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넘실대는 도시 숲,
안산자락길 걷기
뜨거운 여름이 곧 오려는지 도심에서 만나는 햇볕은 강렬하기만 합니다. 이럴 때는 주저 없이 숲으로 가야하지요.
국토의 64%가 산인 우리나라는 어느 곳에서도 울창한 숲을 자랑하는 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도심의 산을 잘 가꾸어 도시 숲으로 조성해놓은 곳이 있습니다. 저는 오늘 큰 산의 둘레를 걷는 둘레길이 아닌 작은 산을 오르고 내리는 자락길을 걸어보려고 합니다.
서울시 서대문구에 있는 안산자락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길로 서울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도시 숲입니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5번출구에서 시작한 안산자락길. 저와 함께 걸어보시죠~
안산자락길의 시작점으로 잡은 곳입니다.
안산자락길은 어느 곳에서 시작을 해도 그곳으로 돌아오는 7km 순환형 숲길입니다.
천천히 걷고 쉼터에서 쉬고 놀며 쉬며 걸어도 2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답니다.
편안한 안산자락길은 날씨가 맑아도, 흐려도, 비가오거나 바람이 불어도, 걷기 좋은 길입니다.
7km 산책로가 나무테크로 되어있습니다.
걷다보면 폭신폭신한 흙길이 나오기도 하지만 아이들도 어르신들도 휠체어를 탄 사람들도 누구라도 쉽게 걷는 길입니다.
6월의 숲... 제각각의 속도로 걷고 쉬는 길에는 초록의 싱그러움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걷다가 숲이 너무 좋으면 자리를 펴고 앉아 준비해간 간식을 먹으며 수다방을 펼쳐도 행복하기만 하지요.
안산 자락길에는 이렇게 쉼터도 마련되어있었습니다.
나무로 만든 작은 책장에서 책을 꺼내 읽기도 하고 집에서 잘 읽어지지 않는 책을 가지고 와서 읽는 분들도 있었고요. 초록의 나무그늘 아래서 즐기는 독서!! 저도 다음에는 꼭 해보고 싶네요~
갑자기 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도 싫지 않은 산책입니다.
반가운 비가 살짝 내렸습니다.
봄부터 계속된 가뭄에도 불구하고 꽃을 피우고 초록의 생명을 키워내느라 애쓴 나무에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오랜만에 나온 산책길이었지만 내리는 비가 어찌나 반갑던지요~
잣나무 숲길입니다.
소나무과 소나무속에 속하며 Korean pine으로 자랑스럽게 한국의 대표나무임을 알려주는 잣나무입니다. 흑갈색수피와 곧게 자란 키로 늠름하게 서 있는 모습입니다.
메타쉐콰이어 숲길입니다.
연한 연둣빛. 깃털 같은 잎이 하늘거리는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메타쉐콰이어는 은행나무와 함께 공룡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나무랍니다.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면서 한참을 올려다보며 걸었습니다. 다른 나무보다 늦게 잎을 틔우는 메타쉐콰이어는 아직 신록의 청순함을 간직하고 있는 듯하네요.
안산자락길에서 만나는 노란색과 파란색 화살표는 이정표입니다.
노란색이나 파란색 화살표를 따라 걸으며 숲의 정취를 만끽하다보면 어느새 출발점으로 돌아온답니다.
봄에 앞다투어 피는 꽃도 예쁘지만 저는 초록의 나무가 더 좋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긴 숨이 쉬어지기 때문이지요. 머리도 마음도 눈도 숨도 고요해지는 순간을 도심에서 느낄 수 있을까요. 그래도 이렇게 가까이 숲이 있다는 것이 고맙습니다.
한동안 숲에서 나무만 바라봤는데 나무들 건너로 도심이 보이네요.
한강 남쪽으로 보이는 구불구불한 산맥들.. 빌딩들.. 서로가 숨을 나누고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숲길을 걸으며 다시 충전했으니 이제 세상으로 다시 나가야겠죠~
숲길을 걸으며 부산했던 마음을 정리하고 다시 집으로 갑니다.
안산자락길에는 전동휠체어가 충전할 수 있도록 충전기도 있었습니다.
도심에서 살아가면서 쉼을 나눠주는 숲이 있다는 것도 고맙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위한 작은 배려도 고마웠습니다.
가끔.. 도심의 소음이 불편하고 탁한 공기도 싫어질 때 가까이에 있는 숲으로 들어가보세요. 나무가 초록의 품을 내어주며 포근히 안아줄거예요. 도심속에 숲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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