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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생활자를 위한 식물 처방전>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슬로우파마씨

대한민국 산림청 2017. 7. 3. 13:30

<도시 생활자를 위한 식물 처방전>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제안하는 슬로우파마





 공간을 싱그럽게 만드는 ‘식물 인테리어’는 이미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정작 어떤 식물을 어떻게 그리고 어디에 놓아야 할지 모르는 이가 적지않다. 꾸준하게 관리하는 일 또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슬로우파마씨’의 이구름 대표는 이런 고민을 늘어놓는 개인에게 꼭 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아니, 도시의 팍팍한 삶에 지친 이들에게 맞춤형 식물 ‘처방전’을 내린다.





‣ 당신을 위한 식물을 처방합니다


슬로우파마씨(Slowpharmacy)는 식물로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을 지향한다. 실내·외 조경, 식물 스타일링, 식물 아트웍(Artwork), 상업 공간 조경까지. 슬로우파마씨 작업의 경계는 없다.


슬로우파마씨의 이구름 대표는 팍팍한 삶에 지친 고객을 위해, 식물처방전을 내린다. 이런 공간이 탄생한 계기 역시, 그래픽 디자이너로 치열한 시간을 보냈던 그녀의 삶 때문이었다. 그녀 역시 다른 도시인의 삶처럼, 팍팍한 삶에 익숙해지고 있던 참이었다. 그녀는 식물로부터 받은 위안을 다른 사람과도 나누고 싶어 슬로우파마씨를 열었다.





“슬로우파마씨를 만들기 전 저의 모습은 바쁜 현대인과 다를 바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여기에 ‘식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한 생명체를 키우기 위해서는 꾸준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식물이 잘 자라고 있는지 보살피는 시간, 물은 언제 주었는지 생각하는 시간. 이런 시간을 통해 여유로워질 수 있거든요.”


먼저 이구름 대표는 평소 수집한 현미경, 시험관 등 과학 실험용품을 식물과 연계해 ‘약국’이라는 컨셉을 표방했다. 무엇보다 바쁜 도시인의 삶과 어울릴 수 있는, 보살핌 없이도 생장할 수 있는 식물에 주목했다. 틸란시아, 이끼, 선인장 등이 별다른 보살핌이 없어도 잘 자랐다. 일반적인 화기도 피했다. 비커, 삼각플라스크, 유리볼 등 다양한 도기에 식물을 옮겨 심었다. 비커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비커에서도 잘 생장할 수 있는 식물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비커 선인장’ 시리즈는 그들이 수없이 연구한 결과였다.





‣ 식물은 주인의 발 소리를 듣고 자란다


슬로우파마씨를 운영하기까지, 이구름 대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


“대학에서 식물 관련 학과를 졸업한 건 아니에요. 그럼에도 현재 일을 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은 꽃 가게를 운영하시는 어머니와 언니였던 것 같아요. 가장 큰 교육이라면 30년 이상 꽃집을 운영하시는 어머니를 옆에서 보고 자란 일이에요. 언니도 6년째 꽃집을 운영하고 있어요. 어릴 적부터 집안일을 도우며, 식물과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더 가까이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슬로우파마씨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부터는 제가 좋아하는 분야를 더 찾아 공부하기도 했죠.”


가족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만큼 이구름 대표는 “식물은 주인의 발 소리를 듣고 자란다”라고 말했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곧잘 새겨듣고 있다.





식물을 관리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관심’이에요. 아버지께서 줄곧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식물은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고요. 정말 참 신기하게도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어 자주 들여다보지 않으면 티가 바로 나더라고요. 몇 번 식물의 마음을 경험하고 나니, 온마음을 다해 식물을 관찰하고 관리하고 있어요.”


이구름 대표의 이야기처럼, 식물만큼 관리하는 대로 ‘티’나는 것도 없을 것이다. 때문에 이구름 대표는 식물을 키우기 위한 첫 단 계는 ‘신중한 고민’이라고 이야기한다.


“식물을 단지 하나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여기지 않으면 해요. 식물을 ‘데리고’ 오기 전, 신중하게 생각하면 좋겠어요. 식물이 우리집 환경과 내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지 먼저 따져보세요. 예쁘다고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식물을 키우는 것도 별로예요. 한꺼번에 많은 식물을 키우기보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신에 맞는 식물과 스타일을 체크해보는 게 좋을 거예요. 바쁘다 보면, 언제 물을 주었는지조차 신경 쓰기 힘들 거에요. 그런 분들에게는 수경재배를 추천하고 싶어요. 따로 물을 챙겨주지 않아도 되고, 병에 물이 줄어들 때 즈음 물을 부어주면 되거든요. 꼭 화분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그 계절에 핀 예쁜 꽃을 테이블위에 얹어 두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에요.”




‣ 공간과 소통하는 식물 처방


패션 브랜드, 인테리어 회사, 뷰티 브랜드, 뮤지컬 포스터, 오케스트라 무대에 이르기까지. 슬로우파마씨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구름 대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식물을 단순히 상품이나 볼거리로 여기지 않는다. 한 공간에 자리잡은 식물은 감정을 소통하기 어려운 이 세상에서 감정을 나눌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이구름 대표는 공간에 식물을 들일 때 공간의 스토리를 이해하려 한다.


“모든 작업이 특별하지만, 오케스트라 무대를 만들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대림창고에서 진행할 오케스트라 무대를 만드는 작업이었어요. 길이 5m 높이 2m 정도의 무대에 이끼를 하나하나 붙였어요. 무대 앞쪽은 식물로 장식했죠. 작업할 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무대가 완성되고 그 위에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많은 분이 감동하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죠. 최근에는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포스터를 제작했어요. 기존 포스터와 다르게 실제 꽃을 이용해 만들었어요. 만든 포스터는 정류장에 부착했어요. 새로운 시도여서 무척 신선했고 재미있었어요.”


도시인을 위해 다양한 식물 처방전을 내리는 슬로우파마씨. 슬로우파머씨의 처방전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꽃다발부터 테라리움까지, 키우고 보살필 수 있는 식물은 내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무궁무진하다. 지친 도시인을 위해 식물 처방전을 내리는 슬로우파머씨. 그들의 처방을 받고 싶다면, 그들의 쇼룸을 찾으면 된다.




※ 본 콘텐츠는 산림청 격월간지 '매거진 숲'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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