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8년(9기)

<떠나고 싶은 산> 기암괴석 호남 괘골산인 유달산의 봄

대한민국 산림청 2018. 4. 25. 17:00




 목포 유달산입니다.
전남 목포시의 상징으로 산세가 험하고 기암괴석이 많아 금강산의 겨울 이름인 호남의 개골(皆骨)산이라고도 부릅니다.

해발 228m로 야트막하지만, 전체적인 형상은 암반으로 이루어진 산인데요, 별칭답게 멀리서 보면 정말 작은 금강산처럼 보입니다.

유달산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적은 병사로 수많은 왜적을 물리치기 위해 노적봉에 볏짚으로 이엉을 쌓아 왜군으로 하여금 엄청난 군량미로 오인해 도망가게 한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한데요, 지금도 매년 4월 초순이면 노적봉을 중심으로 이순신 수군 문화축제가 열립니다.

이순신 장군은 정유재란 당시 목포 바로 앞에 있는 고하도에서 106일 동안 머물며 조선 수군의 재건을 꾀했는데요, 지금 그곳은 해군 제 3함대 사령부가 주둔해 대한민국 바다를 지키고 있답니다.





오늘 목포 유달산 산행은 노적봉에서 시작해 오포대~천자총통~유선각~관운각~일등바위~소요정~이등바위~삼등바위~어민동산으로 이어지는 2.4km 코스인데요, 기자는 마당바위에서 일등바위를 올려다보고 다시 관운각으로 내려와 유달산 마애불을 거쳐 소요정으로 갈 예정입니다. 그것은 유달산 마애불의 은은한 미소를 보기 위함입니다.





수군 문화축제로 인해 차량을 통제해 상당한 거리를 걸어 노적봉에 도달했습니다.
여기서부터 등산이 시작되는데요, 노적봉은 도로로 끊겨 독립된 곳에 있기에  우리가 흔하게 생각하는 산봉우리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이 노적봉을 볏짚으로 이엉을 만들어 덮었는데요, 정말 먼 발치에서 보면 영락없는 쌀더미로 보입니다. 노적봉은 옆으로 누워있는 얼굴 형상이기도 해 유달산 큰 바위 얼굴이라고도 합니다.





목포시민은 물론 목포를 찾은 많은 관광객도 유달산은 빼놓지 않은 관광코스인데요, 봄이면 유달산을 노랗게 덮어버린 광경은 유달산 꽃축제가 열리기도 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데요, 평상복에 구두를 신고 오른 사람도 많답니다.





분홍색 작약꽃 같은 꽃은 동백꽃인데요, 지금까지 동백꽃은 붉은색만 있는 줄 알았더니 흰색도 있고 분홍색도 있더군요.

순백이거나 핏빛으로 처연한 빨간 동백꽃은 홑동맥이라는 우리나라 동백꽃으로, 고창 선운사나 강진 백련사 등에서 자생하죠.

겹동맥은 원예로 개량한 것으로 꽃잎이 한꺼풀 더 많아 겹동맥인데요, 추위에 약해 위 지방 분들은 많이 못 봤을 겁니다.





유달산에는 산과 나무, 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조선시대에 사용하던 대포도 있는데요, 지금 보는 것은 오포(午砲)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원래 1시간의 시차가 있었는데요, 1908년 4월 1일 일본 통감부가 일방적으로 한국시간 오전 11시에 정오 12시에 맞춰 정오로 정하고 포를 쏘아 알린 아픈 역사를 간직한 대포랍니다.

포에는 비문이 적혀있는데요, 1669년(현종 10년)에 제조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요, 1회 발사에 화약 30량이 소모되었다고 해요. 현재는 지방문화재 제138호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목포 유달산이 목포의 상징이라면 '목포의 눈물'이란 노래는 목포를 한마디로 압축한 대중가요죠.

목포 출신 문일석 작사가와 역시 목포 출신인 손목인 작곡가의 '목포의 눈물'은 1935년 조선일보에서 향토노래 현상모집으로 당선되었고 거기에 곡을 붙여 그해 9월에 당시 19세였던 목포 출신 가수 이난영이 불렀는데요, 이듬해 일본에서도 음반이 발매돼 일본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해요. 노래비 주변에서는 이난영이 부르는 '목포의 눈물'을 들을 수 있는데요, 가수, 작사가, 작곡가가 모두 목포 출신이라는 것에 큰 의의가 있고 그 덕분에 대중가요로는 최초로 1969년 노래비가 유달산에 세워졌죠.





