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하면 지리산이나 남도의 보성, 제주 정도를 쉽게 떠올립니다. 차나무는 상록 관목수로 온대,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인데요. 연평균 기온이 13도 이상 되어야 합니다. 추운 지방에서는 살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지리산 남쪽 지방에서 차 재배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답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온대림의 생육 가능 지역이 점차 북상(北上)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중부지방에서 차 밭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북 익산에는 우리나라 야생차 북 한계 군락지가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차(茶), 그 향기에 반하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있거나 재배되고 있는 차나무는 관목으로 자연상태에서도 2~3m 정도로 자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열대 지방의 교목 종류는 10m 이상 크기로 자랍니다. 차나무는 10~11월 흰색의 꽃을 피우는데 그 향기에 한 번 반하게 됩니다. 꽃이 지고 맺은 열매는 그다음 해 꽃이 필 즈음에 익어가는데요. 꽃과 열매가 만나는 장면이 만들어집니다. 일반적인 나무에서 잘 볼 수 없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차나무를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라고도 부른답니다.
차는 잎은 따는 시기와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 차로 분류됩니다. 차의 색깔과 맛은 차 종류에 따라 가지각색입니다. 차의 은은한 색깔과 향기에 또 한 번 반하게 된답니다.
- 익산 산림문화 체험관
우리나라 야생차 북 한계 군락지가 있는 곳은 익산시 웅포면입니다. 웅포(熊浦, 곰개나루)는 백제 시대에는 도읍지가 있던 부여로 오가는 교통의 주요 거점 역할을 했고 고려, 조선 시대에는 금강을 이용하는 물류 거점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던 곳입니다. 웅포에는 함라산(240.5m)이 남북으로 길게 놓여 있는데요. 함라산이 웅포와 인접한 함라면, 성당면과 경계를 이룹니다. 이 함라산 자락에 야생차 군락지가 있답니다.
야생차 군락지에 가면 익산산림조합에서 운영하는 산림문화 체험관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차 밭입니다. 이것은 야생차 군락지가 아니고 익산산림조합에서 체험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차 밭을 지나 올라가면 체험장과 카페가 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다도, 제다, 목공, 한지체험 등이 있는데요. 3월부터(제다는 4월부터) 체험 활동이 시작됩니다.
이곳 산림문화 체험관에서 차 밭 구경도 하고 체험도 하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습니다. 그런 활동을 마치고는 조용한 숲속 카페에서 착한 가격의 차 한 잔 마시면서 편안한 휴식을 즐겨도 좋겠습니다.
차 밭 건너편에는 최근에 곰돌이 유아숲이 개장했습니다. 유아숲은 유치(유아)원생들이 숲에서 자유롭게 놀면서 자연과 생태를 오감으로 느끼게 해주기 위해 만든 곳입니다.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 숲은 매우 훌륭한 교육장인데요. 숲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이 어린이들의 호기심의 대상이면서 놀이 도구가 되기도 한답니다.
유아숲에는 숲속 작은집이 있는데요. 닭과 토끼가 살고 있답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가축들이라서 이곳을 찾는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 외에도 숲속 교실도 있고 대나무로 만든 실로폰, 그네 의자, 줄타기 놀이시설, 산책로 등이 준비되어 있어 숲속에서 다양한 체험과 놀이를 하면서 감성을 키울 수 있겠습니다.
-익산 웅포, 우리나라 야생차 북 한계 군락지
길을 따라 오르면 임도(林道, 산림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길)를 만나게 되는데요. 임도에서 좌측으로 100여 m 가면 “야생차 북 한계 군락지”라고 쓰인 표석을 볼 수 있습니다.
표석 뒤쪽으로 난 계단길을 따라 오르면 좌, 우로 야생차 군락지가 보입니다. 야생차 군락이 있는 곳은 예전에 ‘임해사’ 절터였다고 전해집니다. 인근에 있는 숭림사 말사였던 임해사는 조선 초기에 소실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절에서는 차나무를 키우기도 하는데 그때 키우던 차나무에서 번식되어 야생차 군락지를 이룬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무튼 익산 지역 산속에서 야생차 군락지를 보고 있다는 사실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 밭에서 보았던 차나무들 같이 잘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자연스러운 그 모습이 더 보기 좋습니다. 차나무 잎 표면을 보면 윤기가 납니다. 아직은 바람이 찬 겨울 끝자락이지만 차나무는 이미 봄맞이할 준비를 마친 느낌입니다. 차나무 잎의 싱싱함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운동하기 좋은 함라산 숲길
여기까지 와서 야생차 군락지만 보고 내려가기에는 조금 아쉬울 수 있습니다. 숲길을 걸으며 함라산의 숲을 가까이서 느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숲길을 걷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먼저 임도(林道)를 걷는 것입니다. 임도(林道)는 전체 구간이 9km인데 야생차 군락지가 중간 위치입니다. 넓은 길을 따라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특히 가로수로 벚나무가 심겨 있어 벚꽃 피는 시기에는 환상적이랍니다.
또 하나 방법은 함라산(240.5m) 정상까지 걷는 것입니다. 산이 낮기 때문에 산행이라는 표현보다는 걷는다는 것이 어울릴 것 같아요. 야생차 군락지 계단길을 지나 계속 오르면 봉수대가 있었던 봉우리가 나옵니다. 약간의 경사가 있는 구간이지만 높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답니다.
이곳에는 정자가 있어 잠시 쉬면서 경치 구경하기에 좋습니다. 북쪽을 제외한 동, 서, 남쪽 풍경을 다 볼 수 있답니다. 방향마다 풍경이 서로 다른 데요. 동쪽은 평야 지대와 도시가 연결되어 있고요. 남쪽은 등산로가 이어져 있는 숲입니다. 서쪽은 금강 풍경을 보여줍니다.
여기에서 정상까지는 능선길을 따라갑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있기는 하지만 능선길은 대체로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지요. 정상까지 거리가 1.3km인데 숲과 나무를 관찰하며 걷다 보면 바로 정상에 이릅니다.
정상에는 정상 표지목과 벤치 몇 개가 놓여 있습니다. 큰 벚나무도 몇 그루 보입니다. 서쪽으로 금강이 내려다보이는데 참으로 멋진 풍경입니다. 벚꽃이 활짝 핀 날 정상에 올라 벤치에 앉아 쉬면서 금강을 바라보고 있는 그림을 상상해 봅니다.
-야생차 군락지를 찾아…
익산 웅포 야생차 북 한계 군락지를 보는 것은 그 자체가 특별함 있어 좋고요. 산림문화 체험관, 유아숲 체험, 임도길 산책, 함라산 산행 등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어 누구와 함께 오더라도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또 가까운 곳에 익산의 명소인 곰개나루(오토캠핑장, 자전거길), 입점리 고분 전시관, 숭림사, 함라 삼부자집, 성당 교도소 세트장, 성당 두동교회, 성당 바람개비길 등이 있어 연계해서 관광 계획을 세워도 좋겠습니다.
'Forest 소셜 기자단 - > 2019년(10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흥도 십리포숲마루길 소사나무(서어나무) 군락지 (0) | 2019.04.04 |
---|---|
<걷기좋은 곳> 북악산 한양도성길 산책 (0) | 2019.04.04 |
아름다운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0) | 2019.04.03 |
<지리산 둘레길> 노랑 별빛이 전하는 천년의 이야기 (0) | 2019.04.03 |
제주도에서 맑은 공기를 듬뿍 마실 수 있는 곳, 비자림 (0) | 2019.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