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7년(8기)

[가자, #눈산행] 꿈길 걷듯 다녀온 남덕유산의 황홀한 설경

대한민국 산림청 2017. 2. 8. 14:30

 꿈길 걷듯 다녀온

남덕유산황홀한 설경


- '작은 히말라야' 경남 남덕유산(1507m)으로 떠나는 눈꽃 산행  -

 

 

산림청 블로그기자단 8기 박재성

 

 

 

 

 

  

 

 

 겨울산행의 성지인 덕유산. 이번엔 눈이 내린 다음날 남덕유산으로 향한다. 곤돌라를 타고 편하게 오를 수 있는 향적봉과 달리 남덕유산은 두발로 힘차게 걸어 올라야 하는 거친 남자의 산 이다. 기상청 예보와 달리 내려서 바라본 하늘빛은 맑지 않았지만 조금 걸어서 올라가니 기대 이상의 설국이 펼쳐진다.

 

  알고 가세요!

 

남덕유산(1507m)은 경남에 속한 덕유산 제2봉입니다. 덕유산의 주봉인 북덕유 향적봉(1614m)에서 시작한 능선은 남서부 방향으로 20㎞가량 뻗어가다 경남으로 넘어와 남덕유산에서 제 2봉을 이룹니다.

 

 

 

 

 

산죽에, 마른 꽃에 예쁘게 들러붙은 하얀 눈을 반가워하며 고도를 조금 높여가니 온 숲에 상고대와 눈꽃이 피어난다. 이런 설경이 반가운 것은 아마도 성별이나 나이와 무관할 것이다. 다들 설국으로의 향하는 길목에서 들뜬 환호의 비명을 질러댄다.

 

 

 

 

하늘빛은 흐리지만 가까운 월봉산, 거망산, 황석산등은 말할 나위도 없고, 멀리 떨어진 가야산에서 지리산까지 주변의 산군들까지 너무도 가깝고 선명하게 조망이 되는 멋진 날이다.

 

 

 

얼어붙은 남덕유산 중봉. 평상시면 수많은 철계단을 보며 한숨을 쉬었을 산꾼들이 이번엔 또 다른 의미의 탄성을 내지른다. 사진으로 보여줄 수 없는 그 이상의 거대한 감동 앞에 그동안 걸어 오르느라 힘들었던 기억들이 모두 망각 속으로 사라진다.

 

 

 

 

 

순백의 남덕유산. 온전히 순백으로 변해버린 대 자연 앞에서 색깔 옷을 입은 작은 인간은 밀려드는 감동을 주체할 수가 없다.

 

남덕유산을 오르며 만나는 그림 같은 설경이 자꾸 걸음을 붙잡는다. 현실에서 벗어난 이상세계를 보고 있노라니 정신이 멍해질 정도다. 다들 오늘 정말 수지맞았다는 말들을 반복한다.

 

 

 

 

설경이 어느 때보다도 아름다운 이날의 남덕유산. 꽃중에 꽃 이라는 눈꽃, 하늘에서 내려앉은 하늘꽃의 활짝 피어난 설경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사진으로 온전히 전달하는 건 너무도 어렵다. 사진으로는 전할 수 없는 그 벅찬 감동은 오로지 산행을 하면서 육안으로 설경을 마주하는 산꾼들만의 몫이다.

 

 



이런 순백의 설경 속을 걷는 일행들은 시간을 잃어버렸다. 마치 시간이 멈춰 버린듯, 하산시간을 잊어버린 듯 설경의 감동에 걸음을 쉬이 옮기지 못한다. 남자인 나도 매 걸음마다 감동을 하며, 가슴이 마구 뛰며 셔터를 눌러대는데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 여자분들의 심정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렇게 한없이 느리게 남덕유산 정상에 올랐다.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전북 장수군 계북면과 경계하며 솟아난 남덕유산(1508m)은 옛날엔 황봉(黃峰), 봉황산(鳳凰山)으로 불렀다고 한다. 이곳은 언제 가도 좋을 멋진 산 이지만, 특히 겨울에 더 어울리는 산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덕유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향적봉의 부드럽고 순한 육산이 아닌 남덕유는 산꾼의 굳센 기상을 보여주는 개골산 이다.

 

 

 

 

남덕유에서 바라본 향적봉으로 가는 덕유산 주능선의 설경. 시간이 허락한다면 노란색 원추리꽃 대신 하얀 바람서리 꽃이 하얗게 피었을 무룡산을 지나, 겨울의 참 맛을 느낄수 있는 중봉의 거센 바람을 만끽하고, 순백의 성탄절 트리들이 동화속 풍경처럼 도열해 있는 길을 걸어 향적봉에 이르고 싶다. 덕유산이 왜 겨울 눈꽃의 성지인지는 겨울 덕유 능선 길을 걸어보면 이내 알 수 있을 것이다.

 

 

 

 

 

 

남덕유에 오르며 걸어온 능선길 뾰족한 설봉들 뒤로 월봉산, 황석산, 거망산, 기백산, 금원산등 함양쪽 산군들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남덕유산 정상 아래에서 강풍을 피해 식사를 하고 월성재로 내려선다. 월성재에서 삿갓봉을 넘어 삿갓재로 가는 길은 여러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 가야 하는 쉽지 않은 코스라서 일행중 일부는 월성재에서 황점으로 내려서고 일부는 삿갓재로 향한다.

 

겨울 산행에서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고 무리를 하다가는 쥐가 나거나 사고를 동반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무리를 삼가 하는게 좋다.

 

 

 

 

월성재를 지나 삿갓봉을 오르며 뒤돌아본 남덕유산과 서봉. 다들 덕유능선은 그 이름처럼 부드럽다고 하지만, 남덕유를 지나 삿갓봉을 넘는 구간은 설악의 강인함을 느끼게 해준다.

 

 

 

 

천상의 설국으로 오르는 계단. 정말로 천천히 걷고 싶은 길. 혼자보기 너무도 아까운 제대로 된 겨울 꽃길.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모두 불러서 이 황홀한 그림들을 보여주고만 싶다.

 

 

 

 

초록의 산죽 밭도 눈꽃을 뒤집어쓰고 바람서리꽃이 핀 나무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런 길을 아무런 감흥 없이 고개를 숙이고 걷기만 할 강심장이거나, 메마른 가슴을 가진 산꾼은 없을 것이다. 나이를 잊고, 세월을 잊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들 겨울 숲이 안겨주는 서정에 깊이 빠져든다.

 

 

 

 

 

 

충분히 보았으니, 이제 그만 하산을 하라는 심술궂은 산신령의 당부인 듯 설국의 정원에 서서히 안개가 밀려든다.

 

 

 

 

삿갓봉에 오르니 이내 구름이 능선을 덮고 만다. 우리는 삿갓재로 내려선 후 황점을 향해 하산길을 서두른다. 황점으로 내려서는 방향이 해가 드는 방향이라 그런지 이내 상고대도 사라지고, 꿈속을 걷는 듯 했던 설국의 환상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며 몽환의 이상세계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잊을 수 없는 꿈같은 산행길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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