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에게 평등한 무등산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설경을 만나다
- 눈내린 광주의 어머니산, 무등산을 오르다 -
산림청 블로그기자단 8기 심인섭
광주에 모처럼 눈이 많이 내렸는데요, 무등산의 아름다운 설경을 산림청 블로그 독자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고 싶어 옆지기와 같이 올랐습니다.
무등(無等)이란 견줄만한 상대가 없어 등급을 매길 수 없다는 뜻으로 평등의 절대적 가치인 완전한 평등을 말합니다. 그래서 광주 사람들은 무등산을 고향집 같고 어머니 치맛품 같다고 하는데요, 기분이 좋거나 슬프거나 힘들 때나 외로울 때는 무작정 무등산을 찾습니다. 그럴 때마다 무등산은 어머니의 넉넉한 미소로 따뜻하게 안아주는데요, 집에서 설산으로 변한 무등산을 보니 갑자기 무작정 오르고 싶어 찾게 되었습니다.
무등산은 오랫동안 광역시민의 뒷동산 같은 산이다 보니 오르는 코스가 매우 다양한데요, 오늘은 고전적인 코스인 증심사 지구에서 출발해 토끼등~봉황대~백운암터~중머리재~장불재를 거쳐 입석대와 정상인 서석대에 오른 뒤 내려올 때는 중봉을 거쳐 무등산 최고의 절경 중 하나인 덕산 너덜을 보고 다시 증심사 지구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거리는 14km에 7시간 40분이 걸렸는데요, 설경에 취해 머무는 시간이 많아 시간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증심사 지구에서 토끼등 방향으로 오르면 바로 증심사 뒤쪽인데요, 녹차밭과 증심사, 그리고 건너 새인봉이 보이는 전망 포인트가 있습니다.
무등산은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 선생(1891~1977)이 말년을 보낸 곳인데요, 곳곳에 의재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 시절 백련사를 오가면 차에 심취해 수많은 작품을 집필했다면, 의재 허백련도 무등산 자락에 차밭을 일구고 삼애다원을 설립해 다문화 확산에 기여했는데요, 주옥같은 작품들이 무등산에서 쏟아졌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증심사 아래 의재미술관에 상설 전시되어 있습니다.
증심교서 토끼등까지는 1.4km로 조금 가파른데요, 여기까지만 올라오면 중머리재까지는 거의 평지라 쉽게 갈 수 있습니다. 토끼등에서 중머리재로 올라 정상을 보고 중봉에서 동화사 터와 덕산 너덜을 지나 다시 토끼등으로 내려올 예정입니다.
토끼등에서 중머리재까지는 1.7km인데 곳곳에서 너덜겅을 볼 수 있습니다.
무등산은 중생대 백악기인 8천만 년 전 최소 3번 이상 폭발한 화산이었는데요, 천왕봉 등 정상 3봉의 주상절리대와 서석대와 입석대 등 주상절리대, 그리고 신선대 등 주상절리대가 각각 다른 시기에 형성되었습니다.
중머리재에 도착했습니다.
무등산을 찾는 많은 사람 중 절반은 중머리재까지 오른 뒤 다시 내려가는데요, 그만큼 중머리재까지는 가볍게 올라올 수 있으며, 계속해서 장불재와 정상을 거쳐 원효사 지구로 하산하거나 다시 되돌아오는 코스를 많은 사람이 찾습니다.
무등산은 겨울 지리산처럼 깊지도 않고, 가을 설악산처럼 아름답지도 않습니다.
중머리재에서 1.5km를 걸어 장불재에 도착했습니다. 아쉽게도 상봉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데요, 서석대에 올랐다가 하산할 때까지 정상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구상나무 너머로 입석대가 보입니다.
무등산 구상나무는 장불재와 중봉에 군락지가 있는데요,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산식물입니다.
입석대에 오르면서 본 무등산 백마능선입니다.
천연기념물 제465호인 입석대입니다.