천자총통이 있는 달선각에서 본 목포항 부근입니다.
목포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유달산이지만, 기자는 태어나서 오늘 처음 오르는데요, 만감이 교차합니다.





천자총통입니다.
문화재 자료 제138호인데요, 1555년에 만들었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매주 토, 일요일과 공휴일, 축제 기간 등에는 정오에 천자총통 발포 체험도 한다는데요, 시간이 맞지 않아 그 광경은 보지 못했습니다.





볼거리가 유난히 많은 유달산.
여기저기 붙은 바위 이름을 보다 보니 금세 일등바위 앞 마당바위까지 왔습니다.

멀리 보이는 것은 이등바위인데요, 일등바위는 해발 228m 유달산 정상봉으로 예로부터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일등바위에서 심판을 받은 뒤 이등바위로 옮겨져 대기하다 극락세계로 가게 되면 3마리 학이나 고하도 용머리의 용에 실려 떠나고, 용궁으로 가게 되면 거북섬으로 가 거북이 등에 실려 떠난다는 전설이 유달산에 있답니다.





일등봉 암벽엔 일제 강점기 일본 불교 진언종(眞言宗)의 개조인 홍법대사의 수호신인 부동명왕과 홍법대사가 새겨져 있습니다.

1920년대 말 일본인들이 일본 불교의 부흥을 위해 목포로 몰려와 유달산에 88개에 이르는 홍법대사상과 부동명왕상을 새겼다고 해요.

현재는 유달산 일등바위에만 남았다는데요, 으스스하지 않나요?

기자는 여기서 일등바위를 오르지 않고 한국적인 미소가 유달리 아름다운 유달산 마애불을 보기기 위해 다시 관운각으로 되돌아가 이등바위 방향으로 갑니다.





일등바위 쪽이 비탈진 계단을 쭉 올라야 한다면 관운각에서 소요정과 이등바위 방향은 동백 숲 사이를 걷는 한적한 오솔길입니다.





유달산 마애불입니다.
관운각과 소요정 딱 중간 정도에 있는데요, 높이 3m70cm에 너비가 1m60cm나 되는 거대한 마애불입니다.

은은한 미소에 구슬을 들고 있는데요, 관련 기록이 없어 언제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답니다.
일등봉 아래 일본 불교 조각상에 비해 얼마나 한국적인지 단번에 알 수가 있습니다.





이등바위에서 소요정과 일등바위를 바라봅니다.
일등바위에서 심판을 받은 영혼이 대기하는 바위라는데요, 유달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입니다.





이등바위를 지나면 삼등바위인데요, 여기서 목포해양대학교가 보이는 어민 동산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유달산에는 여기저기 수많은 바위에 이름이 붙어있답니다.
유달산 바위 지도를 하나 만들어도 될 분량이던데요, 조금 있다 보여줄 바위는 아무런 이름이 붙어있지 않아 작명을 고민해 봅니다.





바로 이 바위인데요, 아무리 둘러봐도 이름표가 붙어있지 않습니다.

언뜻 보면 두 사람이 서로 꼭 껴 안고 앉아있는 형상인데요,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장수바위'라고 부르더군요.

높이는 480cm, 너비가 250cm로 민속문화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조자용 박사가 장수바위라고 명명했다는데요, 왼쪽은 여자이고 오른쪽은 남자 형상으로 서로 어깨를 기대고 두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정교해 마치 바위를 조각해 놓은 모습입니다. 이 바위를 찾으려면 어민 동산에서 삼등바위로 오르면 됩니다.





어민 동산으로 하산했습니다.
어민들의 풍어만선을 기원하는 어민상과 목포 출신 김지하 시인의 '바다'가 새겨진 시비가 있어 목포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책지입니다.





오늘 유달산을 오르면서 본 봄꽃들인데요, 유달산 벚꽃, 개나리, 진달래, 홑동백, 겹동백, 박대기 나무, 복사꽃, 개복숭아 등이 아름답게 피었는데요,  4월 초순에 찾은 유달산은 매우 아름다웠어요. 해마다 이때쯤이면 수군 문화축제, 봄꽃 축제가 열리는데요, 꼭 봄이 아니더라도 도심에 위치했으며 어디서 출발하든 2.5km 정도 되기에  맘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산으로 역사와 문화를 느껴보고 명물 바위들을 찾아본다면 꽤 유익한 산행이 될 듯합니다.





※ 본 기사는 산림청 제9기 블로그 기자단 심인섭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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