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9년(10기)

안동의 천연기념물 송사동의 소태나무와 함께 보면 좋은 만휴정 원림

대한민국 산림청 2019. 3. 31. 14:30






 혹시 “소태같다”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이 말은 ‘쓰다’의 다른 표현인데요. 소태같다의 소태는 바로 소태나무의 껍질을 이야기합니다. 즉 소태나무로 인해 생긴 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얼마나 쓰기에 이런 표현이 생겼는지 사뭇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렇게 쓰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이 나무의 껍질을 먹어봤다는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실제 예전 춘궁기 때는 나무껍질을 벗겨 먹은 적도 있어, 초근목피(草根木皮)라 해서 풀뿌리와 나무껍질로 연명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송사동의 소태나무, “소태같다”의 소태가 바로 소태나무를 말한다. 



또한 소태껍질의 경우 질긴 특성을 이용해 뭔가를 동여매는 용도로 활용이 되는가 하면 껍질 자체에 쓴 성분이 있다 보니 한방에서는 약재로 활용이 되기도 해서, 나름 우리 선조들에게 많이 활용이 된 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러다 보니 실제 소태나무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에 위치한 ‘길안초등학교 길송분교장’에는 천연기념물 제174호로 지정된 “송사동의 소태나무”가 자리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신목으로 인식된 송사동의 소태나무


송사동의 소태나무는 길송분교장의 건물 뒤 쪽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여느 시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학교 건물이지만, 왠지 추억을 돋게 하는데요. 밤 12시가 되면 이순신 장군 동상이 걸어 다닌다는 등의 학교괴담(?)이 생각나서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짓게 됩니다. 여느 시골마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학교의 형태지만, 대부분 인원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입니다. 당장 길송분교장의 경우도 초등학교에서 분교로 격하되었고, 함께 설치된 병설유치원의 경우 취학아동의 부족으로 휴원 중이라고 하니, 저출산의 그늘을 느끼게 하는 대목입니다.




길안초등학교 길송분교장, 학교 건물 뒤에 소태나무가 위치하고 있다.

길송분교장의 전경, 여느 곳에서 볼법한 학교 건물로, 옛 추억을 생각하게 한다.

 이순신 장군의 동상, 한때 밤 12시면 움직인다는 학교괴담(?)이 떠돌기도 했다. 



천천히 학교 건물 뒤쪽으로 이동하면 앙상한 가지만 남은 소태나무를 볼 수 있는데요.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나무 아래에 자리한 ‘성황당(城隍堂)’입니다. 보통 성황당은 성황신을 모신 건물로, 마을의 안전과 평안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보통은 마을의 입구 혹은 신성시 여기는 나무에 세워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형태에 따라 집처럼 된 건물은 ‘성황당’이라 부르고, 제단 형태의 경우 ‘성황단’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처럼 송사동의 소태나무에 성황당이 세워진 것은 이 나무가 ‘신목(神木)’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과거 나무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송사동의 소태나무와 성황당의 모습은 역사의 한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길송분교장 건물 뒤에 자리한 소태나무, 천연기념물 제174호로 지정되어 있다.

소태나무 사이로 눈에 띄는 건물, 성당황이다.

성황당, 마을 사람들에게 소태나무가 신목의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저 역시 실물로 소태나무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안내문에 따르면 이처럼 큰 소태나무의 예는 찾기 어려운 사례로, 이는 신목으로 상징이 되어 마을 주민들이 보호했기에 가능했다. 만약 이 소태나무가 산에 있었다면, 그 용도에 의해 아마 껍질이 벗겨지고, 나무는 베어져 흔적도 찾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따라서 ‘길송분교장’과 함께 머물고 있는 소태나무의 모습은 오래도록 보호하고, 물려줘야 할 우리의 소중한 천연기념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송사동의 소태나무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 100-7

편의시설 : 주차장 있음, 화장실 있음  



 송사동의 소태나무와 함께 보면 좋은 만휴정 원림


송사동의 소태나무를 보셨다면,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만휴정 원림을 함께 보시면 좋은데요. 만휴정(晩休亭)은 지금은 종영된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 장소로, 방송 이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본래 만휴정은 조신시대의 문신이자 청백리로 잘 알려진 김계행(1431~1517)이 말년에 고향으로 돌아온 뒤 건립한 정자로, 정자에 오르면 계곡과 주변의 나무들이 마치 하나의 풍경화처럼 펼쳐진 것이 인상적입니다. 



만휴정 원림, 명승 제82호로 지정된 명소로, 종영한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만휴정, 청백리로 잘 알려진 김계행이 말년에 지은 정자다.

 계곡과 주변의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만휴정 원림



아마 누구라도 이곳에 오르면 시 한수를 읊조리고 싶은 만큼 멋진 장관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한편 만휴정의 또 다른 이름은 “만휴정 원림”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는 만휴정의 주변에 있는 계곡과 나무 등이 어우러져 보존의 가치가 인정되어 현재 명승 제82호로 지정된 명소이기도 합니다. 본래 <미스터 션샤인> 방송 이전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는 아니었는데요. 방송이 된 뒤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만휴정에서 바라본 모습,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로 변모했다.

 왠지 시 한수를 읊조리고 싶게 하는 만휴정


동영상으로 보는 만휴정의 전경



이를 보여주듯 편의시설은 다소 부족한 편인데요. 별도의 주차장이 없는데다, 화장실 역시 들어오는 입구의 마을회관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추억이 될 만한 장소라는 점에서 안동에 가실 때 한번 다녀가 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또한 만휴정에서 멀지 않은 곳에 김계행 위패를 모신 ‘묵계서원(默溪書院)’을 비롯해 안동김씨 묵계종택(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19호)이 자리하고 있으니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 만휴정 원림

주소 : 경북 안동시 길안면 묵계하리길 42(묵계리 1081)

전화 : 054-856-3013

편의시설 : 주차장 협소, 화장실 있음(입구 마을회관 이용)  





※ 본 기사는 산림청 전문필진 김희태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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