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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 이제 목조건축도 전문가에게 맡겨라

대한민국 산림청 2019. 6. 11. 14:30





 목재는 친환경 건축재료이며, 목조건축은 새로운 건축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목재로 집을 지으면 에너지 효율이 좋은 데다 지진에 흔들림도 적다. 한 마디로 튼튼하고 강하다. 그러나 일반 콘크리트 건축과 다른 재료를 쓰는 만큼 아무에게나 건축을 맡길 수는 없는 일. 오랜 현장 경험과 국가자격을 모두 갖춘 박은택 목구조기술자. 사람들이 왜 ‘목조건축’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목구조기술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들었다.






 목재로 구조물을 세우고 집을 짓는 사람들

전통 한옥의 아름다운 색과 선이 살아있는 임실 목재문화체험장. 넓게 펼쳐진 한옥 여러 동을 지나 뒷문을 여니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익숙한 소리들이 들린다. 위잉 하고 절단기로 무언가를 자르는 소리, 쿵쿵 무언가를 세게 두드리는 소리까지. 실습동에서 나는 소리다. 사람들은 목재를 자르고 못을 박는 중이다. 물론 안전모를 쓰고 조끼를 갖춰 입은 채로. 이들은 예비 목구조기술자인 한국목조건축직업전문학교 교육생들로, 목구조물 제작 실습 중이다. 한국목조건축직업전문학교는 산림청에서 지정한 목구조기술자 전문인력 양성기관. 이곳에서 소정의 교육을 받은 뒤 국가자격 목구조기술자가 될 수 있다. 목구조기술자는 ‘목조건축’ 분야 전문직이다. 종류는 목구조시공기술자와 목구조관리기술자로 나뉜다. 목재구조물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일은 물론 목조주택과 목조건축물을 시공하고 관리하는 일도 이들의 몫이다. 목수인 동시에 건축가인 셈이다. 이 분야 기술자들은 한옥의 역사처럼 1,000년 동안 이어져 왔다. 목수를 따라다니며 기술을 배우고 경력을 쌓으면 한옥과 목조주택 시공은 물론 주택건축업 창업까지 가능했다. 목구조기술자 제도가 신설된 때는 1996년, 초창기에는 전문적인 교육이 부족해 제대로 인력이 양성되지 못했다. 따라서 기술 인력 부족, 부실 공사 등으로 인해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더욱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정 책이 발표됐고, 생활 전반에 ‘웰빙’이 화두로 떠오르며 목조건축물의 수요가 늘어났다. 이에 기술자들의 자격 기준이 중요해졌다. 이후 2012년, 새로운 법안이 발표됐다.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이다. 이에 따라 목재구조물과 목조건축 시공과 관리를 전담하는 목구조기술자 자격을 신설, 건축공사 착공 시 전문자격을 갖춘 현장대리인이 상주하도록 규정이 강화됐다. 이후 양성교육 과정이 생겼고, 2015년 첫 국가자격자들이 탄생했다.

물론 현장 경력만 25년인 아이비홈즈 박은택 대표도 목구조관리기술자 자격을 취득했다. 교육 과정 기간만 9개월. 1,050시간의 짧지 않은 교육이었지만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경험하며 알고 있던 기술을 잘 정리할 수 있었다. 그는 국가자격 제도가 생겼고, 현장관리인 제도가 강화돼 “건축주들이 안심하고 목조건축 시공을 맡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목조주택 건축 매뉴얼이 있어요. 목수든 자격자든 매뉴얼을 따른다면 지을 수는 있죠. 그렇지만 건물은 다 지었다고 끝이 아니에요. 건물의 하자 보수며 유지·관리까지 믿고 맡길 사람이 필요하죠. 자격을 취득한 기술자들은 국가에서 정한 교육을 받고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이잖아요. 건축을 맡기시는 분들 입장에서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사람들이 목구조기술자가 바로 저희예요.”





