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8년(9기)

까칠한 암릉미가 빼어난 진도 동석산

대한민국 산림청 2018. 5. 23. 17:00





 산은 야트막하지만, 얕보면 큰일 날 산이 하나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그냥 작고 동그란 암산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설악산도 보이고 대둔산도 보이며 월출산, 북한산도 보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설악산, 대둔산, 월출산, 북한산 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악산인데요, 전남 진도에서 이런 산들의 축소판인 동석산이 있어 암산을 좋아하는 전국의 산꾼들을 불러 모읍니다.





오늘 진도 동석산 산행은 동창회 산악회의 5월 정기산행입니다.

원래 계획은 철쭉의 계절답게 철쭉으로 유명한 산을 가려 했으나 남도의 철쭉산은 안 가본 데가 없이 다 갔기에 이번은 남도의 섬 진도에서 조망 산행을 즐기기로 한 것입니다.


하심동 종성교회에서 시작한 산행은 동석산과 석적막산, 가학재와 작은 애기봉을 거쳐 셋방낙조 휴게소로 도착하는데요, 도상거리 5km에 소요시간은 4시간 43분이 걸렸습니다. 물론 점심시간과 휴게시간 포함이니 산을 좀 타는 사람은 점심시간 없이 약 3시간이면 넉넉하게 갈 듯합니다.






출발은 여느 산과 같아 콧노래 부르고 잡담하며 걷습니다만, 바로 온 다리에 힘이 잔뜩 들어가며 숨소리가 거칠어집니다.






안전 난간을 잡지 않으면 오를 수 없는 60도 경사가 우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죠.






여기서부터는 마치 완주 대둔산 정상으로 가는 기다란 계단을 오르는 듯합니다.

이미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해 두 손으로 난간을 꼭 잡고 오릅니다.






악전고투 끝에 올라 잠시 즐기는 조망입니다.

한숨 돌리지만, 또 다른 칼바위 능선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전에 이런 안전 난간이 없을 때는 여기서 울면서 돌아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악명 높은 칼바위인데요, 난간이 있지만 그래도 두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가까스로 올라서 앞으로 가야 할 능선을 봅니다만, 또 다른 암봉이 오던 길로 돌아가고 싶게 합니다.

하지만, 산님이 산을 두고 돌아가다뇨? 천부당만부당이죠. 오직 전진만이 있을 뿐입니다.






망원렌즈로 당겨보니 저 길을 어떻게 올라왔을까 신기하기만 합니다.

기자보다 더 여리고 가냘픈 여성들도 당차게 올라서는데요,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입니다.






또다시 만나는 칼바위 능선.

이런 능선이 수없이 많습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온다면 절대 오를 수 없죠. 






문득 뒤돌아보니 저 칼바위 능선을 걸어왔다는 것이 자랑스러워집니다.

이런 맛에 섬 산행에 나선가 봅니다. 사방팔방으로 툭 터진 조망에 주르르 흐르던 땀방울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더 이상 암봉으로 난 길을 걷기 어려운 곳은 이렇게 우회로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도 쉽게 허락하지 않은 곳이죠. 유격훈련처럼 대롱대롱 매달린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 합니다.






동석산 산행에서 처음 만나는 숲길입니다.

암벽등반에 길들여진 다리가 모처럼 호강하는 순간입니다.

계속 이렇게 숲길로만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동석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까지 1.1km밖에 되지 않지만,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이나 걸렸습니다.


해발 219m로 도심에서는 동네 뒷산 정도지만, 바닷가에 있다 보니 내륙으로 치면 4~500m급 산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좁고 가파른 암반으로 이어져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전체 거리가 약 5km이기에 앞으로 4km 정도 남았는데요, 가야 할 능선을 보니 두렵기만 합니다.






그래도 동석산 정상을 넘으면 이런 숲길도 간간이 나와 편안한 걸음이 됩니다.






이제 암벽등반도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뒤돌아보니 친구들이 힘겹게 오르고 있군요. 거친 숨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합니다.






삼각점이 있는 전망바위입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전망만큼은 끝내줍니다.

바로 이 맛에 산에 오릅니다. 흘린 땀만큼 자연은 통 크게 감동을 선사합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순간을 포착하는 필자의 가슴도 두근거립니다.






세방낙조 전망대로 하산하면서 본 풍경입니다.

여기서 일몰을 본다면 세방낙조를 제대로 감상할 것 같은데요, 날 좋은 날 여기서부터 하산은 쉽기 때문에 속도 조절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제 하산을 완료했습니다.

세방낙조 전망대인데요, 여기서 보는 풍경도 압권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300m 정도 오르면 만날 수 있습니다.






세방낙조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멀리 가운데 우뚝 선 바위가 일품인 주지도가 보이는데요, 일명 손가락 섬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세방낙조는 진도의 자랑거리인데요, 섬과 섬 사이로 빨려 들어가는 노을빛이 장관입니다. 여기까지 드라이브 코스도 환상적인데요, 이런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진도가 부럽기만 합니다.







오늘 진도 동석산 산행에 나선 친구들 모두 힘들었지만 다시 오고픈 산이라고 합니다.

1시간에 1km씩 걸어 5시간 정도 걸렸지만 대한민국 모든 악산은 모두 동석산에서 만난 듯한데요, 섬 산행의 묘미를 제대로 느낀 산행이 되었습니다. 





※ 본 기사는 산림청 제9기 블로그 기자단 심인섭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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