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7년(8기)

또 다른 분위기의 산행, 청계산 우중산행

대한민국 산림청 2017. 7. 19. 16:30

또 다른 분위기의 산행,

청계산 우중산행



 여름에는 ‘雨中山行’이 제격입니다. 뜨거운 햇볕과 쏟아지는 소나기는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계절보너스입니다.
햇볕 뜨거울 때 숲속으로 들어서면 도심보다 3~4도 가량 낮은 기온으로 시원함을 느끼죠. 산에서 만나는 소나기는 맞아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상쾌함이 있습니다. 많은 비가 쏟아질 때 산행은 피해야 하지만 보슬보슬 비 내리는 날 숲은 고즈넉하고 향기롭기까지 하답니다. 한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애를 태우더니 장마가 시작되면서 반가운 비가 내렸습니다. 이런 날.. 우중산행을 하기 딱 좋은 날.. 청계산을 올랐습니다.




청계산은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아름다워 불린 이름입니다. 그 어느 산보다도 물이 흐르는 계곡이 많습니다.
서울시 서초구와 경기도 과천시 성남시와 의왕시까지 자락을 펼치고 있는  청계산은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흙산입니다.
가파르거나 미끄러운 바위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죠. 그래서 비오는 날 산을 오르면 향긋한 흙내음과 알싸한 솔내음이 반기는 산이랍니다. 저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올라갈 수 있는 옛골을 시작으로 이수봉까지 갔다 오려고 합니다. 부지런히 걸으면 1시간이면 이수봉까지 갑니다.






높게 솟은 나무에도 비구름이 걸렸습니다. 밤새 내린 빗물을 품고 있는 흙길도 편안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녔을 작은 오솔길에 오늘은 빗소리와 바람소리만이 가득합니다. 오랜 가뭄으로 말라있던 나무들이 오랜만에 내리는 비를 즐기는 것 같네요~






봄철 연분홍치맛자락을 날리던 철쭉의 잎도 싱그러워보입니다. 도토리를 주렁주렁 달아야 할 참나무도 오늘 맘껏 물을 먹는 것 같아보이구요. 올망졸망 모여 있는 국수나무 잎도 유난히 깨끗해 보이더라고요. 오늘 내린 비로 세상 모든 자연은 생명의 힘을 받았겠죠~ 도심에서 가까운 청계산은 늘 등산객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저와 함께 온 남편만이 유일한 손님이네요. 그래서 천천히 걸으며 맘껏 우중산행을 즐겼답니다.


우중산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첫 번째, 촉촉이 비 내리는 날, 등산로가 익숙한 산으로 1시간 정도 등산계획을 잡는다. 둘째, 우비를 준비하고 가볍고 쉽게 물에 젖지 않는 등산복과 등산화를 신는다. 셋째, 능선을 따라 걷지 않는다. 넷째, 빗물에 젖어 미끄러운 길을 조심한다. 다섯째, 숲이 주는 상쾌한 공기를 온몸으로 맘껏 느낀다. 이렇게 다섯 가지만을 마음에 새기면 산행의 또 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자연은 참 좋은 친구입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람을 품어줍니다. 산을 오르다 이렇게 편안한 길을 만나면 그 자리에 서서 눈을 감고 숲의 소리를 듣습니다. 빗소리 바람소리.. 나무의 숨소리..




청계산은 작은매봉 석기봉 국사봉 망경대 이수봉 매봉 옥녀봉까지, 푸근한 흙산답게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500m만 더 오르면 오늘의 목표인 이수봉에 도착합니다.




이수봉에 올라 가슴을 쫙~ 펴고 숲이 주는 음이온으로 깊은 호흡을 해봅니다. 맑은 공기 덕분인지 전혀 힘들이지 않고 올랐네요. 뜨거운 날에는 햇빛을 막아주고 미세먼지 많은 날에는 미세먼지를 막아주고 비오는 날에는 신선한 공기를 듬뿍 주는 산을 어찌 좋아하지 않겠어요~





이수봉주변의 소나무들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비에 젖어 있습니다.




비에 젖은 소나무에 취해 내려오다 반가운 손님을 만났습니다. 요녀석이 나타나면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시던 할머니 말씀이 생각나네요. 비오는 날을 좋아하고 장마가 시작되면 나타나는 두꺼비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피하지도 않습니다. 물과 땅을 오가며 살기 때문에 개구리 도룡뇽과 함께 양서류로 분류됩니다. 폐로도 호흡하지만 피부로도 호흡하기 때문에 깨끗한 환경이 중요합니다. 눈 뒤로 볼록한 귀밑샘에서는 하얀 독이 나오기 때문에 만지지 말고 눈으로 봐야하는 동물입니다. 생김새와 다르게 ‘복복복~’ 귀엽게 울지요.





산수국입니다.
넉 장의 하얀 잎은 꽃이 아닌 꽃받침입니다. 꽃받침들이 둘러싸고 있는 앙증맞은 작은 꽃이 진짜 꽃이지요. 꽃이 작기 때문에 꽃받침으로 곤충을 유인합니다. ‘변하기 쉬운 마음’이라는 꽃말답게 흰색으로 피기 시작하는 꽃들은 점차 시원한 청색이 되고 다시 붉은 기운을 담기 시작하여 나중에는 보라색으로 변합니다. 토양이 알칼리 성분이면 분홍빛이 진해지고 산성이 강해지면 파란빛이 강해지지요. 7~8월에 꽃이 피는 산수국을 비오는 산에서 만나니 더 반갑습니다.




지난해부터 내내 말라있던 계곡에 맑은 물이 흐르고 있네요. 물소리도 시원하고요~
바짝 말라있던 계곡이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물이 흐르는 걸 보니 마음이 흐믓합니다. 계곡에 흐르는 물이 귀해 발도 담그지 못하고 눈으로만 보고 내려옵니다. 이수봉까지 1시간 오르고 다시 1시간 내려온 청계산을 등산로를 벗어나며 뒤돌아봤습니다. 초록이 짙어가는 계절답게 싱그럽습니다. 비가 오는 날도 품을 내어준 산.. 고맙습니다.



※ 본 기사는 산림청 제8기 블로그 기자단 황원숙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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