 목조건축이 좋은 몇 가지 이유

그는 본래 실내건축을 전공한 건축학도였다. 그러다 1990년대 자연휴양림 조성 공사에 참여하며 목조건축에 발을 들였다. 목조건축이 흔치 않던 시절이라 오히려 더 흥미가 생겼다고. 그러나 시작하고 보니 만만치 않은일이었다. 목조건축 매뉴얼이 없다시피 했던 시기. 현재 한국목조건축직업전문학교와 한국목구조기술인협회를 이끄는 김헌중 대표를 도와 하나하나 매뉴얼을 만들었다. 물론 도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목조건축은 알수록 매력 있는 분야였다. 일반 콘크리트나 조립식 건축과 목조 건축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는 건물의 ‘주요 구조체’ 재료가 다르다고 답한다. 목조건축은 건물을 지탱하는 구조물을 목재로 만드는 건축. 따라서 구조물의 재료가 ‘목재’라면 목조건축이다. 단 지붕 재료나 마감재는 콘크리트 건축물에 쓰는 재료도 상호 보완해 쓸 수 있다. 목재를 주재료로 하니 친환경적이라 목조주택을 찾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가는 추세다. 이때 친환경은 ‘인간에게 이로운 환경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나무는 탄소를 흡수해 머금어요. 그래서 나무를 ‘탄소통조림’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콘크리트나 철골재 같은 자재들은 자르거나 설치할 때 탄소가 많이 나와요. 그런데 목재는 안 나오죠. 또 어느 정도 성장한 나무는 더 이상 탄소를 흡수하지 못해요. 이렇게 다 자란 나무를 베어서 건축 자재로 쓰고, 그 자리에 어린 나무를 심어요. 이 과정을 반복하며 자연도 선순환하죠. 목재구조물이 실내에 노출되는 팀버프레임이나 한옥은 사람을 건강하게 해주는 건축물이에요.목재는 습도가 높으면 습기를 빨아들이고 건조할 때 습기를 배출하여 습도를 조절하여 아토피와 천식에 좋게 하죠. 피톤치드는 당연히 나오고요.” 

그뿐만이 아니다. 따뜻하고 에너지 효율이 좋으면서 지진에 강한 건축 유형이기도 하다. 실제로 유튜브 채널에 7층 규모 목조건물을 테스트했는데 전혀 흔들림 없는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이 있다. 가까운 일본, 고베 지진 때 상대적으로 목조주택 피해가 적었던 경우도 이를 증명한다. 실제로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일본은 목조건축만 1년에 50만 동 이상,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 2만 동 정도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확장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하지 않을까. 그는 목조건축은 도전해볼 가치가 충분한 분야라고 말한다.





 일한 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

그에게는 여러 가지 직함이 있다. 목구조기술자, 건축회사 대표, 교육원 강사다. 물론 바빠도 하루 한 번은 꼭 현장으로 향한다. 공정을 직접 보며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한국목조건축직업전문학교에서 강의을 하기도 한다. ‘강사’라는 이름으로 교육생들을 만나는 시간. 학습 능력이 뛰어난 교육생들을 보면 놀라기도한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안다’ 할 만큼 응용력 좋은 교육생들도 눈에 띈다.

그렇다면 목구조기술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 그는 체력, 눈썰미, 손재주를 손꼽았다. 체력은 기본, 여기에 눈썰미가 있다면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빠르게 일을 손에 익힐 수 있다. 물론 타고난 눈썰미가 없다 해도 실망하기는 이르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다. 다른 일을 해왔더라도 ‘도전’의 두려움을 뛰어넘어 마음을 굳게 먹는다면 못 해낼 일은 없다.

“사실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직업은 아니에요. 몸을 써서 일해야 하니 건강관리도 필요하죠. 그렇지만 목조건축 시장이 커지는 데 비해 자격 있는 분들이 아직 적어요. 전국에서 300명 정도이니 굉장히 적은 숫자죠. 지금 시작해도 ‘선구자’가 될 수 있어요. 업체 소속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아 자기 사업을 한다고 생각해보죠. 수익 면에서 직장생활을 계속하는 것보다 나을 수 있고요. 무엇보다 결과를 눈으로 볼 수 있어서 보람을 느끼죠.”

