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6년(7기)

신라 천년의 숲, 경주 계림

대한민국 산림청 2016. 9. 8. 14:22

 

신라 천년의 숲, 경주 계림

 

 

 

 

산림청 일반인 블로그 기자단 이재락

 

 

 

 

신라 천년 문화의 수도인 경상북도 경주는 도시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 경주의 중심에 조성된 반월성과 첨성대가 있는 동부사적지구는 경주의 색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경주 관광의 중심입니다.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신라의 숨결을 느끼고자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사적 제19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숲은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가 태어났다는 전설을 간직한 곳입니다. 신라 4대왕인 탈해왕 때 호공이라는 고위 관리가 이 숲에서 닭이 우는 소리를 들었는데, 가까이 가 보니 나뭇가지에 금궤가 빛을 내며 걸려 있었다고 합니다. 금궤의 뚜껑을 열어보니 온몸에 빛을 내는 사내아이가 나왔다고 하네요. 그 신비한 아이의 이름을 지었는데, 금(金)궤에서 나온 아이라 성을 김(金)으로 짓고, 당시 ‘아이‘를 뜻하는 ’알지‘를 이름으로 지었습니다. 그렇게 경주 김씨의 역사는 시작이 됩니다.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 보면 담장이 둘러진 작은 사당이 나옵니다. 이 사당 안에는 김알지의 탄생비가 있습니다. 김알지를 왕의 재목으로 키운 탈해왕은 그를 왕으로 세우려 하였지만 그는 유리왕의 아들 파사에게 왕위를 양보함으로서 스스로는 왕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그의 6대 후손 미추가 신라 제13대 왕으로 올라가면서 김씨 왕조의 기틀을 닦았고, 17대 내물왕 때부터는 박씨와 석씨를 몰아내고 김씨의 왕위 독점을 이루어 냈습니다.

 

 

 

 

그렇게 ‘계림‘이라는 이름을 받은 숲은 고대왕국 신라의 천 년 역사를 품에 안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몇 백 년은 살았음직한 노거수들이 많습니다. 아직 정정한 나무들도 있고, 때로는 굽어진 허리를 안고 지팡이를 짚은 나무도 있습니다. 몸의 일부분이 썩어 시멘트로 때운 나무도 있습니다.

 

 

 

오랜 세월을 인고한 흔적이 나무의 줄기마다 새겨져 있습니다. 비틀어지고 울퉁불퉁하며 각종 상처투성이들이 흡사 노인의 주름과 같아 보입니다.

 

  

 

천 년의 신라를 보내고 그 이후로 다시 천 년을 보내는 동안 숲은 열심히 제 역할을 하였을 것입니다. 산소를 뿜어내고 공기를 정화하였으며,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안식을 주었으며 생명체들에게 활력을 전하였을 것입니다.

 

 

 

계림은 규모는 작지만 숲 속에서는 신기하게도 밖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숲에 안기면 왠지 모를 아늑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잘 만들어진 산책로는 두 번 세 번 반복하여 걸어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수 백 년 된 오래된 나무들에 둘러싸인 숲속에서 배롱나무들이 군데군데 심겨져 단조로움을 해소합니다. 여름철 한 번 꽃을 틔우면 100일 동안 피어 있다고 하여 백일홍(목백일홍)이라고도 불립니다.

 

 

숲의 끝에는 사적 제188호인 내물왕릉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내물왕(356~402)은 신라의 제17대 왕으로서 중국의 문물을 받아들이고 여러 차례 왜구의 침입을 물리치는 등 외교와 국방에 힘을 써 고대 국가 신라의 기틀을 확립한 인물이죠. 신라초기에는 박씨, 석씨, 김씨 세 성이 돌아가며 왕을 계승하다가 내물왕 이후로 김씨 성에 의해 독점적으로 왕위계승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내물왕릉 앞에는 멋드러진 소나무 숲이 있습니다. 비온 후여서인지 줄기의 무늬가 선명하고 웅장한 기세로 하늘로 뻗은 것이 마치 호랑이를 보는 것 같습니다.

 

 

다시 입구로 돌아갑니다. 입구에서 내물왕릉까지 직선거리는 대략 230m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잘 만들어진 산책길을 돌아 한 바퀴 관람하는 데는 채 몇 분이 걸리지는 않습니다. 2배속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숲과 호흡하고 숲에 새겨진 역사를 음미하면서 걸으면 좋겠습니다.

 

 

숲의 한 켠에는 비석이 하나 서 있습니다. ‘향가비‘라고 새겨진 이 비석의 한쪽 면에는 삼국유사를 일연스님의 업적이 쓰여 있고, 다른 한 면에는 화랑 기파랑을 추모하여 지은 10구체 향가인 ’찬기파랑가‘ 향가가 새겨져 있습니다.

 

 

몇 백 년 수령의 오래된 나무는 늘 토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기껏 100년 남짓한 짧은 인간의 생애보다 더 오랜 시간을 살아온 존재에 대한 동경과 경외였을 겁니다. 어느 마을을 가더라도 마을 입구에 오래된 나무가 있다면 그 나무에는 정성과 치성을 올린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오래된 숲은 늘 존경하고 경외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더 오랜 시간동안 인간들과 공존할 수 있도록 아끼고 아껴야 할 것입니다. 천 년 전 우리네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주차료 : 경주 동부사적지구 인근 주차장에 유료주차(500원/30분) 또는 교동마을 주차장에 무료주차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황남동 395-7 (교촌한옥마을 주차장)
 입장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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