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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만 느껴지는 버섯 학명을 알아볼까요?

대한민국 산림청 2019. 9. 17. 11:00





 사람들은「Asparagus, Magnolia, Eucalyptus, Chrysanthemum, Citrus」와 같은 것을 보면 영어로 이루어진 어렵고 이상한 글자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아스파라거스, 매그놀리아, 유칼립투스, 크리싼씨움, 시트러스로 순차적으로 읽은 한글은 들어본 듯 익숙한 단어로 표현됩니다. 이렇게 라틴어나 그리스어로 작성하는 것이 다소 생소하겠지만 전세계가 공통으로 학명에 사용합니다.

  비교적 크기가 작고, 구조가 단순한 버섯은 구분하기가 쉽지도 않은데, 더욱이 학명(Scientific name 생물학에서 생물의 분류군 및 종에 붙이는 분류학적인 이름.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필요하지 않지만 동식물에 대해 뭔가 좀 제대로 알고 싶을 때에는 반드시 필요한 이름이기도 하다. 특히 외국인 학자들과 대화할 때는 최대한 이걸 사용해야 하기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라틴어로 된 학명을 외운다. 또한 학명은 종을 표기할 때 속명칭과 종소명을 조합한 두 단계의 이름으로 표기하는 이명법을 사용하는데, 처음에 오는 속명의 첫 알파벳은 언제나 대문자로 시작하고 종소명은 소문자로만 표기하고 있다)을 보거나 듣는다면 누구라도 어려움을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학명을 자주 접하면 학명 자체만으로도 버섯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부터 버섯 학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버섯의 학명은 버섯 자체를 묘사하는 기재명칭, 사람을 기리기 위한 헌정명칭, 발견 장소에 따라 붙여진 지역명칭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기재명칭(Descriptive name)

  기재명칭으로 구성된 버섯의 형태적 특성을 잘 설명하고 있어, 몇 개의 단어만 이해하면 버섯의 정보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라틴어 “Flav”는 노란색의 의미를 나타내는데,  노란대꽃버섯(Hygrocybe flavescens), 노란대광대버섯 (Amanita flavipes), 노랑갓버섯(Lepiota aurantioflava), 노랑무당버섯(Russula flavida), 볏짚어리알버섯(Scleroderma flavidum) 등과 같은 버섯의 학명만 살펴보더라도 이 버섯들의 공통된 특성을 바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른 버섯도 살펴보겠습니다. 낭상체버섯(Macrocystidia cucumis)에서는 “Macro”가 “큰 것”, “cystidia”가 “포자를 만들지 못하는 부분”, “cucumis”가 “오이”의 의미를 가지는데, 이 학명을 통해 이 버섯은 포자를 만들지 못하지만 오이 향이 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만가닥버섯류(Hypsizygus tessulatus)에서는 “hyps”은 “아주 높은 곳에서”, “zygus”는 “함께”, “tessulatus”는 “모자이크 같은 형태”를 나타내는데, 이 버섯의 학명의 의미로 나무에서 자라며 성숙하면 버섯의 갓에 모자이크처럼 생긴 인편을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길고 어려워 보였던 학명이 이제는 좀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시나요? 조금만 더 기재명칭으로 구성된 버섯을 살펴보겠습니다. 수염버섯속 (Climacodon)에서 “climac-”은 “사다리”, “codon”은 “치아”를 의미하는 것으로, 버섯의 형태는 “치아형태를 띤 사다리 모양을 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또한 노란주름버섯(Agaricus xanthodermus)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되었는데, “agaricus”는 “버섯”, “xanth”는 “노랑”, “derm”은 “표피”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버섯은 표피가 노란색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끈적버섯류(dermocybe spp.)에서는 “derm”는 “표피”, “cybe”는 “머리”를 의미하여, 갓의 형태가 대머리 형태를 나타내는 버섯으로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

턱받이금버섯(Phaeolepiota aurea) : 버섯에서 노란색을 찾아볼 수 있는데 “aurea”는 “golden”을 나타냄.