원래는 같은 주상절리대인 서석대처럼 암벽으로 되어 있었는데요, 바람과 물에 약한 부분이 풍화작용으로 녹거나 떨어져 나가면서 지금 이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먼 훗날 입석대도 다시 갈라지고 부서져 결국 너덜겅처럼 변할 것인데요, 다행스럽게도 우리 세대에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답니다.
입석대의 먼 훗날 모습인 너덜겅입니다.
입석대에서 서석대로 오르다 보면 누워있는 주상절리대를 만날 수 있는데요, 바로 승천암입니다.
눈이 내리지 않았더라면 무등산 최대의 너덜 중 하나인 지공 너덜을 볼 수 있는데요, 하트 모양의 거대한 너덜인데 아쉽게도 눈 때문에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무등산의 또 다른 주상절리대인 광석대가 멀리 보입니다.
이제 멀리 서석대가 보이는데요, 서석대를 빙 둘러 환상적인 상고대가 피었습니다.
서석대 상부입니다.
서석대 정상입니다. 통신탑이 보이는 곳이 인왕봉이고 그 너머 보이지 않지만 지왕봉이 있습니다. 우측은 천왕봉인데요, 정상에는 1966년부터 군부대가 주둔해 있어 출입이 통제되고 있지만 해마다 몇 차례 시민들에게 정상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2011년 첫 개방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18차례 개방했는데요, 그동안 약 37만 명이 정상을 밟았다고 합니다.
이제 중봉으로 내려서는데요, 무등산 설경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마치 흰 사슴의 뿔처럼 아름다운 자태들.
눈꽃 터널을 지났다면 이제 무등산 최고의 주상절리대 서석대를 맞이하는데요, 입석대와 같이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 고시되었습니다. 30m 가량 수직으로 선 병풍 같은 돌기둥이 동서방향으로 100여 미터 늘어서 있는데요, 저녁노을이 질 무렵이면 서석대에 반사되는 햇빛이 마치 수정처럼 영롱한 빛을 발해 수정병풍이라 부르며 광주를 빛고을이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서석대의 영롱한 빛 때문입니다. 삼한시대부터 묘향산 구월산과 더불어 신에게 제사를 지내온 우리나라 3대 진산인 무등산은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 등 삼왕봉과 서석대 입석대 광석대 등 절경이 어우러져 육당 최남선은 입석대와 서석대를 가리켜 '마치 해금강의 한쪽을 산위에 옮겨 놓은 것 같다'라며 '세계적으로 이름난 금강산에도 부분적으로는 여기에 비길 경승이 없다'라고 극찬했습니다.
중봉입니다. 중봉에는 엄청난 규모의 구상나무 군락지가 있습니다.
중봉에서 늦재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사양 능선이라고 하는데요, 계속해서 원효봉으로 이어집니다.
동화사 터입니다.
동화사 터에서 토끼등으로 내려가다보면 엄청난 규모의 너덜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무등산의 높이가 1187m인데 덕산 너덜의 길이는 600m로 거의 절반이 넘는 규모인데요, 카메라에 모두 담을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이 너덜들은 지금도 아래를 향해 움직인다는데요, 아마도 수만 년 수백만 년 뒤에는 모두 산 아래에 내려가 있겠죠?
토끼등을 거쳐 다시 출발했던 증심교로 내려왔는데요, 차량을 주차한 곳까지 14km에 7시간 40분이 걸렸습니다. 설경에 취한 시간이 많아 시간은 큰 의미가 없는데요, 광주에서 가장 빨리 다녀올 수 있는 코스가 원효사 옛길 2구간으로 시내버스가 다니는 원효사에서 서석대까지는 편도 4.12km로 2시간이며 오를 수 있으며 하산까지 4시간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습니다.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무등산이지만, 눈 내린 날 설경을 으뜸으로 치기에 올겨울 눈이라도 많이 내렸다면 누구에게나 평등한 무등산에 올라 자연의 신비로움을 마음껏 즐기고 누려보시기 바랍니다. |
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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