누군가에게 집을 지어 만족을 줄 수 있는 일. 그는 한 분 한 분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한다. 집을 지으며 건축주와 공간 구성, 자재, 비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결정을 함께하는 일은 새로운 인연을 얻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인연은 소개를 통해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는 사람과의 인연이 이 일을 하며 얻는 최고의 수확이라고 말한다. 바쁜 와중에도 그에게는 한 가지 목표가 있다. 목조건축에 대한 책을 쓰는 일이다. 이미 목조건축, 일반건축, 시공에 관한 책은 많이 나와 있으니 제외. 그는 이론서보다 경험을 녹여 목조건축 상식을 담고 싶다. 일반인들이 목조건축을 맡기기 전 궁금해하는 내용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 목표다. 그는 “팔리지 않더라도 아는 것을 쓰면서 정리해보려 한다”라고 말한다. 생각만 했지 쉽지 않더라는 말도 함께다. 세상은 넓고 할 일도 많다. 그러나 직업은 남들 다 하는 일보다 ‘미래’에 가치를 두고 선택해야 않을까. 오늘 이상의 내일이 기대되는 직업, 목구조기술자에 도전해봄은 어떨까.








Mini Guide
직업 교육부터 자격 취득까지, 궁금한 목구조기술자

목구조기술자 자격제도는 언제 시작됐나요?
목구조기술자란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자격을 취득한 사람을 말합니다. 산림청장이 지정한 목구조기술자 양성기관인 한국목조건축직업전문학교에서 교육과정을 이수 후 국가자격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목구조기술자 자격제도는 1996년부터 시행됐으며, 2012년에 제정한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 후 자격제도를 정비하고 전문기관을 지정했습니다.

비전공자도 자격 취득이 가능한가요?
예비 과정과 연수를 거치면 자격 취득이 가능합니다. 자격 유형별 교육 시간과 이수 과목은 아래의 표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자격 유형 교육 시간 이수 과목(비전공자 기준)
목구조시공기술자 
건축/목재 전공자  총 3개월
·연수과정 350시간
(필수) 건축일반, 목재 및 목구조, 건축계획 및 설계, 건축재료, 시공 등
(선택) 친환경주택, 단열, 내진, 내화 건축실습 등

비전공자 총 6개월
·예비과정 350시간
·연수과정 350시간

목구조관리기술자
건축/목재 전공자 3개월·연수 과정 350시간
(필수) 건축일반, 목구조, 건축설계, 건축재료, 건축시공 등
(선택) 친환경주택, 단열, 내진, 내화, 건축실습과 공정관리, 유지관리 등

비전공자 9개월
·예비 과정 700시간
·연수 과정 350시간 

시공기술자와 관리기술자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목구조시공기술자는 목재구조물 설치와 목조주택 및 목조건축물 시공을 수행합니다. 또한 대통령령에 의거해 목재 구조물과 목조주택 및 목조건축물 자재관리 업무를 담당합니다. 목구조관리기술자는 목구조시공기술자 업무와 함께 목구조설계 및 공사계획, 공정관리, 유지관리 등 시공과 관리를 총괄합니다.

목구조기술자 교육은 어디서 신청할 수 있나요?
산림청 지정 목구조기술자 전문인력 양성과정 개설기관인 한국목조건축직업전문학교입니다. 고용노동부 국비지원 교육도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실 경우 아래 한국목조건축직업전문학교 홈페이지 게시판 문의 혹은 전화번호로 연락하시면 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한국목조건축직업전문학교
위치 | 전북 임실군 관촌면 사선2길 96
홈페이지 | www.builder.kr
전화 | 063-642-9922




※ 본 콘텐츠는 산림청 격월간지 '매거진 숲'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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