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6년(7기)

천상의 숲으로 초대, 거제 공곶이 수목원

대한민국 산림청 2016. 4. 12. 09:00

 

 

천상의 숲으로 초대,

거제 공곶이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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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의 숲으로 초대, 거제 공곶이 수목원

'여기에 정말 수목원이 있단말야?'
예구 선착장에 내려 수선화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는 수목원을 찾으며 중얼거렸었습니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평범한 어촌마을일 뿐 수목원이 있을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을 뒷쪽으로 나즈막한 산이 연두빛, 분홍빛으로 봄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지만 노부부가 47년간 맨손으로 일구었다는 그 수목원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예구마을 선착장)

 

(공곶이 수목원 가는 길)

 

두리번거리며 선착장을 따라 조금 걷다보니 커다랗게 '공곶이 가는 길'이라고 쓰여있는 펫말이 보입니다.

여기가 맞긴 맞은 모양입니다.

 

 

두 부부가 일군 수목원이 거제 팔경으로 자리 잡아 잘 정리된 탐방로도 생겼습니다.

그 이정표를 따라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내는 펜션들을 지나쳐, 아스팔트길이 흙길로 바뀔 때 까지 걷자 드디어 공곶이로 가는 탐방로가 보였습니다.
'헉헉. 이거 완전 등산이잖아...‘
수목원이라고 하면 웬지 평지에 있는 숲일 것 같아서 가벼운 산책을 기대하고 왔는데, 공곶이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경사도가 높은 오르막입니다.

 

 

영화 '종려나무 숲' 촬영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탐방로를 따라 십여분을 걷다보니 드디어 수목원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 도착했던 예구마을 뒷산 뒷편에 수선화의 낙원이라 불리는 공곶이 수목원이 위치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수목원 입구에는 기대하던 수선화 대신 종려나무가 주욱 심어져 있었습니다.

'여기가 정말 한국 맞나?' 종려나무가 저 멀리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남국의 어느 휴양지를 찾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곳에서 2005년에 김민종, 이아현이 출연했던 영화, 종려나무 숲도 촬영했다고 합니다.

 

 

수선화를 보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긴 동백터널을 따라 내려가야 합니다.

막연히 수선화를 구경할 생각으로 찾아왔는데, 이곳은 한걸음 한걸음 옮길수록 감동이었습니다.

'정말 손으로 이걸 다 가꾸었단 말인가?' 자연석을 이용해 만든 333개의 돌계단과 붉은 꽃이 떨어지며 레드카펫을 만들어 놓은 동백터널이 200미터 가량 이어졌습니다.

터널 중간 중간에 계단식 꽃밭으로 가는 입구가 있고, 그곳에는 어김없이 수선화나 종려나무가 가지런히 심어져 있습니다. 지금은 여든을 훌쩍 넘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이 넓은 부지를 다 관리하고 계신 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이곳저곳을 쳐다보고 또 쳐다 보았습니다.

 

 

(동백터널 위쪽에서 내려다 본 공곶이와 내도)

 

터널 중간에 계단식 꽃밭으로 갈 수 있는 입구가 열려 있기에 고개를 디밀었더니 이런 가슴 탁 트이는 풍경이 우리를 반겼습니다. 공곶이 수목원은 마치 걸어서 갈 수도 있을 듯 가까워 보이는 섬, 내도와 하늘빛 청순한 남해 그리고 새하얀 몽돌해변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곳의 터줏대감 강명식 할아버지가 1957년 처음 이곳을 마주하고 반해서 '내가 살아야 할 낙원'라고 느꼈다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공곶이의 터줏대감 강명식 할아버지가 일을 하고 계십니다.

계단을 헉헉거리며 모두 내려오자 수선화 밭으로 가는 길목에 이곳의 주인 강명식 할아버지가 묵묵히 일을 하고 계신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공곶이는 전부 사유지로 강명식 할아버지와 지상악 할머니 두분이 1969년 이곳에 정착하면서 부터 평생을 바쳐 가꾼 곳이라고 합니다.

