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산에서 만나는 우리 풀꽃~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황원숙
어느새 일 년의 절반이 지나가버렸네요. 봄바람이 불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꽃대포가 터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꽃은 자취도 없어지고 나뭇잎의 초록이 진해지고 있습니다. 도심에서 만나는 울긋불긋한 이름 모를 꽃이 식상해진다면 산을 올라보면 어떨까요? 산 속에서 만나는 우리 꽃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산을 오르며 시원한 나무그늘에서 쉬어가며 수줍은 듯 숨어있는 풀꽃을 만나러 광덕산을 올랐습니다.
광덕산은 강원도 화천과 철원군, 경기도 포천을 아우르고 있는 산입니다. 해발 1,000가 넘는 산이지만 기상대와 천문대가 있는 산 정상까지 도로가 나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까지 자동차로 오르는 건 산을 좋아하는 우리들에겐 용납할 수 없는 일이죠~ 오늘은 두 발로 천천히 산을 오르며 나무와 풀, 풀꽃들과 눈 맞춤하려 합니다.
맑고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이름난 계곡을 품고 있는 산,
잣나무와 소나무, 황칠나무등 아름드리를 품고 있는 산.. 그곳에서 어떤 우리풀꽃들을 만날까..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첫 발자국을 내딛습니다.
길가에 보라색 작은 꽃을 피우고 있는 작살나무이려니 하고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잎 끝이 뾰족한 좀작살나무입니다. 요즘 도로변에 많이 피어있는 금계화도 눈에 뜁니다. 서양코스모스라고도 하는데 하늘하늘.. 연분홍빛 우리 코스모스는 어디로 간 걸까요~
서양벌노랑이 꽃입니다. 벌노랑이란 이름은 벌과는 상관없이 벌판에 노랗게 핀 노랑꽃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콩과식물이고요.. 꽃말은 ‘다시 만날때까지’랍니다. 5~7개의 꽃이 동그랗게 모아져 있지요. 강렬한 노란색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보라색 꽃이 오밀조밀하게 붙어서 피는 이 꽃은 ‘꿀풀’입니다. 여러해살이 풀이고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꿀이 많아 곤충들이 좋아하는 풀입니다.
산길을 걷다가 “어머나~ 이것 좀 봐” 탄성이 절로 나오는 나무를 만났습니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입니다. 노랗게 익어 점점 붉어지다가 검게 익어 달콤함을 더하는 향긋한 열매이지요. 7월까지 검게 익어 가는데요.
살살 따서 입에 넣으니.. 손도 입도 모두 오디열매의 색처럼 까맣게 되고 맙니다. 도심에서 만났다면 그냥 지나쳐갔을 텐데 깊고 깊은 산속에서 만난 열매라 한주먹 가득 따서 오물오물 거리며 산행을 다시 시작합니다.
이렇게 작고 앙증맞은 꽃은 '다래 꽃'입니다.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도 잘 자라는 낙엽덩굴이지요. 꽃은 암수딴그루입니다. 꽃은 피었지만 열매가 없다면 수나무 인거죠. 보이는 꽃은 수꽃이며 열매는 쥐다래입니다. 다래와 개다래와 쥐다래는 덩굴이나 잎이나 열매의 모양이 약간씩 다릅니다. 다래는 아직 익지 않아서 눈으로만 봅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할미밀망‘입니다. 솜털 같은 하얀 꽃은 모두지고 잎만 남았습니다. 이름도 예쁘죠~
초록이 짙어가는 숲에서 선명하게 보이는 예쁜 꽃.. ‘함박꽃’입니다. 크고 하얀 꽃이 어디서든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함박웃음을 짓는 것처럼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주는 듯 합니다. ‘눈 감아야 오롯이 보이는 꽃’이라고 읆었던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가만히 눈감으면 산을 오르며 보았던 그 꽃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하얗게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운 노루오줌도 숲 속에서는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연리목사이 약간의 흙이 덮여있는 이곳에 졸방제비꽃 씨앗이 날아왔나 봅니다. 이곳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이제는 초록의 잎으로만 남아있네요. 자연은 이렇듯 누구에게나 자리를 내어주고 함께합니다.
하얀 초롱꽃도 사람들의 발길 닿는 곳 언저리에 다소곳이 피어있네요. 깊은 산에서 꽃을 피우는 여러해살이 풀인 박새도 하얀 꽃을 피웠습니다. 초록이 진해지는 숲에서 유독 하얀 꽃을 많이 만납니다. 여름 꽃이 하얀색인 이유는 곤충의 눈으로 식물을 봤을 때 초록과 가장 잘 구분되는 색이 하얀색이랍니다. 그래서 초록이 진해지는 여름철에 유난히 흰 꽃이 많은 것이라 하네요.
광덕산이 높고 깊은 산임을 다시 깨닫게 되는 폴입니다. ‘도깨비부채’입니다. 깊은 산 응달에 자생하는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큼직한 잎이 마치 부채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도깨비도 더운 한여름엔 이 부채로 부채질을 할까요?
산을 오르며 계속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추며 작은 풀꽃들을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하늘을 바라보니 햇빛에 반짝이는 나뭇잎도 보이고 파란하늘을 건너가는 흰 구름도 보입니다. 회색의 빌딩들 속에서 만나는 하늘과 전혀 다른 맑고 깨끗한 하늘입니다. 오락가락하는 비와 습한 공기가 머물러 있는 도심이 아닌 높고 같은 산에서 만나는 여름은 신선하고 향기롭습니다. 이번 주말엔 한 번 떠나보시죠~ 높고 깊은 산 ... 그 숲속의 비밀을 찾아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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