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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 제주의 아름다움을 담은 사색의 공간, 생각하는 정원

대한민국 산림청 2018. 6. 18. 14:30




 농부 성범영 원장이 1968년부터 제주 저지리의 황무지를 개척해 만든 생각하는 정원은 국가지정 민간정원 1호로 지정됐다. 서로 다른 폭포와 연못, 돌다리가 이어져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오름과 잔디광장을 중심으로 한국 고유 수종인 정원수와 분재, 특이한 형상으로 시선을 끄는 괴석과 수석들이 생명의 아름다움과 유구한 세월을 느끼게 한다.



 황무지에 생명의 씨앗을 뿌려 탄생한 정원


생명은 참 경이롭고 위대한 힘으로부터 비롯된다. 생명을 낳는 것은 자연이 가진 가장 귀한 섭리이기도 하다. 제주에는 이러한 자연의 신비를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있다. 바로 지난 2015년 산림청으로부터 민간정원 1호로 지정된 ‘생각하는 정원’이다.


온통 돌밭이었던 척박한 땅, 제주 한경면 일대를 개간하고자 첫 삽을 뜬 것이 지난 1968년. 생각하는 정원의 역사는 무려 50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를 대표하는 감귤류와 관엽식물 등을 심어 자그마한 농장의 모습을 갖춰가던 중, 1992년 예술로 승화시킨 다양한 종류의 분재들을 모아 ‘분재예술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했다. 분재예술원은 꾸준히 관리하고 가꾸는 노력을 거쳐 폭포와 연못을 완성해 ‘영감의 정원’을 탄생시켰고, 2005년에는 제주의 돌을 하나하나 쌓아 올려 만든 7층 돌탑이 있는 ‘영혼의 정원’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후 2007년에는 개원 15주년을 기념으로 ‘생각하는 정원’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다시 불리게 됐다. 가장 제주다운 면모를 정원 구석구석에 심어놓은 생각하는 정원은 중국인들의 마음을 매료시키기도 했다. 장쩌민, 후진타오와 시진핑 등 중국 고위 간부들이 방문하기도 하고 중국 9학년 ‘역사와 사회’ 의무교육 교과서에도 소개되기도 했다.






 나무를 사랑한 한 사람의 일생의 기록


생각하는 정원은 12,000평의 대지에 7개 소정원들과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발길이 닿는 모든 곳들에 정성 가득한 섬세한 손길이 닿은 흔적이 역력하다. 폭포와 연못, 돌다리, 그리고 그 사이를 가득 채우고 있는 다양한 수종의 정원수와 분재, 기암괴석과 수석들을 자식처럼 관리하고 가꿔온 것은 온전히 이곳의 설립자 성범영 원장의 몫이었다. 처음 황무지를 일군 1968년 이래로 한결 같이 정원을 보듬고 살뜰히 챙겨온 성범영 원장. 지난 해에는 개원 25주년에 맞춰 제주 고유의 곡선미를 담은 올렛담을 완성시켰다. 무려 3년 가까운 시간을 쏟아 부은 결과물이다. 제주의 거센 바람으로부터 나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교하게 쌓아올린 돌담은 성을 연상케 한다.






생각하는 정원을 이야기할 때 이처럼 일생을 정원을 만드는 일에 투신한 성범영 원장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에게 정원은 곧 삶이었다. ‘나무를 길러보고 싶다’는 마음은 반 백 년을 굳건히 정원을 일구는 일에 매진하게 했고 마침내 세계인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라는 호평을 받는 곳의 주인장이 되었다. 그의 나무 사랑은 멈추지 않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어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직접 나무를 돌보고 돌을 나르며 정원 가꾸는 일에 몰두한다. 정원에 머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나무를 사랑하는 하르방 성범영 원장에게 생각하는 정원은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그의 정원은 영원히 완성형이 아니라 더 아름다운 변화를 이어가게 만드는 삶의 원동력일 것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생각하는 정원은 2016년 중국국가여유국의 관광명소 품질관광서비스 인증을 받은데 이어 2017년에는 제주도 사립박물관 평가인증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사색하며 자연과 벗하는 시간


나무와 돌마다 성범영 원장의 철학을 담아낸 생각하는 정원은 그 이름처럼 천천히 걸으며 온전히 사색의 시간에 빠져드는 시간을 선물한다. 방대한 정원을 채우고 있는 나무와 돌을 눈 여겨 살피며 걷다보면 어느덧 자연이 친구가 된다. 생각하는 정원이 탄생하기까지의 시간을 담은 역사관은 이곳의 필수 관람 코스이고, 황금잉어와 철갑상어가 노니는 연못은 조용히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준다. 7층 돌탑과 올렛담도 놓쳐서는 안 되는 관람 코스이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멋스러운 분재와 다양한 수종의 나무는 생각하는 정원의 상징이다. 걷다가 쌓인 피로를 깨끗이 씻어주는 시원스러운 폭포, 세계에서 가장 큰 돌하르방과 한옥의 미를 담은 기념품 매장도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모든 풍경을 한눈에 담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생각하는 정원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여기서 자연이 전하는 치유의 에너지를 충분히 호흡했다면 전망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생각하는 정원에서 직접 만든 댕유지차, 황칠차를 마셔보자. 제주 로컬푸드로 건강하게 차린 뷔페를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자연에서 배우는 녹색체험교실


걷고 관람하는 것만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면 자연과 더욱 깊게 교감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생각하는 정원에서는 자연의 소중한 가치를 배울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 여섯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나무야 놀자’가 있다. 제주도 교육청이 공식 지정한 전통문화인성교육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나무를 매개체로 하는 스토리텔링, 나무 관찰하기, 나무 이름 맞추기 등을 다채롭게 진행해 아이들이 나무와 친숙해 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외에 미모사나 커피나무를 심어볼 수 있는 나만의 미니화분 만들기, 손수건에 나뭇잎을 도장처럼 찍어보며 관찰력과 호기심을 채워주는 스탬프 아트, 생각하는 정원에서의 시간을 반추하면서 손수건에 나무 그림을 그리거나 나무 시 쓰기 등을 진행하는 내 마음에 나무 심기 프로그램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우수체험공간 지정프로그램인 그린푸드스토리는 직접 셰프가 되어 비빔밥 만들어 나눠먹을 수 있어 인기다.





제주에 간다면 이곳 생각하는 정원에 들러보면 어떨까. 황무지를 개간하고 그 위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마음, 돌 하나에 정성을 담아 쌓아 올린 마음을 가늠하는 것만으로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성범영 원장


서울에서 와이셔츠 가게와 공장을 운영하던 그는 우연히 제주를 찾았다가 정원을 꾸리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된다. 이후 제주 한경면 저지리의 땅을 구입했고, 1968년부터 전기도 수도도 없는 돌투성이 황무지를 개간하며 직접 나무를 심고 돌담을 가꿨고 현재의 ‘생각하는 정원’이라는 공간을 완성했다.


생각하는 정원

주소 : 제주 제주시 한경면 녹차분재로 675

운영시간 : 매일 08:30 - 18:00 (10월~3월) 매일 08:30 - 19:00 (4월~9월)

문의 : 064-772-3701

www.spiritedgard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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