한 개인의 식물농장이 거제 8경으로까지 자리 잡을 만큼 오랜 세월 공을 들이고, 가꾸었을 노력을 생각하니 절로 숙연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애정을 갖고 만들어낸 이곳을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개방까지 해주고 계십니다.

'대체 이 분들은 어떤 분들일까?' 지금은 워낙 공곶이가 유명해져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이 수백 명인데, 입장료로 천 원씩만 받아도 힘들게 일하지 않고도 수입이 생길 것 같건만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맨손으로 밭을 정성들여 가꾸고 계신 모습을 보니 절로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공곶이의 수선화 밭'입니다. 드디어 공곶이의 그 유명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노오란 수선화가 헤아릴 수 없이 피어난 바닷가, 푸른 물결과 저편의 작은 섬하나.

 

 

 

 

이곳은 분명 그들이 말한 낙원이 맞는 듯 했습니다. 백퍼센트 노력으로 만들어낸 그들만의 낙원.

이제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속에까지 아름다운 쉼터로 남을 수 있도록 그 낙원을 누구에게나 열어주는 두 부부는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살고 있는 천사인 듯합니다.

 

 

수선화를 감상하고, 다시 처음 도착했던 마을로 가려면 수목원을 되돌아가기 보다는 몽돌해변을 거쳐 우측 숲길을 이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몽돌해변에는 사람들의 소원을 담은 수많은 탑들이 쌓여 있습니다.

 

 

해변과 수목원의 경계에는 돌담이 가지런히 쌓여 있고, 그 담장아래에는 여러 가지 봄꽃들이 생글 생글 미소 짓고 있습니다. 저 긴긴 돌담도 자연석을 이용해 손수 쌓여 있는 것을 보니 정말 놀랍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 수목원의 그 어떤 것도 기계나 자동화의 힘을 빌려 만들어 진 것이 없었습니다. 모두 사람 손으로 정성들여 하나하나 만들어 졌습니다.

 


(꽃과 바다가 어우러진 공곶이의 몽돌해변)

 

 

(예구마을로 돌아가는 숲길)

 

몽돌을 평평하게 다져 만들어 놓은 해변 길을 따라 백여미터 즈음 걸어가면 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옵니다. 이곳부터 처음 도착했던 예구마을은 약 1.2km떨어져 있어 15분쯤 숲의 향기를 맡으며 천천히 걷다보면 쉽게 다다를 수 있습니다.

 


(떠나기가 아쉬워 산위에서 뒤돌아 본 공곶이의 몽돌해변)

 

거제의 물빛은 한없이 투명합니다. 절로 사랑스러운 마음이 그득히 드는 풍경. 그러나 이 멋진 곳에도 쓰레기가 심심치 않게 버려져 있어서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게다가 공곶이 수목원은 사유지라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수 청소를 하셔야 할 텐데, 그곳에 무언가를 버리는 사람들의 무관심함이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개인의 작은 쓰레기를 되가지고 가는 것이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구태여 저 낙원에다 흔적을 남기고 오는지...

 


산길에 핀 야생화, 공곶이의 감동을 가득 안고 마을로 돌아오는 숲길을 걷는데, 꽃들의 향연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길가에 방긋 방긋 인사하는 야생화들이 바야흐로 봄이 깊숙이 찾아 왔음을 실감하게 해주었습니다.

 

 

 

지고 있는 동백들이 붉은 융단을 만드는 거제의 숲은 구불구불 나무들이 자라는 모습이 굉장히 이국적이었습니다. 수도권 부근의 쭉쭉 뻗은 소나무가 가득한 숲만 보아 왔는데, 이런 아열대숲을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는 걸 몰랐다니, 그간 너무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왔나봅니다.
한국의 다양한 모습의 숲에 새삼 반하며 일상으로 향했습니다. 마음씨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 덕분에 마음속의 휴식을 가득 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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