노랑느타리(Pleurotus citrinopileatus) : 느릅나무에 발생되었으며, 노란색을 가진 느타리버섯으로서 “citrono”은 “노란색의”, “atus”은 “닮은”을 나타냄.


  가끔은 안타깝게도, 적절하지 못하게 학명을 사용해 학명을 통해 버섯의 형태를 전혀 유추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Appendiculat”은 “알록 달록한 술 장식”과 같은 의미를 나타내지만 부속그물버섯(Boletus appendiculatus)을 살펴보면 버섯 어디에도 장식 같은 것을 찾아 볼 수는 없습니다. 또 “alnicol”은 “오리나무”에 기생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젖버섯류(Lactarius alnicola)에서는 침엽수류와 참나무류의 고유한 향만 느낄 뿐 오리나무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헌정명칭(Honorary name)

  헌정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균학자, 균학자의 친구, 버섯수집가 등 특정사람을 기리기 위해 사용되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사람의 이름 끝에 “-ii”, “-i”, “-ae”로 붙는데, “군청색외대버섯붙이”을 의미하는 “Entoloma kauffmanii”와, “그물버섯속”을 의미하는 “Boletus barrowsii”에서는 사람이름을 종명에 사용한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 “-a”, “-ea”, “-ia”와 같이 주발버섯목(Barssia oregonensis), 말징버섯속(Calvatia booniana), 조개껍질버섯(Lenzites betulina)과 같은 버섯에는 사람이름을 속명에 사용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식물 및 균학자 이름을 헌정명칭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쥐털꼬막버섯(Hohenbuehelia atrocoerulea), 꼬막버섯(Hohenbuehelia petaloides), 애기꼬막버섯(Hohenbuehelia reniformis)을 살펴보면 오스트리아 생물학자 “hohenbuhel”을 칭송하기 위한 것이며, 주름버섯목에 속하는 “Battarrea”는 이탈리아 균학자 지오바니 바타라(Giovanni Battarra)을 기리고 있습니다. 또, 갈색털고무버섯(Galiella celebica), 노란띠끈적버섯(Rozites caperata)에서는 프랑스 균학자 “Le Gal”과 “Roze”를 기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헌정명칭은 우리에게 버섯에 대한 어떤 의미도 전달할 수 없어 아쉽기도 하지만 이와 같이 아무런 정보가 없는 버섯학명의 경우 잘못 이해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역명칭(Geographical name)

  지역명칭은 지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붙여진 것입니다. 대부분은  “californicus”, “marylandensis”, “cubensis”, “mexicana”, “olympiana”으로 읽어보면 우리가 알 수 있는 세계 곳곳의 지명입니다. 뉴욕을 나타내는 “novaboracensis”, 스웨덴을 나타내는 “suecica”가 있으며 라틴어로 된 것들 입니다. 

  지명을 참고한 학명의 경우, 버섯이 분포하는 지역을 유추할 수는 있으나 버섯이 발생한 곳 보다 발견된 곳을 중심으로 명칭이 붙여져 간혹 분포지역을 오해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주름버섯류(Longula texensis)은 텍사스에서 수집되었으며, 비단그물버섯류 (Suillus sibricus)는 시베리아에서 발견되었지만 두 버섯 모두 서북아메리카 전역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A. 표고(Lentinula edodes (Berk.) Pegler)
B. 목이(Auricularia auricula-judae (Bull.) Quél.)
C. 노란개암버섯(Hypholoma fasciculare (Fr.) P. Kumm.)
D. 세발버섯(Pseudocolus schellenbergiae (Sumst.) Johnson)
E. 느티만가닥버섯(Hypsizygus marmoreus (Peck) H. E. Bigelow)
F. 진갈색주름버섯(Agaricus subrutilescens (Kauffman) Hotson and D. E. Stun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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