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8년(9기)

<나무에 담긴 이야기> 김삿갓 소나무와 안동 석탑리 방단형 적석탑

대한민국 산림청 2018. 8. 2. 17:00





  

 역사를 접근하는 방법에 있어 어떤 사건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있고, 인물로 접근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냐에 따라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전혀 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마찬가지로 나무가 가지는 의미를 이해하는 데 있어 인물적인 접근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나무에 무슨 인물이냐고 하겠지만, 의외로 나무와 인물이 이어지는 장면은 우리 역사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기 때문인데요. 가장 대표적인 예로 ‘정이품송’처럼 세조와 소나무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안동시 북후면에 소재한 ‘김삿갓 소나무’로 가는 길


  

이런 의미에서 오늘 소개해드릴 소나무 역시 그 이름만 들어도 아~ 하면서, 또 그 내역이 참 궁금하게 느껴지는데요. 오늘 소개할 나무는 바로 ‘김삿갓 소나무’입니다. 보통 김삿갓 하면 방랑 시인으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런데 안동시 북후면에 소재하고 있는 이 나무가 어째서 김삿갓 소나무라는 이름으로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여기서 김삿갓에 대해 살펴보면 본명은 ‘김병연’으로, 조선 후기를 살았던 인물입니다. 당시는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가 극에 달했던 시기였기에, 안동 김씨 출신인 그가 방랑 시인이 되어 전국을 돌아다니는 장면은 당시 사람들에게도 인상적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측면에서 바라본 김삿갓 소나무의 모습


김삿갓이 소나무 아래서 쉬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김삿갓이 방랑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홍경래의 난 당시 ‘선천부사’로 있던 할아버지 김익순의 항복이 결정적인데요. 멸문의 화를 당할 수 있었던 이러한 행위는 훗날 손자인 김병연이 과거에 응시하면서 문제가 됩니다. 당시 시험 출제 김익순과 관련한 내용으로, 이에 김병연이 김익순을 대차게 비판하는 답을 제출하면서 급제를 하게 되는데요. 이후 자신의 모친으로부터 김익순이 할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방랑길에 나서게 됩니다.


  


보호수로 지정되고 있는 김삿갓 소나무, 그 수령이 400년이 넘었다


소나무의 외형이 마치 삿갓처럼 생겼다. 

 




동영상으로 보는 김삿갓 소나무의 모습

  


물론 위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지만, 안동 김씨 출신이었던 그가 스스로 벼슬을 버리고, 방랑을 선택했던 것만큼은 틀림이 없는데요. 당시 김병연은 큰 삿갓을 쓰고 다녔는데, 스스로를 죄인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김병연을 김삿갓이라 불렀고, 이는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김삿갓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삿갓은 전국을 방랑하면서, 많은 시들을 남겼는데요. 어느 시인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김삿갓에 대해 “문학적 평가로서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즉흥적인 점에서는 최고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김삿갓의 시가 전국적으로 많이 발견되고 있는 모습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삿갓 소나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석탑사와 ‘안동 석탑리 방단형 적석탑’


안동 석탑리 방단형 적석탑의 전면 모습 

  


어쩌면 전국을 방랑했던 ‘김삿갓’이기에 ‘김삿갓 소나무’와 같은 역사의 흔적을 만들어낸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김삿갓 소나무의 원형은 김삿갓이 소나무 아래서 잠시 쉬어갔다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지금도 소나무의 외형을 보면 마치 삿갓의 모습과 유사하게 자란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역사의 기록에는 없지만, 김삿갓이라는 인물과 소나무가 만나 이 같은 이야기를 남기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측면에서 바라본 적석탑의 모습, 외형이 마치 돌무지무덤을 닮았다. 


적석탑의 상단부분, 인근의 의성에도 이와 유사한 탑이 있다.

  


한편 김삿갓 소나무 인근의 지명은 ‘석탑리’인데요. 지명에서 알 수 있듯 석탑이 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입니다. 이곳에는 석탑사라는 사찰이 있고, 외형이 마치 피라미드를 닮은 ‘안동 석탑리 방단형 적석탑(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43호)’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의외로 가까이에 있는 의성에도 비슷한 형태의 적석탑이 있는데, 이곳의 지명 역시 석탑리로 불리고 있어 탑이 지명에 영향을 미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의 석탑사, 옛 석탑사의 흔적은 밭으로 변해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석탑사에 계시는 스님들께 물어보니 옛 석탑사는 밭으로 변해 그 흔적을 찾을 길이 없고, 현재의 석탑사는 비교적 최근에 세운 것임을 알 수 있었는데요. 역시 기록에서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방랑을 하던 김삿갓이 이곳에 들렀다고도 하는데요. 어쩌면 나무에 담긴 인물의 흔적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은 영감을 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혹 안동을 다녀가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김삿갓 소나무’와 함께 석탑사의 옛 흔적을 간직한 ‘안동 석탑리 방단형 적석탑’을 방문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본 기사는 산림청 제9기 블로그 기자단 김희태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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