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8년(9기)

곡성 8경 옥과 설산, 호남정맥 옥과 괘일산 종주산행

대한민국 산림청 2018. 3. 7. 17:00





 전남 곡성은 골짝 마을답게 산세가 수려하고 섬진강 풍경이 빼어난 곳입니다.

곡성 진산인 동악산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천마산, 천덕산, 주부산 등 600m 산들이 솟아있고 남쪽으로는 봉두산, 희아산 등 700m 급 산이 순천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데요, 그 사이로 섬진강이 도도히 흐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곡성군에서 가장 큰 면인 옥과면에는 설산과 괘일산이라는 멋진 풍광의 산이 있는데요, 호남정맥이 지나가는 산으로 곡성 8경 중 동악일출(動樂朝日)과 더불어 가장 으뜸인 설산낙조(雪山落照)가 있는 곳입니다. 

   

설산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무엇보다 아름다운 곳으로 오늘은 옥과면의 진산인 설산과 괘일산을 연계해 걸어보는데요, 설산은 곡성의 10명산 중 동악산 다음 자리를 차지할 정도의 경승이며, 풍수지리학 상으로도 설산은 사자가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자앙천(獅子仰天) 형국의 길지라고 합니다. 

   

옥과면에서 바라보면 마치 하얀 눈이 쌓인 것처럼 빛나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설산은 일설에는 부처님이 수도를 한 여덟 개의 설산 가운데 하나라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오늘 산행은 들머리인 옥과 성륜사 입구에서 시작해 설산-괘일산-무이산-과치재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길을 걷고자 합니다.

   





성륜사 일주문 옆에 설산 등산 안내도가 있는데요, 승용차로 왔다면 그리 멀지 않기에 이곳에 차를 주차해 놓고 하산해 옥과 택시를 불러 차량을 회수하면 됩니다. 

   

오늘 설산-괘일산-무이봉 종주산행의 개념도. 

   

A코스 : 8.84km(소요시간 5시간 04분, 이동시간 3시간 53분, 휴식시간 1시간 11분)(평균속도 2.27km/h) 

   

B코스 : 6.53km(소요시간 4시간 28분, 이동시간 3시간 16분, 휴식시간 1시간 12분)(평균속도 1.53km/h)

   








성륜사에서 능선까지는 약 1km로 35분 정도가 소요되지만, 그리 힘든 구간은 아닙니다.

일단 능선을 타면 좌우로 빽빽하게 들어선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는데요, 푹신한 고엽송(枯松葉)인 갈비를 밟을 때마다 푹신 거리는 감각이 뇌까지 전달됩니다.

   

날이 청명할 때는 풍광이 매력적인 산이지만, 매일 날씨가 좋다가 정작 산행 일에 미세먼지가 살짝 끼어 멋진 장면을 볼 수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설산에는 임진왜란 때 곡성 옥과 출신 의병장이었던 유팽로가 석성을 쌓았다는 일화가 있는데요, 유팽로가 임진왜란 때 고경명 장군의 종사 군으로 금산전투에서 전사하고 그의 애마가 고향집까지 힘겹게 돌아와 죽자 마을 사람들은 말 혼자 돌아왔기에 유 장군이 전사한 줄 알았고 말의 충성심을 기리기 위해 옥과면 합강리에 말의 무덤(의마총)을 만들어 줬는데요, 1987년 들어 지역주민들이 입면 송전리 들녘에 의마비를 세웠다고 합니다. 

   





고인돌 바위에 도착했습니다.

남방식 고인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거대한 덮개돌입니다.

   

설산(553m)은 전남 곡성, 담양과 전북 순창의 경계에 솟은 산으로 3개 군의 경계가 되며 호남정맥 줄기에서 살짝 비켜 있는데요, 백두대간에서 호남정맥으로 내리뻗은 맥줄기가 이곳을 지나면서 좌측으로 설산을 만들어 놓고 다시 담양 금성산성에 있는 산성산으로 맥을 이어 호남의 진산 광주 무등산으로 맥을 이어 주는 곡성의 명산이랍니다.

   







1시간여 만에 설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설산 정상에 서면 남쪽으로 무등산, 서쪽으로는 괘일산, 동쪽으로는 동악산과 남원 고리봉이 손짓하고, 북쪽으로 순창 강천산도 보입니다.

   

호남고속도로의 수많은 차들이 꼬리를 물고 개미처럼 꿈틀거리지만, 오늘은 황사로 보이지 않군요. 설산 정상은 호남정맥에서 비껴 나 있지만, 정맥 길에 나서는 사람들도 비교적 근거리에 있어 설산 정상을 들른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것은 사자가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자앙천 (獅子仰天) 형국의 길지기 때문이겠죠?

   





송림 사이로 괘일산이 마치 오메가처럼 솟아올랐군요.

얼른 저 멋진 암릉을 타고 싶은 마음에 발길이 괜스레 바빠집니다. 

   

정상에서 하산은 서쪽으로 수도암 방향, 동쪽의 풍산 도치 마을과 서암산 방향, 북서쪽의 괘일산 방향으로 하산 코스가 있는데요, 정상에서 동쪽으로 조금 진행하면 풍산 도치와 호남정맥 서암산 갈림길이 나오면 괘일산은 이곳에서 호남정맥을 따라 능선으로 가도 되고, 금샘 방향으로 내려가도 됩니다.

