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산이나 들, 공원 등 어느 곳이든 아름다운 나무들이 참 많은데 걸으며 나무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곳이면 더 좋겠지요. 거기에 역사문화를 배우며 걷는 길이라면 더욱 더 좋을겁니다. 이번에는 아이들과 함께 걸어도 좋고 연인들이 서로 손을 잡고 걸으며 우리의 역사문화와 나무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고령 대가야의 지산동 고분군을 소개합니다.
새벽 6시에 대가야 왕릉전시관에서 출발하여 지산동 고분군 가장 높은 곳에서 고령군 야경과 여명을 바라봅니다. 안개가 살포시 내려 앉았고 산그리메가 얼마나 아름답던지요. 그리고 이렇게 새벽에 오르면 아직은 추운 날씨지만 맑은 공기는 덤으로 얻는 답니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가야 왕족과 귀족들이 묻혀 있는 거대한 고분군으로, 현재 확인되는 무덤만 해도 수백 기에 달하는데 고분군 주변의 소나무들과 고목 등이 함께 어우러져 예쁜 풍경을 보여줍니다.
고분들과 고령군 뒤로 해가 올라옵니다. 일출도 참 좋았는데 운해가 더 생겨서 이리저리 춤을 추길 바라는 건 제 욕심일까요?
아침 햇살에 고분들을 지켜주고 호령하는 듯 보이는 나무가 보입니다. 아마도 옛 대가야 사람들과 함께 숨을 쉬면서 오래도록 지산동 고분군을 지키는 나무로 살고 싶겠지요.
고령은 삼국시대에 대가야가 위치했던 지역으로서 당시의 무덤들이 많이 남아 있지요. 그중에서 지산동고분군은 사적 제79호로 무덤의 입지나 규모 면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가야 최고지배자들의 무덤으로 판단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큰 무덤들은 산의 능선을 따라, 작은 무덤들은 경사면을 따라 분포하고 있답니다.
지산동 고분군에서 순장된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듯 서있는 나무도 있습니다. 순장은 지배자 계급의 사람이 사망했을 때 신하나 첩, 종들 등 주변 인물을 함께 매장하는 것이지요. 지산동 고분군에는 520여 년 동안 삼국시대와 어깨를 나란히 해 온 대가야의 순장 풍습이 오롯이 묻혀 있습니다.
지산동 고분군에서 바라보는 산그리메
천천히 내려가면서 바라보는 지산동 고분군
나무는 땅의 기운을 하늘에 퍼트리고 천기를 가지와 잎에 담아낸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사람과 나무는 공생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듭니다. 저 벤치에 앉아서 편안히 쉬고 있는 분에게도 저 큰 나무는 오랫동안 편안한 버팀목이 되어주겠지요.
고령군은 2018년 대가야 지산동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고 하는데 저도 그 염원에 조그마한 힘이 되었으면 좋겠고 또 마음속으로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고분군 주위의 하산길 근처에도 소나무와 여러 나무들이 향과 피톤지드를 전해줍니다.
우람한 대가야박물관이 보이는데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대가야 전문 박물관으로 고분군에서 출토된 가야금관(국보 제138호), 대가야 양식의 토기와 철기, 장신구 등 유물 등이 전시되어 있지요.
둥근 대가야왕릉전시관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확인된 순장 묘인 지산리 44호분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아침의 솔향과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강아지와 함께하는 산책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앞에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셔 제사를 지내 주는 멋진 당산목이 자라고 있습니다. 분명히 대가야 지산동 고분군과 대가야의 역사를 주겠지요.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내의 대가야펜션(왕가마을)인데 주위에는 소나무와 참나무, 느티나무 등이 자라고 안에 들어가면 자연친화적인 큰 통나무로 방안 전체가 지어져 있지요. 여름에는 시원함과 겨울에는 따뜻함을 느낄수 있다고 하는 숲속의 집을 1박2일 고령에 오시면 적극 추천드립니다.
대가야 지산동 고분군과 주위의 멋진 나무들이 힐링과 추억을 만들어 줄 것 같으셨는지요? 저는 걷기 좋았고 예쁜 풍경에 반하고 좋은 분들과의 멋진 추억을 간직하고 왔답니다. 사계절 다 멋질 것 같은 지산동 고분군에 가셔서 역사를 알고 나무와 이야기도 나누고 싶으신 분들은 출발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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