 한양을 등지고 앉았다고 한다 그후 이성계가 한양을 등진 봉우리를 보고 ‘반역산’이라 하였고 기차바위는 수락산의 기암절벽 중 하나로 꼽히며 중생대 쥬라기 화강암으로 약 1억 5천 년에서 2억 년 사이에 마그마가 지하 깊은 곳에서 천천히 식어 만들어진 암석으로, 경기도 의정부시 산곡동에 속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피하고 싶고 마주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생기는데 해결방법은 결국 정면돌파일 때가 있잖아요 지인들이 이곳을 넘어가야 한다고 하기에 벌벌 떨리는 다리를 진정시키며 격려 속에 ‘나는 할 수 있다’를 외치며 쉬지않고 거의 90도 경사에 가까운 암벽을 밧줄에 의지한 채 올라와 가뿐 숨을 몰아쉬며 다짐합니다 다신 이 기차바위에 오를 일이 없을 것이라고!

 

 

그리고 떨리는 손에 쥔 핸드폰이 떨어지지 않게 꼭 잡고 경치를 담습니다. 그러나 저느 잠시 후 깨닫게 되었어요. 워낙 고강도의 등반을 하고 나니 이후 산행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자신감이 생겼지 뭐에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이래서 나왔는가 봐요, 그치만 지금도 다시 오르고 싶은 마음은 없답니다^^
드뎌 637M의 주봉인 수락산 정상을 밟은 기쁨도 잠시 인증 사진만 찍고 더 머물기엔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많아 내려오며 점심을 먹기 위한 장소를 물색하고 배낭을 풀어 간단히 준비해 온 김밥과 과일, 간식으로 요기를 한 후 '하산코스'수락산 초록숲길을 따라 정상→철모바위→깔딱고개→새광장→벽운동계곡→수락골→수락산역으로 잡고 내려옵니다.

수락산 초록숲길등산로 3코스와 4코스를 연결한 등산로라고 해요.

 

 

 

 

저 멀리 보이는 산 꼭대기 위 정자가 처음엔 아득하게만 보여 언제 가나 싶었으나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니 어느새 '월정'에 도착해 매월당 김시습 선생의 풍류를 맛보고 있었습니다.

그는 조선 전기의 학자로 생육신의 한 사람이고 세조가 왕위를 찬탈한 계유정난이후 출세의 길을 단념하고 전국 방랑의 길에 나서 지은 2천여 편의 시와 30대에 지은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가 있다 지방을 떠돌던 선생은 성종이 왕위에 오르자 1471년(성종 2) 37세에 서울에 올라와 수락산 동봉에 폭천정사를 짓고 십여 년을 생활하였다고 한다 고서인 [간폭정기]에 ‘수락산 옥류동에 있는 옥류폭포 옆에 간폭정을 지었는데 그 위 5리쯤에 매월당 김시습의 옛 살던 터가 있다’라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보아 지금의 수락산 내원암(경기도 별내면 소재)인근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시 발길을 재촉해 내려오다 어디선가 날아온 까마귀 한 마리가 바위 위에 앉은 모습을 포착했는데 산 중에서 만나니 운치를 더합니다.

 

 

 

코뿔소 옆 모습의 커다란 바위를 보며 자연의 신비로움에 감탄합니다

 

거의 수락골에 다다를 즈음 양지바른 곳에서 만난 봄의 전령사인 진달래가 장시간 산행의 노곤함을 잠시 잊게 합니다. '수락골'서울둘레길 1코스인 수락불암코스이기도 해서 지난 2월 지나간 곳이기도 해서 반가웠어요.

 

 


산은 오를 땐 정신없이 앞만 보고 가다 휴식을 취할 겸 잠시 돌아보면 오른 만큼의 경치를 선사하며, 힘들다 생각이 들 때쯤엔 오르막길만이 아닌 내리막길을 만들어 잠시 여유를 갖게 하고, 함께 하는 이들이 있어 멀리 갈 수 있으며, 매번 같은 산일지라도 오르며 맛보는 즐거움이 다르고, 힘든 산행 후엔 개운함과 나름의 성취감을 주니 굴곡진 우리네 인생사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며 산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나날이 많아지겠지만 그럴수록 안전에 유의하고,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로 등산을 즐긴다면 돈을 들이지 않아도 더한 기쁨을 맛 볼 수 있는 날들이 우리에게 많이 주어질 테니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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