   






설산의 명물 금샘입니다. 

설산에는 금샘과 은샘이 있다는데 은샘은 성륜사 방향으로 있다는 성금 샘터이지 싶습니다. 

물맛이 좋다는 금샘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이었던 유팽로(1564-1592)가 쌓았다고 하는 설산 고성을 지을 당시 수많은 병사들의 목을 축여 주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배낭을 메고 들어가기엔 너무 좁은 금샘인데요, 친구들의 플래시가 터진 사진을 보니 물빛이 너무 맑습니다.

   

금샘은 산의 정상에서 나오는 물은 그 귀함이 금(金) 같고 목마른 사람의 갈증(泉)을 해결하는 고마운 존재로 금샘이라 불렸으며, 금샘에 대해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로는 '옛날 성주(城主)가 금잔으로 물을 떠먹었다 해서 금샘이라 부르며, 산신제를 올리고 자식을 원하는 기도나 환자의 병이 낫도록 기원하면 들어주는 효험을 갖고 있다'라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옥과면 홈페이지 발췌)

   






송림이 우거진 갈비 길을 내려가면 설산과 괘일산을 가르는 공터가 나오는데요, 괘일산 방향이 호남정맥입니다.

성륜사에서 설산을 거쳐 1시간 50분 만에 도착했는데요, 성륜사에서 설산까지 2.9km, 설산에서 여기까지 0.9km로 모두 3.8km입니다.

   





설산이 설산 낙조(雪山落照)로 옥과 8경 중 하나지만, 실상 산행 중에는 큰 감동은 없습니다.

그것은 옥과에서 봤을 때 설산에 걸린 낙조가 아름답다는 것이지 산 자체가 아름답다는 뜻이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 오르는 괘일산은 정말 산행하는 묘미가 있으며, 겉에서 보는 암릉 미도 빼어납니다. 차라리 설산 낙조가 아니라 궤일 낙조가 더 어울린다고 하겠는데요, 괘일산(掛日山455m)은 해가 산에 걸렸다는 뜻으로 옥과 사람들은 매일 괘일산 하얀 암릉 위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하루 일과를 마쳤기 때문입니다.







괘일산을 오르면서 본 설산입니다.

   




설산이 호남정맥 줄기에서 비껴났다면 괘일산은 당당히 호남정맥 길가에 있습니다.

설산보다는 낮지만 빼어난 암릉 미와 아기자기한 산행 길을 가지고 있어 산행 인들에게 더 인기 있는 산인데요, 암봉은 여인의 가슴처럼 부드럽지만 때론 성깔 사나운 남정네처럼 오금도 저리게 한 멋이 있습니다.

   


 


조망이 터진 곳에서 본 괘일산 암벽.

괘일산은 설산과 달리 군데군데 조망이 터진 곳이 많은데요, 기암괴석 위의 낙락장송과 아스라이 펼쳐진 솔숲 그리고 솟대처럼 때론 병풍처럼 드리운 괘일산의 기암괴석이 자꾸 발길을 붙잡습니다.

   





설산과 괘일산은 전남과 전북의 경계에 솟은 산으로 곡성, 담양, 순창을 나눕니다.

호남정맥 길을 광주 무등산으로 연결하는 명산으로 호남고속도로를 지나는 수많은 차량들에게 광주가 머지않았음을 알려주는데요, 괘일산 암릉은 속리산이나 완주 장군봉에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천 길 바위벼랑으로 옥과에 솟아 서산으로 넘어가는 해를 붙잡고 있습니다.

   

여러 개의 암릉을 넘어야 하지만, 그리 어려운 구간은 없어 남녀노소 즐거운 산행을 약속하는데요, 우회 길은 암릉 길보다 훨씬 쉽지만, 이런 조망을 보려면 암릉을 타는 약간의 스릴도 필요합니다.

   





봉우리 하나만 넘으면 될 줄 알았더니 과치재까지는 자그마한 4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합니다.

수십 개의 리본이 호남정맥임을 가르쳐 주는데요, 괘일산 아래 무이산입니다.

이 산만 넘으면 A코스 하산점인 과치재입니다.

   





호남정맥 길을 걸어 과치재로 가야 하지만 이정표가 없어 문광석재 방향으로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






오른쪽 설산은 부드러운 육산, 왼쪽 괘일산은 빼어난 암릉미를 갖춘 암산인데요, 산행코스는 먼저 설산을 올라 적당히 몸을 푼 후 괘일산의 빼어난 암릉을 오르내리며 스릴과 조망을 즐기는 것이 설산·괘일산 종주산행의 정석으로 보입니다.

   

새해 들어 시산제 이후 첫 산행이지만, 눈이 다 녹아 눈꽃 산행은 되지 못했는데요, 적당한 암릉을 걷는 즐거움이 있어 모두들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고 합니다.

   

곡성 8경인 설산과 호남정맥의 괘일산. 

곡성의 두 명산을 하루에 돌아보는 즐거움은 오랫동안 뇌리에 남을 듯하네요.

   






※ 본 기사는 산림청 제9기 블로그 기자단 심인섭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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