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블로그 기자단 김기년
봄을 조금 먼저 맞이 하려면 남도로 가는 게 정답이다. 봄 물결이 바다를 타고 내륙으로 들어오는 첫 상륙지가 아마도 남해 바다일 것이다. 그 봄이 첫 발을 내 딛는 경남 통영의 작은 섬, 수우도에 은빛처럼 빛나는 산 은박산으로 봄 마중 산행을 떠나본다.
<은박산의 붉은 동백>
수우도는 섬에 동백이 많아 동백섬으로 불리다 그 모양이 누워있는 소 모양을 닮았다 하여 수우도로 불리는 경남 통영시의 많은 섬 중 사량도 옆에 위치한 섬이다.
<수우도 모습>
행정구역상 통영시에 속하지만 거리나 생활권은 경남 사천시에 인접해 삼천포에서 들어가는 게 빠르고 쉽다. 삼천포항 옆에 있는 여객터미널에서 한산호를 타고 수우도로 향한다. 수우도 까지는 30~40분이 소요되고 가는 뱃길에 보이는 삼천포대교와 와룡산, 사량도 등을 보면서 조용한 수우도에 내린다.
<삼천포항 여객터미널>
<남해도를 연결하는 삼천포 대교>
선착장에서 경로회관을 지나 산으로 드는 계단 길을 올라 산으로 든다. 섬 산행 답게 초반부는 가파르게 오름길이 나오고 동백과 금년 첫 진달래 꽃을 보면서 올라 좌측의 고래바위로 향한다.
<은박산 산행 들머리>
<수우도에서 본 금년 첫 진달래>
봄 햇살이 내려 앉은 고래바위 능선에 사량도의 옹골찬 지리망산이 가깝게 조망되고 길게 누은 듯한 고래바위 암릉을 왔다 갔다 하면서 봄날의 바위와 산을 즐긴다.
<고래바위>
<사량도 조망>
다시 왔던 길 따라 신선대로 향한다. 고래바위에서 조금 가파르게 올라오면 깎아지른 신선대 암릉이 주변을 조망하기 좋게 늘어서 있다. 해안가 암봉인 백두봉과 지나온 고래바위를 조망하고 일품인 곳이다.
<신선대 암릉길>
신선대에서 나오면 은박산 최고 명소인 백두봉으로 가는 길이 왼쪽으로 이어진다. 암릉이고 암봉이라 조금 위험한 부분도 있지만 밧줄이 적절하게 설치되어 있어 주의만 하면 누구나 갈수 있다.
<백두봉 가는 암릉>
<백두봉>
밧줄을 잡고 오른 백두봉의 조망과 느낌은 생각 그 이상이다.
비교적 넓고 평탄한 암봉 정상에 서니 더 없이 탁 트인 조망과 따뜻한 봄 햇살이 아주 정겹다. 느긋하게 커피 한잔 마시며 시간을 두고 쉬거나 사색하기 좋아 보이는 곳이다.
<백두봉에서 본 신선대와 고래바위>
백두봉에서 다시 조심스레 밧줄을 잡고 내려서서 왔던 은박산 주능선길로 가서 은박산으로 향한다. 흙길이 이어지고 오를재를 지나서 동백 숲이 무성한 군락지에 반짝거리는 동백 잎의 은빛을 느끼며 은박산 정상으로 오른다.
<은박산 정상>
그리 높지 않은 섬 산의 정상이지만 봄 햇살의 따스하게 내려안고 그 기운이 산 전체에 스며들어 봄을 위한 자연의 역동성이 나무, 꽃, 숲에서 충분히 느껴진다.
<붉게 핀 찬란한 동백>
<동백숲 사이 봄 햇살>
내려가는 길에는 동백숲이 장관이다. 반지르르한 동백 잎의 윤기를 스치면서 울창하고 짙은 동백 숲길을 따라 상쾌하게 내려서니 해안가로 가는 길이 있어 들어가 본다.
<동백숲 산길>
바닷가 절벽과 몽돌이 보이는 몽돌해변 주변이다. 여기서 배 시간에 맞춰 잠시 쉬다가 해안가를 따라 작은 몽돌 해변을 지나고 들길로 올라서 처음 출발한 선착작으로 내려간다.
<몽돌해변>
푸른 마늘밭 곁엔 파란 봄까치꽃이 꽃을 피웠고, 동백의 붉은 꽃 아래로 꿀인듯 액체가 흐르고 마을의 유일한 샘터인 우물가에서 물 한모금 마시며 따뜻한 봄 기운이 가득한 바닷가 선착장에서 산행을 마무리 한다.
<마늘밭 근처 봄까치꽃>
<마을길 주변의 동백꽃>
봄을 마중하기 위해 떠난 섬으로의 산행, 산과 바다가 만나는 곳엔 멋진 산과 기암들이 명승을 이루고 제철을 맞이 하는 봄꽃들이 치열하게 봄을 소리쳐 부르고 있다.
<동백숲의 앙증맞은 두송이 동백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