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7년(8기)

강진 초당림, 50년 시크릿 가든의 문이 열리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7. 7. 17. 16:30

강진 초당림,

50년 시크릿 가든의 문이 열리다.






 강진군 칠량면에 가면 여의도 면적의 3배에 이르는 인공조림지가 있습니다. 원래 이곳은 민둥산이었습니다.
6.25를 겪으면서 황폐해질 때로 황폐해진 우리 산은 바람이 불면 모래가 날리고 비가 조금만 내려도 산사태와 홍수가 났는데요, 이승만 정권은 국민을 하루 밀가루 한 되를 주고 동원을 해서 흙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토양을 고정하는 사방사업을 시작했으며 산에 12년 동안 28억 그루의 나무를 본격적으로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도 연료난으로 도벌되는 나무는 훨씬 많았으며 산림녹화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입구의 비석이 인상적입니다.


아. 초당림
우리 강산 탐스러운 나무.
영원히 푸르름에 싸여라.
내 모든 걸 여기에 바치다.

초당 김기운



초당림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심겨 있군요. 참 아름다운 입구입니다.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면서 산림법을 제정했고 땔감용 나무를 별도로 심고 연탄을 보급하면서 산은 점점 푸르러갔습니다.
1967년 산림청이 신설되면서 나라에서 산을 보호하고 관리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때 강진 칠량면의 민둥산에도 나무가 심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곳의 산이 국민을 동원해 심었다면 칠량의 산은 오로지 개인이 사비를 들여 심는 것이 달랐습니다.
왜 심었을까요? 1968년부터 2017년까지 50년간 약 200억 원의 사비를 들여 민둥산에 나무를 심었는데요, 지금은 전국 최대 인공조림지가 되었습니다.



기자는 최근까지도 강진 초당림의 존재를 알지 못했습니다.
산이 좋아 매달 산에 오르고 몇몇 산악회 산악대장으로 십여 년 가까이 활동하면서도 말입니다. 부끄러웠습니다.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강진 초당림은 사유림으로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50년간 비밀의 정원이었던 강진 초당림을 우연한 기회에 찾게 되었습니다.
바로 강진 초당림 조성 50주년을 맞아 강진군과 함께 숲속 힐링 체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진군은 초당림을 국민에게 개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삶에 지친 국민에게 숲은 자연치유의 기능을 해 줍니다. 숲속을 거닐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껏 피톤치드를 마실 수 있습니다. 마음이 정화되고 머릿속이 정갈해집니다.
더군다나 사방댐으로 막은 계곡에 풀장을 두 군데나 만들어 매년 여름이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물론 주차도 무료입니다.



테다소나무 열매입니다.
상록 침엽교목인 소나뭇과로 30m까지 쭉쭉 자랍니다.



백합나무인데요, 기후변화 대응 밀원 수종으로 국립산림과학원이 초당림에서 씨를 받아 계속 연구를 했고 2008년 ‘산림 바이오 순화림 조성’ 주요 수종으로 선정했습니다.
강진 초당림에서는 이미 1960년대 후반부터 백합나무를 심었는데 말이죠.



강진초당림.
그 억척스럽고 바보스럽게 50년간 나무만 심은 분은 누구일까요?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숲을 풀장과 함께 국민에게 선물한 분은 누구일까요?



초당림의 면적은 약 960ha. 심은 나무만 무려 440만 그루.
여의도 면적의 3배라고 하는데 하늘에서 본 여의도는 450ha. 제방의 안쪽만 쟀을 때는 290ha로 제방 기준으로는 3배가 넘고 드러난 면적으로는 2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이곳에 50년간 억척스럽게 나무만 심은 사람은 바로 백제약품 창업자 초당 김기운 회장입니다. 올해로 97세인 김기운 회장은 30세가 넘은 1952년 백제 메리야스를 설립해 사업에 뛰어들었죠, 이후 백제화학, 삼초제약, 초당산업을 차례로 설립했으며 60세에 이르러 초당대학교를 설립해 교육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산림청이 개청한 1967년 이후 1968년부터는 강진군 칠량의 산에 편백, 테다, 백합 등 경제 수림 위주로 조림사업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나무를 잘 몰라 엄청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주먹구구식으로 심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심은 나무의 절반이 죽어버려 이유를 알아봤더니 가뭄과 추위를 신경 쓰지 않고 심은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포기할 만도 했지만, 김기운 회장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나무에 대한 생육 지식을 스스로 터득하면서 다시 도전했습니다. 산의 북향에는 추위에 강한 편백을 심고, 추위에 약한 테다소나무는 남향으로 심었으며 심었던 나무가 쓰러지면 더 좋은 품종을 찾아 심고 또 심었습니다.



산불도 겪었습니다.
“10년간 온갖 정성으로 심은 나무들이 까맣게 불탔다. 내 몸에 상처를 입고 화상을 입은 것보다 더 아프고 쓰라렸다.”라고 김기운 회장은 회고합니다.



올해가 조림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
물론 지금까지 일반인에게 초당림을 개방하지 않아 이곳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아름드리 편백과 백합나무로 이루어진 숲과 계곡을 따라 2.5km 정도 데크로드가 이어집니다.



편백, 백합나무 아래 표고버섯 재배장이 무진장 널려있습니다.
버섯의 으뜸인 송이버섯 다음 서열인데요, 이제 막 심은 포자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표고버섯은 목재와 더불어 초당림의 주요 사업소득으로 보입니다.



50년간 비밀 정원이었던 초당림.
한 고집스러운 독림가의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다면 오늘날 초당림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업은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지면 같이 불황이 되지만, 산림은 그렇지 않습니다.


산불만 없다면 앞으로 50년이고 100년이고 영원히 푸르름을 간직할 수 있죠.

초당 김기운 회장의 삶이 그대로 녹아든 강진 초당림.
50년간 굳게 닫혔던 시크릿가든이 마침내 문을 연 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강진초당림을 자주 개방해 많은 사람이 김기운 회장의 손때가 묻은 나무를 만지고 숲을 거닐면서 또 다른 무모한 독림가가 탄생하길 기원해 봅니다.


 강진 초당림 가는 방법


대중교통 : 강진군 버스터미널에서 명주리행 농어촌버스 명주리 정류장 하차 

06:30 08:30 11:40 13:30 15:30 17:30 18:30


자가용 : 네비게이션 강진군 칠량면 칠관로 685-37(칠량면 명주리 689-20)




※ 본 기사는 산림청 제8기 블로그 기자단 심인섭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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